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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래가 보여주는 저출산 해법

  • 박영숙 (사)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미래가 보여주는 저출산 해법

미래가 보여주는 저출산 해법
저출산의 재앙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1.08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1.6명에도 한참 못 미치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5월 전국 미혼남녀와 기혼여성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이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답변은 23.4%에 불과했다. 1997년 73.7%, 2000년 58.1%, 2003년 54.5%(출산율 1.19명)에서 급전직하한 수치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1, 2년 이내에 출산율이 0.5명으로 떨어지리라는 섬뜩한 전망도 가능하다.

올해 1월, 일본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일본의 출산율 1.29명이 지속될 경우 현재 인구 1억2800만 명이 200년 후에는 1000만 명으로 줄고, 서기 3300년경에는 지구상에서 일본인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똑같은 가정을 인구 4600만 명에 출산율 1.08명인 우리나라에 적용해보면 50년 후 총인구는 3000만 명, 200년 후에는 500만 명으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대다수 사람들이 미래사회에도 지금처럼 집값, 교육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고, 이웃과 무한경쟁을 해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이 겪어야 할 고통도 고통이지만, 그렇게 키운 아이들의 삶도 괴로울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미래학자들은 다가오는 미래사회에는 완전고용이 아니라 완전실업을 추구하게 되고, 일하고 싶은 사람만 일하는 지역사회 배급제가 정착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교육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뤄지며, 초·중·고교 졸업장이 없는 사람도 코스모피디어닷컴(cosmopedia.com) 같은 세계통합 사이버대학을 들락거릴 수 있다. 슈퍼통합 네트워크에 속해야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기존 매스미디어(언론)와 브로드캐스팅(방송)은 ‘인디(independent) 미디어’, ‘내로(narrow) 캐스팅’으로 변신하면서 끼리끼리 알고 싶은 정보만을 유통시킨다. 개인주의의 심화와 신(新)직접민주주의의 도래로 기존의 정치정당, 즉 대의(代議)민주주의도 수명을 다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다문화·다인종 지구촌 사회 거시적 시각 필요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은 단순히 옆집 철수, 영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다문화, 다인종화된 지구촌 사회에 적응해가야 한다. ‘소유의 종말’을 주장한 제레미 리프킨 같은 학자는 미래에는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대신 빌려 쓰면서 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을 살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서구 중산층이 이미 이러한 미래사회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미래사회의 변화를 알면 사람들이 말하는 출산 기피 이유들이 대부분 근거가 미약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은 대중 홍보를 통한 국민의식의 전환에 두어야 한다. 지구촌 30개 국가에서 발간하는 ‘2020 국가미래 보고서’가 대표적인 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국가 및 사회의 미래상을 그리는 작업은 장기적인 국가전략 수립을 위한 전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저출산의 대재앙이 바로 코앞에 닥쳤음에도 아직 이런 분야에 대한 대비가 무척 취약하다.

지금까지는 저출산 문제를 경제적 측면과 국가경쟁력 저하 차원에서 우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방식이었다. 물론 충분히 근거 있는 걱정이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다양한 부문에서 이미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미래사회의 모습과 전망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일시적이고 대증(對症)요법적인 처방 대신 더욱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주간동아 2006.05.23 536호 (p104~104)

박영숙 (사)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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