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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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 개국 25주년의 명암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6-11-30 1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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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2월이다. 각 분야마다 2006년을 정리하는 작업이 시작될 것이다. 음악 분야에서 올해 중요 이슈 중 하나는 음악전문 케이블방송 M-TV가 개국 25주년을 맞았다는 것이었다.

    M-TV의 개국은 팝 음악의 흐름을 바꿔놓은 일대 사건이었다. 1981년 8월1일 이전에 음악은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음악은 듣는 것뿐 아니라 보고 즐기는 것으로 바뀌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로 포문을 연 M-TV는 24시간 계속해서 뮤직비디오를 틀어댔다.

    그 이전까지 라디오 방송 횟수가 가수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후로는 M-TV 방송 횟수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뮤직비디오가 가장 중요한 홍보수단으로 등장했고, 그 결과 수많은 비디오 스타들이 탄생했다. 음악성보다는 잘생긴 용모와 화려한 무대 매너가 인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됐다. 듀란듀란, 컬처클럽, 왬 등 뉴 로맨틱 그룹들과 마이클 잭슨, 마돈나로 대표되는 팝 스타들 그리고 본 조비, 포이즌, 스키드 로 등 이른바 LA 메탈 밴드들이 전형적인

    M-TV형 스타들이었다.

    M-TV의 등장은 한편으로 음악의 상업화를 가속화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누구도 M-TV와 뮤직비디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그것을 무시하고는 시장에서 견뎌낼 수 없었다. 80년대가 팝 음악의 황금기라는 것은 대체로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80년대 음악은 음악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한다. 그것이 M-TV 시대의 어두운 이면이다. AP통신이 올해 M-TV 개국 25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M-TV 25대 순간’에 1985년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Money for nothing’이 히트한 사건을 포함시킨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 곡은 M-TV가 만들어내는 상업적 비디오 스타들을 조롱한 곡이었지만, M-TV가 뮤직비디오를 연신 틀어댄 덕에 빅 히트를 기록하는 역설적 상황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음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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