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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그29’ 작전비행 딱 걸렸다

북한 공군 최신예 전투기 2003년 3월 모습…사거리 짧은 R-60 아피드 공대공 미사일 장착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미그29’ 작전비행 딱 걸렸다

‘미그29’ 작전비행 딱 걸렸다

1, 2 2003년 3월 2일 미 공군 정찰기 RC-135S와 조우한 북한군 미그29. 당시 미군 정찰기 요원이 촬영한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이다. 3 미그29의 꼬리날개 부분에 북한 인민군 휘장이 뚜렷하다. (KPA Journal) 4 북한군 선전 동영상 속 미그29 이륙 장면. 5 네브래스카 주 오퍼트 공군기지에 주기한 RC-135 편대. 전 세계를 떠돌며 정찰임무를 수행하는 이들 정찰기가 이렇듯 한자리에 모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 뒤인 2003년 3월 2일, 미 공군의 전략전자정찰기 RC-135S는 동해상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북한 핵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일본의 가데나 주일 미군기지에서 출발한 RC-135S가 북한 영공에 접근하자, 함경북도 어랑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북한군 미그29와 미그23이 2대씩 따라붙으며 위협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양측은 16m까지 근접 조우하며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연출했다. 20여일 후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군 정찰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했다고 비난했지만, 한미 양국은 이를 부인해왔다.

미 공군과 일촉즉발 위기상황 연출

‘미그29’ 작전비행 딱 걸렸다

6 2001년 발간한 러시아 ‘현대항공기 백서’에서 발췌한 미그29 설계 개념도.

8년 여가 지난 최근, 미국의 한 온라인 군사전문지를 통해 당시 사진이 공개됐다. 미군 정찰기에 탑승했던 승무원이 촬영한 동영상에 인민군의 붉은 별 휘장이 뚜렷한 미그29의 비행 모습이 생생히 담긴 것. 위성사진이나 주기한 모습은 포착된 적 있지만, 북한 공군 전력을 통틀어 최강으로 손꼽히는 이 전투기의 실제 작전비행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를 공개한 영국 IHS제인스그룹 조지프 버뮤데즈 선임분석관은 북한 인민군을 해부한 다수의 저작으로 명성이 높은 군사정보 전문가다. 2010년 1월부터 그가 발간하는 북한군 관련 온라인 전문지 ‘KPA저널’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에 관해 심도 깊은 분석 글을 연속 게재해 전문가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03년 미그29의 작전비행 모습 역시 ‘KPA저널’ 최신호에 실린 것이다.

‘미그29’ 작전비행 딱 걸렸다

1 2001년 발간한 러시아 ‘현대항공기 백서’에서 발췌한 미그29 설계 개념도.

SU27과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4세대 전투기인 미그29는 1984년 처음 실전에 배치됐다. 북한의 경우 1989년 이 기종을 구(舊)소련으로부터 처음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판 ‘국방백서’는 1990년대 초반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조립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기술했다. 미그29 생산시설로 알려진 곳은 평북 구성시 방현 기지에 자리했다는 게 버뮤데즈 분석관의 설명. 이후 북한은 도입과 자체 조립생산을 합쳐 총 3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 붕괴와 경제위기가 이어지면서 북한은 이보다 앞선 성능의 전투기를 도입하지 못한 데다, 러시아로부터 미그29 부품을 도입하는 일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해진다.



평안남도 공군기지에 대부분 배치

‘미그29’ 작전비행 딱 걸렸다

2 2011년 3월 18일 촬영한 평안남도 순천비행장 위성사진. 활주로 남단의 격납고 전면에 미그29 2대가 서 있다. 순천기지에는 북한 공군 55연대 소속 미그29 1개 대대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상단의 검은색 기체는 SU15K 편대. 3 훈련 중인 조종사들이 미그29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담은 북한 선전 동영상의 한 장면. 이 역시 순천비행장에서 촬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그29는 대부분 평안남도 일대의 공군기지에 배치돼 유사시 한미 연합공군의 공격으로부터 평양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2006년과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 당시에는 발사장 공중경계를 했다는 첩보도 있다. 거꾸로 보면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에도 이들 전투기가 휴전선을 넘어 남측 공격에 나설 확률은 적지만, 평양을 전략 공습하게 될 한미 양국의 전투기와는 공중전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북한군의 다른 기종이 정비불량과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우선적으로 관리를 받고 있으며, 미그29가 배치된 순천기지의 인민군 공군 55연대는 다른 부대에 비해 연간 비행훈련 시간도 길다는 게 인민군 출신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애초 미국의 F-14, F-15 개발 소식에 자극을 받아 개발하기 시작한 모델인 만큼, 한국 공군의 주력기종인 KF-16에 비해서도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중량 대비 추진력이 탁월해 순간 기동성이 뛰어나다. 그만큼 근접 공중전에 강하다는 얘기다. 다만 F-22 등 미군의 최신예 전투기와는 비교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공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설명했다.

실제로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운명을 결정하는 더욱 중요한 요소는 적기를 먼저 감지해 먼 거리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더 뛰어난 성능의 레이더와 사거리가 긴 공대공 정밀유도미사일의 탑재 여부가 승패의 관건인 셈.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북한군 미그29가 사거리가 길고 위력적인 R-73 아처나 R-27 알라모 대신 R-60 아피드 미사일을 장착했음을 보여준다고 버뮤데즈 분석관은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최신예 전력이라는 미그29기지만 미군은 물론, F-15K 등 21세기 들어 도입한 한국군 전투기를 상대하기에 역부족이다. 누적된 경제난으로 재래식 전력 확충이 한계에 봉착하자 군사력 강화 방향을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무기 개발로 선회해야 했던 북한의 고민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간동아 790호 (p16~18)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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