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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직행 스파이크 자신만만”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 “우승 전력 완비, 관중 유치에도 최선”

  • 김성준 스포츠라이터

“챔프전 직행 스파이크 자신만만”

“챔프전 직행 스파이크 자신만만”

벤치에서 정열적으로 선수들에게 지시해 ‘버럭 호철’ 등 거친 별명이 붙었지만 코트에서는 어느 감독보다 즐겁게 경기를 펼쳐가려 노력했다는 김호철 감독.

열혈남아’ ‘버럭 호철’ ‘호통 감독’….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을 지칭하는 별명이다. 여럿이지만 의미는 엇비슷해 보인다. 한마디로 불같이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라는 것.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에서 삼성화재를 만나 아쉽게 무릎을 꿇어야 했던 김 감독은 올 시즌 13승2패(1월19일 현재)를 달리며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시즌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천적이나 다름없는 삼성화재(10승5패)가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팀 전력과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1위 사수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경기가 시작되면 으레 양복 윗도리를 벗어젖힌 채 셔츠 소매를 걷어올리고 코트를 진두지휘하는 ‘화끈남’ 김호철 감독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1위 팀을 이끄는 감독의 심정이 궁금하다. 쫓기는 마음이 더 큰지, 1위를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더 큰지 알고 싶다.

“이제 3라운드를 끝냈을 뿐이다. 4개 라운드가 더 남아 있기에 지금 1위라고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하지만 3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친 게 자신감 상승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남은 라운드(배구는 1라운드에서부터 7라운드까지 진행된다)에서 각 1패씩만 해도 챔프전 직행이 가능할 것 같다. 챔프전 직행은 엄청난 혜택을 안겨준다. 팀 전력을 재정비할 수 있고 선수들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팀과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차이라면 관중 동원 능력이다. 천안 홈경기 때 올 시즌 세 번이나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비결이 무엇인가.



“천안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현대캐피탈 마케팅팀에서 발군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벤트도 여러 차례 열었고, 시즌 중에도 천안 지역의 여학교를 방문해 선수와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는 등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천안이 ‘배구 도시’로 변모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할 것이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지난해엔 후인정을 중심으로 용병 없이 시즌을 치르느라 전력 누수가 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봐도 전력이 꽉 찼다. 즉 레프트를 하다가 라이트로 옮기는 식의 자리 변동 없이 원래 자기 자리에서만 플레이를 펼친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안정된 팀플레이가 나온다. 게다가 임시형과 박철우가 한몫 단단히 해주고 있어 노장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백업요원으로 세대교체되고 있다.”

-올해 첫선을 보인 용병 매튜 존 앤더슨이 만족할 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기자들이 모르는 문제라도 있나.

“나이가 어리고 집에서 막내로 자라 그런지 어리광을 부리는 데다 플레이도 소극적이다. 성격 자체가 운동선수 같지 않게 순진무구하다. 여러 면에서 불만족스럽지만, 그래도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고 얼굴이 잘생겨서 여성 팬들을 불러모으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웃음)”

-인터뷰 때 종종 “현대의 라이벌은 삼성이다”라고 말한다. 대한항공, LIG 등도 있는데 유독 삼성화재에 견제구를 날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는 올해도 가장 마지막(챔피언 결정전)에 만날 팀이 삼성화재라고 예상한다. 물론 다른 팀들도 훌륭한 전력을 갖췄지만 삼성화재를 넘어서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삼성화재의 강점은 모두가 인정하는 조직력이다. 그리고 가장 많이 우승을 해본 팀이다. 그런 전력과 경험은 쉽게 무너뜨릴 수가 없다. 그래서 모든 팀이 삼성화재와의 경기에 나설 때면 긴장하게 마련이다. 요즘 삼성화재가 용병 안젤코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이 있는데, 내가 삼성화재 감독이라도 안젤코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챔프전 직행 스파이크 자신만만”

김호철 감독은 알찬 전력으로 시즌 상승세를 우승으로까지 이어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비교되는 기사가 많았다. 1955년생 동갑내기에다 경남 밀양(김호철)과 거제(신치용) 출신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 같은 부대에서 군생활을 한 내용들이 소개되면서 상대 지도력에 대한 비교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그런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과거 얘기만 꺼내는 게 아니라 이상하게 나와 신 감독을 싸움 붙이려는 기사들이 많았다. 직접 듣지 않고 활자화된 내용으로 보면 기분 상하는 일들도 생긴다. 자극적인 표현이 많았고 그로 인해 오해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되도록 상대에 대한 코멘트는 하지 않으려 한다. 기자는 재미를 우선시하겠지만 당하는 사람 처지에선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열혈남아’ ‘버럭 호철’ 등 별명이 좀 거칠게 느껴지진 않나.

“뭐, 내가 붙인 것도 아니고 팬들이, 기자들이 그렇게 부른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별명은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다소 ‘쎈’ 별명들이라 감독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문제가 있다.(웃음) 다행이라면 우리 선수들이 ‘버럭 감독’의 지시나 훈련 일정 등을 무난히 소화해낼 만한 강심장이란 사실이다. 선수들이 버티지 못한다면 나 또한 강성 이미지로 밀고 나가기 어렵다. 호통칠 때도 많지만 코트에서는 어느 감독보다도 즐겁게 경기를 지배해나가려고 노력한다.

-현대캐피탈과의 계약이 2010년까지로 알고 있다. 이후의 진로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선수나 감독이나 종신 계약은 없다. 팀에서 필요로 하면 잔류할 수 있고, 나 개인의 필요에 따라 팀을 옮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현대와 꼭 재계약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현대를 떠나겠다는 말도 아니다. 재계약 여부는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재미난 질문 한 가지! 만일 다른 팀에서 선수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를 지목하겠나.

“삼성화재의 석진욱이다. 진욱이는 팀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성실한 선수다. 화려한 플레이와 가공할 만한 스파이크를 때리는 선수도 필요하지만, 진욱이처럼 묵묵히 후배들을 챙기면서 팀의 정신적 주춧돌 구실을 하는 선수도 소중하다. 더욱이 우리 팀에는 레프트가 없다. 진욱이가 합류한다면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신협상무 돌풍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상무의 저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상무 선수들은 키가 크지 않지만 옛날에 한가락하던 선수들이 많다. 즉 소속팀에선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상무에서 뒤늦게 빛을 발하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런 선수들이 한번 탄력을 받으면 기세가 무섭다. 더욱이 상무에는 김상기라는 출중한 세터가 있어 팀 전력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설이 다가온다. 2009년 새해 소망이 있다면.

“다른 건 필요 없다. 올 시즌 무조건 우승이다.”



주간동아 2009.01.27 671호 (p74~75)

김성준 스포츠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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