주간동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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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왕비서’ 마침내 언론 앞에 서다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8-04-07 14: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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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왕비서’ 박명경(47·사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는 그룹 내에서 ‘MK’로 불린다. 이 회장(A)과 부인 홍라희(A´) 씨, 아들 이재용(JY) 삼성전자 전무만이 그룹 내에서 이름 대신 이니셜이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상무의 그룹 내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유명세에 비해 박 상무에 대해 알려진 바는 별로 없다. 이 회장의 의전과 경호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회장실 1팀 소속으로 독신이며, 경희호텔전문대 일어과를 졸업한 뒤 1980년대 후반부터 이 회장의 비서 업무를 담당해왔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28층 회장실 1팀에 개인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박 상무의 얼굴을 봤다는 삼성그룹 직원도 많지 않다. 박 상무의 얼굴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으며, 그룹 내 전산망에도 그의 사진은 올라와 있지 않다.

    그래서일까. 3월28일 삼성특검에 소환된 박 상무에게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다.혹자들은 박 상무를 그룹 2인자인 이학수 부회장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 회장과 삼성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 이 회장의 의상에서부터 일상까지 생활의 대부분을 일일이 챙길 정도라는 게 삼성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상무가 처음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05년 안기부 도청문건 파문 때다. 당시 박 상무는 미국 일본으로 이어진 이 회장의 도피성 외유를 대부분 함께 하면서 ‘왕비서’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이 회장이 외국에 체류한 153일 가운데 박 상무가 동행한 날이 118일에 이른다. 이에 비해 이 부회장이 이 회장과 동선을 같이한 시간은 24일, 이 전무는 11일에 불과했다.

    박 상무의 이름은 지난해 11월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 비자금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다시 거론됐다. 김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공개한 ‘JY(이재용 전무)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에 따르면, 박 상무는 1996년 11월 이 전무와 함께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가 2000년 4월 매각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올렸다. 당시 과장에 불과하던 박 상무가 그룹 후계자와 공동으로 주식 재테크에 나섰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이 지어 분양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내 ‘펜트하우스’를 박 상무가 두 채나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박 상무는 이 밖에도 대치동과 성남 수서 등에 총 100억원대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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