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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11, 1·31 대책, 그 후

용인 모현, 광주 오포가 미쳤다

분당급 신도시 후보 소문에 투기 극성, 집값 껑충

  • 성종수 부동사 포털 알젠(www.rzen.co.kr) 대표

용인 모현, 광주 오포가 미쳤다

용인 모현, 광주 오포가 미쳤다

경기 성남시 판교지구에서 5km 떨어진 광주시 오포읍 태재고개 일대.

정부의 잇따른 대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은 가운데 ‘나 홀로 투기바람’이 몰아치는 곳이 있다. 이른바 ‘분당급(594만 평)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들이다.

건설교통부(이하 건교부)의 분당급 신도시 건설 방침이 알려지면서 예상 후보지에 대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구체적인 윤곽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시장에서 여러 곳의 후보지가 거론되면서 해당 지역의 땅값과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건교부는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강남에서 가까운 곳에 분당 규모에 버금가는 신도시를 건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분당과 인접한 경기 용인시 모현면과 광주시 오포읍 등은 근거 없는 소문이 증폭되면서 최근 몇 달 새 일부 주택의 매매호가가 50% 넘게 뛰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숨죽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잇따른 정부 규제로 갈 곳을 잃은 투기자금이 신도시 소문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호가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이에 따라 소문만 믿고 ‘묻지마 투자’를 하다간 후유증이 예상된다.

‘묻지마 투기’ 바람



그동안 강남 주변 신도시 개발설이 나올 때마다 투기꾼들의 시장 교란이 가장 잦았던 곳은 경기 과천·하남·용인·광주시 등이다. 하지만 경기 과천∼안양 일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서울공항 일대, 서울 송파구 등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이미 값이 많이 오른 데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 있는 곳이 많아 거래가 뜸하다.

최근엔 이들 지역 가운데 용인시 모현면과 광주시 오포읍 일대가 투기세력의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등 외지인들이 이 지역의 연립주택(빌라)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액이 적은 편인 데다 매물이 많아 매집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용인시 모현면 왕산리와 일산리 일대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연립주택 매물이 쌓여 있었으나 신도시 개발설이 돌면서 매물이 동났다. 매매호가도 치솟아 지난해 7000만∼9000만원 하던 30평형대 연립주택은 1억~1억5000만원을 부른다. 투기꾼들은 물건을 매집한 뒤 “신도시로 확정되면 수억원의 웃돈이 붙을 수 있는 아파트 입주권이나 이주자 택지를 받을 수 있다”며 호가를 부추긴다.

부동산 경매시장에도 ‘분당급 신도시’ 열풍이 불고 있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경기 광주시 오포읍, 용인시 모현면, 하남시 등지의 경매 물건이 높은 값에 낙찰되고 있다.

경매전문가 강은현 씨는 “수도권 경매시장이 대체로 안정세인 반면, 신도시 후보지 소문이 도는 지역의 경매 물건에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며 “과열 분위기에 휩쓸려 고가에 낙찰했다가 투자한 지역이 후보지로 결정되지 않을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용인 모현, 광주 오포가 미쳤다

경기 용인시 모현면 빌라 단지.

소문 나도는 곳의 허와 실

그렇다면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는 어디가 유력할까. 지금으로서는 안개 속이다. 다만 수도권에서 대규모 신도시를 건설할 만한 곳을 추론해볼 수는 있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과천∼안양 지역을 유력한 차기 신도시 후보지로 꼽았고, 경기 광주시(20%)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이천과 오산이 각각 8%를 차지했으며, 남양주와 시흥은 6%씩이었다. 용인 동부와 북부지역을 꼽은 응답자도 있었다.

과천~안양 지역은 오래전부터 경마장 주변의 그린벨트, 과천과 안양 사이의 그린벨트 등이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과천과 안양 일대는 이미 도시화가 진행된 데다, 강남과 너무 가까워 강남 대체 주거지를 조성하려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부지 면적도 넓지 않다. 이 지역을 신도시로 조성하려면 고밀도로 개발해야 하는데, 지역 특성상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광주 오포~용인 모현 지역은 분당신도시와 가깝다는 이유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지역은 500만 평 이상 토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부동산 개발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자연보전권역이 많아 정치적 결단이 없으면 대규모 개발이 쉽지 않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송파신도시를 확대 개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파신도시는 200만 평에 불과해 규모가 작지만 하남을 동시에 개발하면 500만 평 이상의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이 지역도 대부분이 그린벨트라는 게 걸림돌이다.

화성 동탄신도시 면적을 확대하는 방안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동탄신도시와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논밭은 그린벨트가 아니어서 개발이 가능하다. 다만 동탄신도시가 서울에서 멀어 강남권 수요를 분산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 밖에 이천 지역도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곳 역시 지난해 말부터 신도시가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땅값이 크게 뛰었다.

한편 강남권 신도시 개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서울공항(100만 평)은 공군이 대체 공항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제2외곽순환도로 주변 지역

강남과는 거리가 다소 멀지만 규모나 접근성 등에서 신도시 대상지로 검토할 만한 곳으로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 예정지 주변을 생각해볼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 50~60km 거리라면 교통망 확충 여하에 따라 강남권 주거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얼마 전 ‘경기 2010 비전과 전략’을 통해 ‘경기형 명품신도시’(500만~1000만명 규모) 네 곳을 제2외곽순환도로 주변에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총길이 550km의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는 동두천~김포~시화~오산~용인~남양주 등 수도권 원거리의 외곽도시를 순환하는 노선이다. 현재 20여 개 구간으로 나뉘어, 2020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인 노선은 이르면 올해 안에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예정지 주변 중에는 중부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가 만날 광주 곤지암 나들목 부근이 신도시를 건설할 만한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곤지암 일대는 광주시 오포읍 등지에 비해 아직 땅값이 싼 편인 데다, 성남(판교)~여주 간 복선전철(2010년 완공 예정) 곤지암역이 들어서게 돼 분당선 이매역과 신분당선 판교역을 환승역으로 활용하면 분당, 판교, 서울 강남으로 오갈 수 있다.

오산시 일대도 추가 신도시 건설이 가능한 곳이다. 이미 세교택지지구가 개발되고 있고, 경부선 복선전철과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다. 공사 중인 서울~용인고속화도로의 연장 계획, 제2외곽순환도로 화성시 봉담읍∼동탄면 구간과 함께, 열십(十)자 모양으로 만들어질 서수원∼오산∼평택고속도로(38.5km)가 예정돼 있어 광역교통망이 대폭 확충될 지역이다. 화성 동탄신도시의 면적이 확대될 경우 오산 세교지구 경계선까지 연접하게 된다는 점도 수도권 남부의 추가 신도시 개발의 개연성을 추론케 하는 대목이다.



주간동아 574호 (p60~61)

성종수 부동사 포털 알젠(www.rzen.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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