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4

2007.02.27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가장 잘 어울리는 머리 만들기 … “지도자는 개성 있어야”

  • 그림·임경근 헤어 일러스트레이터 onhair@onhair.co.kr |정리·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7-02-14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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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머리’를 빼고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헤어스타일은 때론 정치지도자의 심벌이 된다. 그렇다면 유력 대선후보 5인의 개성을 살려주고, 단점을 보완해주는 최상의 헤어스타일은? 국내 제1호 헤어 일러스트레이터 임경근 씨가 ‘정답’을 그려보았다.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이전 시장은 얼굴이 긴 편인 데다 머리 중심의 숱이 적어 스타일 연출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약간의 변화를 준다면 ‘결단력과 추진력 있는 지도자’라는 평가에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부가할 있다.

    먼저 머리를 현재보다 길게 기른다. 커트할 때는 귀 윗라인과 목둘레 라인을 다소 깔끔하지 않게, 자연스러우면서도 길게 처리한다. 가르마는 타지 않는 편이 좋다. 다만 헤어드라이어로 스타일의 방향을 잡고 소량의 헤어에센스를 균일하게 발라준다. 이 전 시장의 앞머리는 오른쪽으로 누운 형태다. 그러나 이보다는 볼륨을 주면서 위로 빗어 넘기는 것이 훨씬 눈길을 끌 수 있다. 숱이 적기 때문에 천연성분이면서 분사입자가 곱고 부드러운 세팅력을 가진 헤어스프레이로 마무리 고정을 한다.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TIP

    1. 머리를 현재보다 길게 기른다.



    2. 가르마를 없앤다.

    3. 앞머리는 볼륨을 주면서 빗어 넘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박근혜 전 대표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감성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최근 뒷머리를 말아 올리는 올림머리 스타일에서 웨이브 단발로 변신했는데, 이는 더욱 활동적이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주는 데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박 전 대표에게는 힐러리 미 상원의원의 헤어스타일을 권하고 싶다. ‘힐러리 스타일’은 세련된 이미지를 주어 젊은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목덜미에 부드러운 층을 주고 뒤통수와 머리 중심에 풍성한 볼륨을 준다. 앞머리는 자연스럽게 드라이하여 단정하게 보이도록 하고, 양쪽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긴다. 우아하면서도 활동적으로 보일 것이다.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TIP

    1. 뒤통수와 머리 중심에 풍성한 볼륨을 준다.

    2. 앞머리는 자연스럽게 드라이하여

    단정하게 연출한다.

    3. 양쪽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현재의 머리 길이는 좋다. 그러나 가르마가 왼쪽으로 치우쳐 있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빗질하기 때문에 앞머리가 4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이는 균형 잡히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며 다소 투박한 이미지의 농부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르마 방향을 바꿀 것을 권한다. 가르마를 오른쪽에 두고 왼쪽 앞머리를 지금보다 길게 기른다. 왼쪽 앞머리를 살짝 내린 듯 빗어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한다.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TIP

    1. 가르마 방향을 바꾼다.

    2. 왼쪽 앞머리를 길게 기른다.

    3. 왼쪽 앞머리를 살짝 내린 듯 빗어 넘긴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김 전 의장은 과거의 긴 헤어스타일이 더 멋스러웠다고 본다. 현재는 긴 얼굴형에 머리까지 짧으니 빈약하다는 인상을 준다. 게다가 짧은 커트는 얼굴, 특히 옆머리를 더 길어 보이게 하는 단점이 있다.

    김 전 의장의 장점은 곱슬머리라는 점이다. 따로 스트레이트 파마를 할 필요는 없다. 머리를 조금 더 길러 헤어드라이어로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살리면 멋스럽게 변신할 수 있다. 새로 가르마를 만들고 헤어드라이어로 스타일의 방향을 잡은 뒤 부드러운 세팅력을 가진 무스나 젤을 전체에 골고루 바른다. 그리고 일러스트처럼 빗질을 하고 헤어스프레이로 고정해준다. 누구와도 대화가 잘 통하면서 강한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TIP

    1. 머리를 기른다.

    2. 가르마를 새로 만든다.

    3. 헤어드라이어로 자연스럽게 스타일을 만든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정동영 예비후보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앵커 시절의 스타일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핸섬하지만 얼굴이 넓어 보인다는 단점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동영 예비후보는 다른 예비후보들보다 머리숱이 많아 스타일 연출이 쉽다.

    먼저 귀가 잘 보이도록 옆머리를 부드럽게 올려 쳐서 커트하고 헤어드라이어로 스타일 방향을 잡는다. 부드러운 무스를 골고루 발라주면서 옆머리는 매끄럽게, 윗머리는 부드럽게 올려 빗는다. 이렇게 하면 이마가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얼굴이 좀더 길어 보일 수 있다.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TIP

    1. 귀가 잘 보이도록 옆머리를

    올려 쳐서 자른다.

    2. 옆머리는 매끄럽게, 윗머리는

    부드럽게 올려 빗는다.

    3. 이마가 드러나게 하여 얼굴을 좀더 길어 보이게 한다.

    인터뷰|국내 제1호 헤어 일러스트레이터 임경근

    “머리가 인상 절반 좌우, 남성 후보들 획일적”


    헤어스타일 한번 바꿔볼래요?
    “인상(人相)의 절반은 헤어스타일이 좌우합니다.”

    20년 경력의 헤어디자이너이자 국내 제1호 헤어 일러스트레이터 임경근(46) 씨는 이렇게 말한다.

    ‘헤어 일러스트’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낯선 영역. 그러나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각자 얼굴 생김새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일이 활발하다.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하는 전문가가 헤어 일러스트레이터. 미용과 그림이라는 두 가지 재능을 겸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유럽에서는 직접 고객의 얼굴과 그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그려줄 수 있는 능력까지 겸비한 사람만이 일류 헤어스타일리스트로 대접받는다고 한다.

    국내에서 이 분야는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3~4년 전부터 전국 150여 개 대학의 미용학과에서 헤어 일러스트 과목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헤어디자이너들 중에도 이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이 하나 둘 씩 생겨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던 임씨는 1997년부터 독학으로 헤어 일러스트 분야를 개척했다.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당시, 미용실 문을 닫거나 ‘가격 파괴’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대신,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선 것. 그는 소비자들이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져 헤어 일러스트가 유력한 고객서비스 분야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 권의 헤어 일러스트 관련 책을 펴냈다. 현재 경기 부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3년 전부터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상담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상담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모두 4000여 명. 20, 30대 여성이 주 고객층이다.

    ‘주간동아’로부터 유력 대선후보 5명에 대한 헤어스타일 조언을 요청받은 임씨는 “여성인 박근혜 예비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남성 예비후보들의 헤어스타일은 획일적인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사실 획일적인 헤어스타일을 보이는 것은 남성 정치인들뿐만이 아니다. 임씨가 보기에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들은 한결같이 ‘이발소 스타일’을 하고 있다. 전형적인 ‘산업화 일꾼’인 이들 세대에게 ‘튀는’ 헤어스타일이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인 것.

    “남성 지도자들의 의상 코디네이션은 갈수록 발전하고 세련돼간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헤어스타일은 여전히 획일적입니다. 그러나 지도자에게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은 국민에게 던지는 또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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