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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반응하는 눈’展

시각적 착시 유도 유쾌한 공간 체험

  • 류한승 미술평론가

시각적 착시 유도 유쾌한 공간 체험

시각적 착시 유도 유쾌한 공간 체험

나인주 ‘Wormhole’, 형광아크릴판에 형광색실, 블랙라이트 조명(2008)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반응하는 눈’의 제목은 1965년 미국 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최됐던 ‘반응하는 눈(The Responsive Eye)’에서 가져온 것이다. 당시 이 전시는 처음으로 ‘옵티컬 아트(Optical Art)’를 대중에게 소개해 비평가들에게서 혹평을 받았지만, 대중적으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크게 보아 추상미술에 속하는 옵티컬 아트는 색채의 대비, 패턴, 숨은 이미지 등을 이용해 착시 현상을 유도하는 미술사조다. 1950년대를 장악했던 추상표현주의가 제1, 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실존과 삶을 강조하며 작가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중시한 데 비해, 옵티컬 아트는 순수한 시각적 반응만을 추구했다. 대표작가로는 빅터 바자렐리(Victor Vasarely), 브리짓 라일리(Bridget Riley)가 있으며, 이후 움직임과 관련된 뉴미디어 아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는 21세기 들어 한국에서 펼쳐지는 옵티컬 아트의 새로운 흐름을 점검한다. 과거 옵티컬 아트가 단순히 시각적 효과와 지각 현상에 치중했다면, 최근의 디지털 시대에서 옵티컬 아트는 색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시각적 이미지가 범람하고,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보여주는 하이퍼 리얼(hyper-real) 시대를 맞아 사람들이 사물과 현상을 인지하는 상황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디지털 옵티컬 아트 현주소 확인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기하학적 상상(Geometric Illusions)’이다. 이 섹션에는 기하학적 형태로 망막에 잔상 효과를 유발하는 작품이 전시된다. 작품 속의 선들은 실제 움직이지 않지만 요동치고 휘어 보인다. 고낙범, 탐리, 이중근은 각각 색점, 색면, 독특한 형상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시각적 경쾌함과 운동감을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으며, 김순희와 나인주는 거울과 형광물질을 활용해 왜곡된 입체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이정승원은 ‘포스트잇’이라는 특이한 재료를 벽에 무수히 붙였는데, 이는 디지털 이미지의 기초 단위인 픽셀을 연상하게 한다.



시각적 착시 유도 유쾌한 공간 체험

이정승원 ‘Gigantic facade’, 포스트잇(2008)(왼) 이창원 ‘Shadow of Heroes’, 나무, 철판에 찻잎(2007)

두 번째 섹션은 ‘이미지 환영술사(Image Illusions)’다. 다양한 매체로 시각적 트릭(눈속임)을 만들어 실재와 환영을 넘나드는 작업이 전시된다. 윤영석과 리경은 렌티큘러, 이주용은 홀로그램, 오정선은 거울, 홍성철은 고무줄, 이창원은 찻잎, 이지은은 PVC를 통해 허상의 이미지를 생산하는데, 관객들이 움직이면 조금씩 다른 모양이 나타난다. 이렇게 불안전하고 가변적인 이미지는 실재하면서도 부재한 것 같은 묘한 뉘앙스를 전달한다(~8월23일, 서울시립미술관, 문의 02-2124-8800).



주간동아 2008.08.05 647호 (p74~75)

류한승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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