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0

2006.01.24

현 정권 실세 군림 … 당 수혈 작업 지원

DJ가 영입한 이해찬·정동영·유재건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6-01-18 1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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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권 실세 군림 … 당 수혈 작업 지원
    정치권에 ‘수혈’은 늘 필요하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여야 정치권은 5월31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연말부터 인재영입 작업에 돌입했다. 얼마나 경쟁력 있는 인사를 얼마만큼 영입하느냐가 선거 결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실 정치권에 ‘수혈’이라는 단어가 나온 지는 그리 오래지 않다. 그 이전에는 ‘물갈이’나 ‘세대교체’ 등 자극적인 단어로 인재영입 작업을 표현했다.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잘려나가야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인 1986년 1월에도 여의도 정치마당은 인재영입과 물갈이 파동으로 시끌벅적했다. 그때만 해도 수혈이라는 단어는 사용되지 않았다.

    주간동아는 그해 1월25일자에서 여야 인재영입 방향과 대상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당시 기사를 살펴보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10년 전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는 네 명의 신진인사 영입을 알리면서 직접 기자회견까지 했다. 이때 영입된 인사가 바로 이해찬, 정동영, 유재건, 이성재 씨다. 당시 김 총재는 당내의 반발에도 재야 쪽 인사보다 언론계와 법조계, 학계 전문가 그룹의 영입을 선호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해찬 총리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유재건 열린우리당 임시 당의장, 이성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은 집권 여당과 현 정권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이들이 중심이 돼 각자의 위치에서 당 ‘수혈’ 작업을 지원하고 나선 상태다.

    현재의 한나라당 구성원이 그 전신인 신한국당 구성원과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10년 전 기사에서 세대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던 의원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의원은 단 한 사람도 없다. 다만 신한국당의 세대교체 대표주자로 거론됐던 김영춘 의원이 현재 한나라당이 아닌 열린우리당 소속이라는 것이 좀 아이로니컬하다.

    시간의 흐름만큼 여야의 주요 영입 대상도 바뀌었다. 열린우리당은 강금실 전 장관과 정운찬 서울대 총장 등 언론·법조·학계의 저명인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황창규 사장 등 경제 CEO까지 영입 대상의 폭을 크게 넓혔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신한국당 시절부터 젊은 세대 위주의 세대교체식 영입 작업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허약한 호남 인사를 대폭 충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여야에 새롭게 수혈된 인사들이 앞으로 10년 후 어떻게 변해 있을지, 또 10년 후에는 어떤 인사들이 영입 대상으로 떠오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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