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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Hearsay 영어습득소’ 윤재성 원장

“영어 정복? 발성 따라해야 가능하죠”

“실제 소리 가르치고 반복 청취가 유일한 대안”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영어 정복? 발성 따라해야 가능하죠”

“영어 정복? 발성 따라해야 가능하죠”
동사무소 말단 자리를 지키며 스포츠신문 운세란을 열독하는 9급 공무원 나영주(이나영 분). 500원짜리 복권 한 장에도 당첨돼본 적 없는 그녀가 영어 한마디 못하는 동료들을 대표해 영어완전정복 주자에 뽑혔다. 하지만 알파벳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바람기 다분한 문수(장혁 분)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면 영어로 프러포즈하겠다’는 문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영어 공부에 매진하는데…. 사전을 북북 찢어 삼키는 ‘민간요법’부터 온 가족 동원 생활영어까지 그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어 대장정에 나선다.

영화 ‘영어 완전정복’의 줄거리다. 누구나 나영주처럼 영어를 잘하고 싶어한다. 그 이유가 공부나 취직을 위해서든,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서든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열망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망과 달리 한국에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엄청난 돈이 영어 사교육에 투입되고,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영어마을에 열광하며, 방학이면 어학연수 가는 행렬로 공항이 북적거리지만 영어를 정복했다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모든 영어 단어 악센트에 주목

무엇이 문제일까? 식상한 질문일 수 있지만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혹자는 ‘방법론이 잘못됐다’고 일갈한다. 구강이 아닌 발성에 대한 학습으로 실제 소리 자체를 익히자고 주장하는 사람. ‘Hearsay 영어습득소’ 윤재성(53·사진) 원장은 무역업에 16년간 종사하며 현장에서 영어를 직접 접했다.



그가 무역업을 뒤로하고 영어교육 방법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역업을 하면서 영어에 대한 커다란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미국인과 사업을 하다가 낭패를 당했어요. 100만 달러 정도 잃었던가. 20년간 영어를 배웠는데 말 한마디 하지 못했죠.”

왜 수십 년간 영어를 공부했지만 한국인들은 영어에 약한 것일까? 윤 원장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화두였다. 영어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강의를 하며 그 화두를 풀기 위해 고민했다.

유럽인들이 한국인들보다 영어를 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어순이 비슷해서, 유럽인들이 영어를 자주 쓸 수 있는 환경에 있기 때문에 영어를 잘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인들은 다른 외국인보다 일본어에 능숙한데…’. 그는 여기서 답을 보았다고 한다.

“어순도 환경도 아닙니다. 바로 발성의 차이입니다. 이 차이가 유럽인과 한국인의 영어 능숙도를 결정하는 것이죠.”

그는 영어는 모든 말에 악센트가 있다는 것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한국말은 다 일성(一聲)인데 영어는 악센트가 있어요. 심지어 단음절조차도 있죠. 잘 들어보면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목구멍에서 말려서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윤 원장은 직접 컴퓨터 앞에 앉아 짤막한 영어 문장을 들려준다. 찰나 같은 시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안 들리죠? 한국인의 영어에 대한 근본적인 딜레마는 아는 단어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미국인들이 내는 소리를 똑같이 내고, 계속 반복해서 듣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발음할 것이 아니라 발성을 해야 한다는 것. 성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을 강조한다.

악센트에 주의해서 다시 한 번 들어봤다. “Based on the entrance.” 이 짧은 문장을 처음에는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는 한국인과 미국인의 발음 차이를 인정하고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을 써도 영어를 익히기는 힘들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론이 결코 어렵지 않다고 얘기한다. 정확한 영어 소리를 먼저 배운다면 누구나 쉽게 영어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들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소리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원장의 ‘누구나 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지론은 기존 영어교육의 질타로 이어졌다.

“영어 정복? 발성 따라해야 가능하죠”

윤재성 원장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발성을 가르치고 있다.

“제가 영어교육에 관심을 가지면서 깜짝 놀란 사건이 있었어요. 모 여중에 강의를 하러 갔는데 그곳 영어 주임선생님에게 교사를 대상으로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말했죠. 하지만 반응이 ‘영어 선생님이 왜 영어를 배우느냐.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모르는 상황인데 굳이 왜 배우냐’는 거였습니다.”

이른바 ‘영어의 달인’이라는 사람들조차도 알아들을 수 있는, 실제 외국인과 대화가 통하는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실이 개탄스럽다고 한다.

집중 트레이닝 연수원 운영 계획

“어학연수를 다녀와도, MBA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몇 년씩 나가 있어도 영어를 잘못 알아들어요. 심지어 동시통역사들도 태반이 ‘절반만 알아듣고 절반만 말한다’고 할 정도인데요.”

윤 원장의 계획은 영어 습득을 위한 연수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하루 종일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1년 이상 공부를 시킨다면 원어민 못지않은 영어 전문가로 키울 수 있다는 것.

“일종의 집중 트레이닝이죠. 동영상 촬영을 통해 이 방법론을 보급하고도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방법론이 알려져 있지 않고, 강사 수도 부족하기 때문에 훌륭한 강사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윤 원장은 이런 방법을 통해 원어민 없이도 한국에서 영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원어민들은 기본적으로 한국민에 대한 존경과 존중심이 없어요. 그로 인한 문제도 많고요. 하지만 이들을 통하지 않는 대안이 없다는 게 계속 원어민 강사에게 열광하게 만드는 것이죠. 들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이 방법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



주간동아 2008.08.05 647호 (p24~25)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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