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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우주기지’ 건설 멀고 험한 길

NASA ‘인류 영토 확장’ 야심찬 계획 … 예산·비전 부족 첫발부터 비난 쏟아져

  • 권영일/ 과학 칼럼니스트 sirius001@paran.com

‘달 우주기지’ 건설 멀고 험한 길

‘달 우주기지’ 건설 멀고 험한 길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 표면의 모습. 2018년경 ‘아폴로 온 스테로이드’ 계획이 성공할 경우 인류는 화성을 비롯한 다른 행성 탐사를 위한 전진기지로 달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일 뿐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21일 오전 11시56분. 한 인간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울려 퍼졌다.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내려서자마자, 인간이 자신을 낳아준 행성을 벗어나 최초로 외계에 발을 내딛는 순간을 극적으로 묘사한 말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69년 달에 첫 유인우주탐사선(CEV)을 착륙시킨 지 36년 만에 두 번째 유인 달 탐사 계획을 공개했다. 2018년 우주인 4명을 달에 보내 7일간 탐사활동을 펼칠, 이른바 ‘아폴로 온 스테로이드(강화된 아폴로)’ 계획이다. 1040억 달러(약 106조원)가 소요되는 새 탐사 계획은 지난해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인류의 영토 확장’을 위한 달 탐사 시한으로 못박은 2020년을 약 2년 앞당긴 내용이다. 새 탐사 계획은 달 표면에 우주 전진기지를 세워 식수와 연료를 생산함으로써 달에서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나아가 달의 자원을 로켓 추진연료로 가공하여 화성탐사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2명의 우주인이 사흘밖에 달에 머무르지 못했던 아폴로에 비해 새 탐사 계획은 4명의 우주인이 7일간, 최대 6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다. 그리고 달 착륙선과 지구 발사선(CLV)을 실은 화물발사체, 유인우주탐사선을 실은 유인발사체를 따로 쏘아올려 달 착륙선과 유인우주탐사선이 지구궤도에서 결합하는 점도 특이하다. 아폴로 탐사와 우주왕복선, 우주정거장의 경험이 총체적으로 결합하는 셈이다.

36년 만에 두 번째 유인 달 탐사



NASA는 새 탐사선의 시험 운항이 2012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2011년까지 로봇을 이용한 달 표면 정찰 작업이 이뤄져 기지 위치를 결정하게 되는데,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달의 극지점이 유력한 곳으로 알려졌다.

달은 우주의 최전선을 여는 데 필요한 기술과 기법을 개발할 기회를 준다. 지구에서 불과 3일밖에 걸리지 않는 달의 우주 전진기지에서 인간은 오랜 기간 체류하면서 생존할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달에서 산소를 만들고 그곳의 물질들로부터 로켓 추진체들을 만드는 방법을 체득한다면 궁극적으로는 화성과 같은 곳을 탐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간 로봇을 이용한 달 탐사를 통해 달에 대한 과학적 의문이 상당 부분 해결됐지만 부족했던 것이 사실. 때문에 달 기지 건설은 새로운 과학적 의문들을 푸는 기초과학 연구도 수반될 것이다. NASA는 이에 따라 달에 ‘인간 정착’의 전초기지가 될 집을 짓기로 하고, 달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광물이 풍부한 지역을 찾고 있다.

‘달 우주기지’ 건설 멀고 험한 길

달 표면에서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아폴로 우주인.

현재 NASA는 인간이 우주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인 공기 제조법과, 에너지의 공급원이 되는 티탄철광(ilmenite)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지역을 허블망원경으로 찾고 있는 중이다. 티타늄과 철의 산화합물인 티탄철광은 산소와 수소는 물론 헬륨도 함유하고 있다. 티탄철광에 열을 가하면 연소 가능한 가스가 나오고, 이 가스를 태우면 전기를 얻게 된다. 또 티탄철광에 함유된 철 성분은 달 기지 건설자재로 사용할 수도 있다.

NASA는 10월 중 1차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는 3곳 가운데 2곳은 1970년대 아폴로 15호 및 17호 우주인들이 착륙한 지점이다. 이곳은 티탄철광이 풍부하다는 것이 최대 매력으로 꼽힌다. 세 번째 후보지는 달의 적도 인근에 있는 아리스타추스라는 직경 42km의 분화구다.

유인우주탐사선은 모양은 아폴로 캡슐과 비슷하나 그보다 3배 정도 크다. 21세기 우주 탐험의 효시가 될 이 탐사선은 태양전지판을 갖고 있어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또 10회가량 재사용이 가능하며, 육지에 낙하산으로 귀환하기 때문에 쉽게 수거할 수 있고, 열 보호벽을 교환하면 다시 발사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달 착륙선은 엔진에 액화 메탄을 사용할 것이다. 이는 미래의 우주인이 화성의 대기를 메탄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날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과거 아폴로는 달의 적도에 착륙했으나 새 착륙선은 달 표면의 어디에든 착륙할 수 있는 충분한 추진체를 갖고 있다.

우주선 제작 등에 외국도 참여 검토

또 새 탐사선은 앞으로 5년 후부터 우주 정거장에 우주인들과 물자들을 실어나르게 된다. 현재 계획으로는 1년에 6차례 달의 우주기지로 물자를 나르게 될 것이다. 우주인 한 사람이 따로 탐사선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으며, 탐사선은 우주인 없이 달의 궤도를 돌게 된다.

새 탐사선을 저궤도(LEO)까지 올릴 발사선은 125t 무게의 장비를 나를 수 있는 고체 로켓 부스터와 5개의 우주왕복선 엔진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달에 직접 왕복 우주선을 보낼 수는 없다. 왕복 우주선은 저궤도 이상에서 사용되도록 고안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거나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시속 1만7500마일 이상의 속도가 요구된다. 그러나 이 속도로 왕복선이 재진입하면 왕복선 날개 등이 열을 견딜 수 없어 파괴된다. 현재 그 같은 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달 우주기지’ 건설 멀고 험한 길

달과 화성에 보낼 차세대 우주로켓의 디자인. 로켓 머리 쪽에 달 착륙선이 보인다.

NASA의 야심 찬 발표가 나온 뒤 이 계획에 대한 각종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과 우주과학 웹사이트 스페이스 닷컴에 따르면 시의성과 예산 문제, 그리고 장기적인 비전 부족에 비난이 집중된다. 이 계획에 1040억 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뉴욕타임스는 이 계획에 대해 “아폴로가 스테로이드를 맞은 격”이라며, 이 계획이 대중적 지지를 얻을 정도의 활기를 갖고 진행될지, 또 예산 문제 때문에 지연되고 좌절될 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 연방정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로 인해 예산 압박을 받고 있어 우주탐사 계획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리케인 피해지역 복구 비용은 2000억 달러(200조원)로 추산된다.

그러나 마이클 그리핀 NASA 국장은 “달 착륙 사업에 대한 재정 공약은 굳건하다”고 재확인한다. 그는 “한정된 예산과 국정 지도자들의 우선순위에 따라 실행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13년간 투입될 1040억 달러는 아폴로 탐사에 들어간 돈의 55%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우주선과 달 탐사 기지 제작 등에 외국을 참여시킬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달 정복 계획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 셈이다.



주간동아 2005.10.11 505호 (p66~68)

권영일/ 과학 칼럼니스트 sirius00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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