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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파워&포인트 논술⑨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 [이번 주 논술 주제]
  • 이웃한 사람들과 매일매일 얼굴을 맞대고 생활했던 전통적인 농업사회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이질감이 적어 현대사회보다 일체감이 높았다. 다시 말해 인간의 몸뚱이를 움직이는 육체노동을 중심으로 뭉친 농업사회의 구성원은 서로 협력하는 힘이 강해 공동체 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 이에 비해 현대 도시사회의 삶은 업무관계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현대사회의 개인은 가능한 한 자기감정의 표출을 억제하며 업무 중심적으로 살아간다. 즉, 감정보다는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우선시해 인간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사회의 구성원들은 인간적인 정을 나누던 농업사회의 구성원보다 무력해지고 고독한 존재가 되기 쉽다. 현대사회에서의 관계는 인간이라는 존재와 맺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일부분과 맺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 이러한 현대사회의 인간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2200자 정도로 논술하라.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이번 호 논술지도에는 서울 동북고등학교 경제 담당 권영부 선생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 주제 분석

이번 주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천착이 바탕이 돼야 한다. 인간관계를 파악하는 이론의 틀은 다양하다. 그중 구성원 간의 접촉방식에 따라 1, 2차 집단으로 나누는 미국 사회학자 쿨리의 구분법이 있다. 1차 집단은 구성원 사이의 대면 접촉을 통해 친밀하게 결합된 집단으로, 개인의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원초 집단이라고도 불린다. 대표적으로 가족과 놀이집단 등이 있다.

2차 집단은 구성원 간의 간접 접촉과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적인 만남을 바탕으로 결합된 집단이다. 2차 집단의 구성원은 의식적이고, 인위적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회사나 각종 사회단체가 대표적인예다.

어떤 사회집단이든지 1차 집단적 성격과 2차 집단적인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를 어떤 집단이 어떤 성격을 더 가지는지를 파악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1차 집단이 2차 집단보다 더 바람직하다거나 중요하다는 등의 판단을 함부로 내릴 수는 없다. 1차 집단은 구성원의 자아 형성이나 정서적 안정의 근원이 되지만, 2차 집단은 사회가 복잡해지고 전문화될수록 불가피하면서도 더욱 필요해지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론적 틀을 참고해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논술 주제를 분석하는 데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교과서 내용을 철저하게 이해하는 것이 논제 분석은 물론 논술대비 전반에 걸쳐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 점이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는 것이 곧 논술 준비임을 알아야 한다.



눈치 빠른 학생이라면 필자의 이번 논제 분석이 교과서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아챘을 것이다. 이번 문제는 고등학교의 사회·문화, 도덕, 사회, 시민윤리, 기술·가정 등 교과서 내용 중에서 ‘현대사회의 특징과 인간관계’ 관련 단원을 참고하고 통합적으로 활용해 분석하면 된다. 반복하지만, 학교 수업을 통한 기본 지식의 습득과 축적이 논술에 많은 보탬이 됨을 인식하기 바란다.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는 것이 논술 준비의 1차 관문이다.

● 학생 예시 답안 (동북고등학교 3학년 이석희)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 논리적 포인트

논증 구조를 중심으로 이번 주제를 살펴보자. 사실 개요 잡기는 논증을 이해하면 한결 쉬워진다. 하지만 논증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학생은 드물다. 이번 기회에 논증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개요 짜기의 방법을 익혀 탄탄한 논술문을 작성하는 실력을 쌓기를 바란다.

논증이란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근거를 제시하고, 이를 옹호하는 것이다. 논증은 전제와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제는 어떤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 제시하는 근거다. 결론은 전제가 뒷받침하는 주장이다.

학생들의 논술문은 대부분 하나의 전제와 하나의 결론을 취하는 단순한 형식이다. 위 글의 (가) 단락 하나만 떼어놓고 본다면 지극히 단순한 논증 구조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논증 구조의 유형은 다양하다. 이를테면 둘 이상의 전제가 서로 독립적으로 결론을 지지하는 방식, 둘 이상의 전제가 서로 결합해 결론을 지지하는 방식, 전제가 중간 결론을 지지하고 중간 결론이 최종 결론을 뒷받침하는 방식 등 복합적인 형식들이 있다.

논증 측면에서 보면, 이 학생의 글은 가장 단순한 ‘하나의 전제와 하나의 결론’ 형식을 벗어나 복합적인 논증 구조를 취하려 하고 있다. (가)~(마)의 밑줄 친 각각의 ㉮ 전제를 토대로 각 단락마다 ㉯ 결론을 내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복합적인 논증 구조를 취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각 단락의 전제가 어느 정도 객관적 타당성을 갖는가의 문제다. 전제가 지나치게 주관적이면 결론도 결국 주관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전제를 제시할 때는 합리성에 근거해 제기하는 과정을 의도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합리성은 개방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 위에서 구축되는 것이다.

둘째, 각 단락의 전제인 ㉮와 결론인 ㉯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전제와 결론이 따로 노는 글은 논리적인 글이 아니다. 예건대 ‘논리적인 사람이 다’라고 할 때, 일반적으로 그 사람은 일방적인 자기주장을 하기보다는 주장의 근거로서 많은 예를 제시하고 설득하는 힘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논리적이라는 말은 타당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는 글에 내리는 평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전제는 근거와 함께 항상 결론을 염두에 두고 제시해야 한다.

셋째, 복합적인 논증 구조를 취할 때는 전체를 아우르는 최종적인 결론을 제시해야 한다. 전체를 아우르는 결론이 없는 글은 단순한 논증의 나열에 불과하다. 복합적인 논증 구조로 논술하려면 각각의 단락이 최종적인 결론을 향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사실, 전제 하나만으로는 결론을 제대로 뒷받침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복합적인 논증 구조로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복합적인 논증 구조로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과서를 통합적으로 정리하는 활동을 비롯해 독서활동, 신문활용교육(NIE) 등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주체적으로 쌓고, 그것이 다양한 전제와 근거를 제시하는 힘으로 작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개인의 적성을 고려해 위의 활동 가운데 한 가지라도 충실하게 이행한다면 논술이 한결 쉽게 느껴질 것이다.

위 학생의 글은 복합적인 논증 구조를 시도한 것은 높이 살 만하지만, 각 단락의 전제와 결론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고, 특히 전체를 아우르는 최종 결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섯 단락이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섯 단락 모두를 엮어 최종 결론을 끌어내기가 힘들 때는 일단 (가) (나) (다) 세 단락을 묶어 중간 결론을 내고, 나머지 (라) (마) 두 단락을 묶어 중간 결론을 낸 뒤 이 두 개의 중간 결론을 다시 묶어 최종 결론을 내리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니면 (가) (나) (다)를 묶어 중간 결론을 내리고, (라)와 (마) 단락은 각각 최종 결론을 지지하는 형식도 가능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러한 논증 구조를 시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위에서 말한 복합적인 논증 과정에서 유의할 점을 참고하며 글쓰기를 되풀이하면 논증적으로 알찬 논술문이 될 것이다.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학생들이 동아일보 발행 섹션 ‘이지논술’을 살펴보고 있다.

논증을 할 때 결론을 뒷받침하는 전제를 모두 다 쓸 필요는 없다. 논증하는 사람과 상대방이 당연시하는 전제는 생략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명백히 참이라고 인정하는 전제는 생략해도 좋다. 이를테면 (마) 단락의 ㉮ 전제는 생략하고 논의를 시작해도 무리 없는 글이 될 것이다. 물론 전제의 생략은 상대방의 지식이나 동의 여부에 따라 다르므로 필요성 유무를 가려야 한다.

● 총평

위 학생의 글은 교과서 지식만을 바탕으로 해도 한 편의 논술을 완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우수한 사례다. 특히 단순한 논증 구조를 탈피해 다른 학생들이 시도하지 않는 복합적인 논증 구조를 시도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글쓰기 차원에서 고쳐야 할 점이 여러 가지 있다. 먼저 지나치게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확한 우리말을 찾아 활용할 것을 권한다. 다음으로는 어휘를 중복해 사용한 것이 자주 눈에 띈다. 이 두 문제를 (나) 단락의 ⓐ를 통해 살펴보자. 이것을 ‘사람들 사이의 교감과 소통이 잦아질수록 인간의 이기적인 생각은 점점 더 퍼질 것이다’라고 고쳐도 문맥의 흐름에 별 지장이 없다. 이 두 가지 문제점은 글 속에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반드시 고쳐나가길 바란다.

이러한 지적에도 이 글은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라는 아주 폭 넓은 주제를 잘 처리했다. 논술은 결국 반복적인 글쓰기 훈련이다. 논증 구조를 이해하고 다양한 주제를 스스로 처리하는 훈련시간을 늘려가면 반드시 좋은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배경 지식 키우기]

● 참고 도서

_고독한 군중(데이비드 리즈먼)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현대인을 모래알 인간이라고 했던가. 백사장은 모래알 천지지만 손바닥으로 떠보면 뭉쳐지지 않고 바스러진다. 이 모양이 마치 진심을 나누지 못한 채 겉도는 현대인과 비슷해 보여 일컫는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 군상을 전통지향형, 내적지향형, 타인지향형 등으로 나누어 각 유형의 삶의 패턴을 소비활동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산업사회가 본격화되던 1950년대에 발간된 책이라 다소 낡은 맛이 나지만, 대량소비사회의 물신화(物神化)와 그에 따른 인간관계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현대인의 모습을 새로운 각도에서 고찰한 고전이다.

_렉서스와 올리브나무(토마스 프리드먼)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확장하면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일 것이다. 특히 최근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세계화는 국가 간 관계를 규정짓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은 다양한 비유와 일화를 통해 세계화를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최첨단 자동차인 도요타의 ‘렉서스’와 전통을 상징하는 ‘올리브나무’를 대비시켜 세계화 체제가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세계화를 좋든 싫든 찾아오는 새벽에 비유하며, 냉전 체제를 대체하는 국제시스템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고 선언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의 인간관계, 나아가 국제관계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이 책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 신문활용교육(NIE)을 통해 자주적으로 논술을 준비하자

신문의 기능 가운데 ‘시민의 교사’ 역할이 있다. 이 때문에 신문에는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글들이 많다. 즉 신문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사처럼 차분하게 설명하고 논리정연하게 구성된 글이 많다는 뜻이다. 논술 준비과정에서 이제까지는 사설 읽기를 주로 강조해왔다. 하지만 신문의 여러 면을 두루 활용하는 것은 몇 가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째, ‘신문활용교육은 독서’라는 차원에서 생각해보자. 책읽기야말로 논술의 처음이요, 끝이다. 하지만 학교나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독서지도 과정을 살펴보면, 교사나 학부모의 기준과 독서 경험에 의거한 추천도서를 읽게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추천 도서가 양서임은 틀림없겠지만, 스스로의 판단과 요구에 의해 선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이 몰입해서 읽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은 지속적인 ‘신문 읽기’로 해결될 수 있다. 신문은 지면의 한계 때문에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학생들이 신문을 읽으면서 부족한 정보에 갈증을 느낄 때 관련 서적을 스스로 찾아 읽게 되면 독서 효과는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문의 여러 면을 두루 읽는 과정’은 곧 ‘다양한 책읽기 과정’의 출발점인 것이다.

둘째, 신문을 활용해 논술 준비를 하면 논술에서 중요시하는 통합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경제면을 보면 금리 동향, 주가 동향, 물가지수, 정부의 경제정책, 외국의 경제동향, 무역수지 변동 등 경제기사들이 기사나 도표로 정리돼 있다. 경제면의 여러 기사들을 읽으면서 현재 우리 경제의 전체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파악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은 자연스럽게 통합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개별 기사를 토대로 전체 주제의 의미와 상황을 생각하며 읽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신문을 활용하면 학생이 자주적으로 정보를 생산할 수도 있다. 논술은 꾸준한 학교 수업과 독서, 그리고 다양한 정보 취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수동적인 학습에 길들여진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런 부분이 취약하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신문의 다양한 자료를 갈무리하여 자신의 정보로 만드는 방법을 익히면 논술 준비에 도움이 된다.

그러면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현재 사회문제나 쟁점이 되고 있는 기사를 보면서 △문제의 발생 원인 △문제의 경과 △여론 동향 △전문가 시각 △외국 사례 △문제의 해결 방안 등의 순서로 기사를 스크랩한다. 다음으로는 스크랩한 각각의 내용에 핵심 부분을 골라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는다. 마지막으로 밑줄 친 부분을 원고지나 백지에 옮겨 적는다.

이렇게 옮겨 적는 작업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먼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사회문제나 쟁점에 대한 정보를 자기 스스로 정리할 수 있고, 스크랩의 밑줄 친 부분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한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다. 왜냐하면 스크랩의 순서를 살펴보면 그것에 바로 논술에서 요구하는 문제 인식에서부터 해결 방안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문만 잘 활용해도 논술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 꾸준히 실천하는 학생만이 논술의 고지에 다다를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주간동아 2006.05.23 536호 (p9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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