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0

2007.01.23

디지털센서 선두주자 ‘차세대 터치’

㈜켐트로닉스 이재능 대표 … 12채널용 칩 개발, 첨단 가전제품에 탑재 기술 입증

  • 양병하 프리랜서 md5945@naver.com

    입력2007-01-15 18:2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디지털센서 선두주자 ‘차세대 터치’
    국내 하이터치 공학의 현주소와 성공 조건을 가늠해보려면 터치 집적회로(IC)와 인쇄회로기판(PCB) 모듈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디지털센서 전문업체 ㈜켐트로닉스(대표이사 이재능·50)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12채널용 디지털 터치센서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은 터치 감도를 위해 칩 외부에 저항 등을 많이 부착해야 했지만, 디지털 방식은 칩 내부를 프로그래밍함으로써 감도 조절이 가능해 휴대전화나 MP3 플레이어 등 모바일 기기들에 적용할 때 터치 키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고도 연속 동작으로 터치 휠이나 컨트롤 키 등을 작동할 수 있다.

    ㈜켐트로닉스는 이러한 첨단 디지털기술을 차세대 DVD로 손꼽히는 LG전자의 블루레이(Blu-ray) DVD 플레이어와 삼성전자의 앙드레김 김치냉장고, 하우젠 로봇청소기, 이온수기, 후드 연동 쿡톱(Cook-Top) 등 각종 가전제품에 구현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지상파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와 내비게이션 기능이 결합된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에도 탑재했다. 10여 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런 하이터치 기술이 현실화된 것은 ㈜켐트로닉스가 터치 칩과 모듈 연구에만 천착해온 결과다.

    이 회사는 수출시장에서도 명성이 높다. 세계 주요 다국적기업의 판매대리점으로 반도체·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용 소재 등 산업용 화학제품의 개발과 판매 등을 맡아오면서 지속적으로 성가를 높여온 것. 이재능 대표이사는 “2000년 이후 무역의 날 5000만 달러 수출탑 수상, 동탑산업훈장 수상 등 매년 30%씩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해 (전자·화학부문을 합쳐) 10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1월17일에는 코스닥 상장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목표 해외법인 설립 박차

    지난해 ㈜켐트로닉스의 매출은 전자와 화학 두 가지 사업부문에서 각각 530억원으로 절반씩 기록했다. 두 분야가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 향후 성장 로드맵도 상호 보완적이다. 전자부문에서는 디지털 센서칩 전문업체로, 화학 분야에서는 전자재료 케미컬 전문업체로 동반 상승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이사는 “전자부문은 한국이 반도체와 LCD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분야고, 화학부문 역시 우리 생활 전반에 화학이 접목돼 있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발전이 예상된다”며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연구개발 부문에 집중적으로 인력을 배치해 첨단 기술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양대 사업부문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매출을 늘리는 데 주력함으로써 경기변동이 오더라도 약점 없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구상 중인 기업 성장의 다음 단계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외연 확장. 현재 경기 광주(전자부품 공장), 평택 포승공단(화학공장), 용인(삼성전기 약품제조공장), 중국 톈진(天津) 등 4개 공장에 이어 올 상반기 중 멕시코의 삼성전자 공장 인근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슬로바키아, 말레이시아 등에도 마케팅·물류를 중심으로 한 현지법인을 설립 준비 중이다.

    이 대표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76학번)를 졸업하고 ㈜대우를 거쳐 세계적인 화학제품 생산업체인 UCC(현 다우케미컬)에서 18년간 근무하다 2002년 켐트로닉스 CEO(전문경영인)로 영입됐다. 그런 그가 경영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철저한 실적 위주의 적재적소 인사.

    “20여 년간 외국계 기업에서 배운 실무지식이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아웃소싱 등 업무 분할이 15~20년 전부터 이뤄진 반면, 국내 기업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승진이나 연봉 책정 등에 철저한 실적위주 인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한계를 하루빨리 극복하는 것이 기업 성장의 관건이라고 봅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