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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잉글리시’ 꿈도 영어로

LG인화원 집중영어교육 10주 과정 … 비즈니스 실무 능력 배양 놀라운 효과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서바이벌 잉글리시’ 꿈도 영어로

‘서바이벌 잉글리시’ 꿈도 영어로

LG인화원 GBC 교육 모습.

‘한 두세 달 파묻혀 영어 공부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좀체 늘지 않는 영어 실력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아온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 어떤 회사가 ‘영어 공부용’ 장기휴가를 내줄 것이며, 연일 쌓이는 업무는 또 어찌할 것인가.

그러고 보면 LG그룹의 몇몇 직원들은 행복하다. LG에서 분리돼 나온 GS그룹, LS그룹 직원들도 마찬가지. 이들에게는 LG그룹 연수교육기관인 LG인화원의 ‘GBC(Global Business & Communication)’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GBC는 집중 영어교육 프로그램이다. 총 10주 과정으로 8주는 경기 이천시에 있는 인화원에서, 2주는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회사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 침식을 함께 하며 ‘영어 삼매경’에 빠져든다. 수업시간은 물론, 쉬고 식사하고 수다를 떠는 동안에도 오직 영어만 사용한다. 우리말을 하다 들키면 가차 없이 옐로카드. 한 번 더 걸리면 레드카드이니 조용히 짐을 싸야 한다. 과정 중간 중간에는 다양한 시험과 평가가 도사리고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날 때까지 누적 평균이 100점 만점에 80점을 넘지 못하면 역시 퇴소당한다. ‘꿈도 영어로만 꿔야 하는’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장인 셈이다.

우리말 두 번 쓰다 걸리면 ‘레드카드’



한상진 LG인화원 국제화교육그룹장은 “특히 지난해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하면서 학습 강도가 더욱 세졌다. 참가자들도 젊은 실무진 중심으로 짜 교육 효과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당 소요 비용은 1000만원 선. 물론 회사가 모두 부담한다. 참가자들은 연수 기간 중 회사 일에서 완전히 놓여난다. 집에도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2박3일 동안만 다녀올 수 있다.

그렇다고 LG그룹 전 직원에게 프로그램 참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1년에 2회만 진행하며, 기수별 인원 또한 30명에 불과하다. 영어 사용이 많은 부서 직원, 업무 실적이 높은 직원, 그룹의 핵심 역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직원 등이 선발 대상이다. 때문에 직원들에게 GBC 참가자 발탁은 회사로부터 그 능력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참가자의 70~80%는 과장급, 나머지는 대리급이다. 토익 700점 이상이 기본 조건. 이들은 수준에 따라 세 반으로 나뉘어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일주일에 하루는 오후 7~9시에 진행하는 엑스트라 액티비티 커리큘럼에도 참가해야 한다. 5~7월 이 과정을 수강한 오열환 LG CNS 대리는 “저녁 시간에도 숙제나 이튿날 수업 준비 때문에 쉴 틈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박경중 LG텔레콤 과장 또한 “스터디 그룹을 짜 매일 한두 시간씩 ‘방과 후 공부’를 했다. 사회에 나와 가장 공부를 많이, 치열하게 한 기간이었고 솔직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바이벌 잉글리시’ 꿈도 영어로
GBC가 사설학원이 운영하는 여타의 영어합숙 프로그램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점은 ‘비즈니스 실무 능력 배양’이란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GBC 과정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여진 씨는 “단어 습득이나 문법 실력 향상은 관심 밖이다. 토론 수업 자료만 해도 사전 찾느라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따로 영영사전에 근거한 주요 단어 설명을 덧붙여놓을 정도”라 설명했다. ‘단어 따로 문법 따로 회화 따로’가 아니라, 원어민 강사나 동료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와중에 자연스레 영어 자체에 대한 ‘감’을 잡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깨달아 보강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다.

‘장롱 토익’이 진짜 실력으로 변신

수강생들의 하루는 매일 아침 8시30분 ‘모닝 토크’로 시작된다. 영어로 가벼운 잡담을 나누며 입과 머리를 푼다. 9시~10시30분은 ‘비즈니스 영어’ 시간이다. 영어 프레젠테이션 교육도 함께 이루어진다.

점심식사 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토론’ ‘액티브 리스닝’ ‘일대일 코칭’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토론’은 사전에 나누어준 영문 자료 내용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액티브 리스닝’의 주 교재는 CNN 방송이다. 원어민 강사와 일대일로 진행하는 ‘코칭’ 시간은 수강생들이 “정말 큰 효과를 봤다”고 입을 모으는 수업. 발음의 문제점, 잘못된 영어 사용 습관 등을 족집게처럼 집어내 교정을 유도한다.

그러나 GBC 과정의 ‘백미’는 역시 2주일 동안 진행하는 미국 연수다. 현지 전문 컨설팅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총 85시간, 매일 평균 8.5시간을 다양한 체험활동과 영어 학습에 쏟아붓는다. 우선 오전에는 전날 활동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각종 특강을 받는다. 오후에는 4~5 명씩 조를 짜 그날의 과제를 수행한다. 저녁때는 다시 이튿날 있을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다. 기업 방문, 리셉션 등을 통해 미국 상무부 관리, 상공회의소 관계자, 언론계 인사, 주요 기업 임원 등과 폭넓은 교분을 쌓는다.

이동주 LG화학 과장은 “미국 연수 중 전자상가, 소매점 등을 방문하거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리서치 활동을 하는 동안 LG 브랜드의 인지도가 생각보다 낮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데 큰 자극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LG인화원 측은 “올 1기 수강생들의 경우 6점 만점인 LAP(LG그룹이 자체 개발한 영어능력 평가 프로그램) 점수를 측정해보니, 교육 전 평균 2.8점이던 것이 과정을 마친 다음에는 3.9점으로 향상돼 있었다”고 밝혔다. 오열환 대리는 “10주 동안 공부한 시간을 따져보니 10년간 하루 한 시간씩 투자한 셈이더라”며 “머릿속에서 다 따로 놀던 문법, 어휘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고, 영어 프레젠테이션에도 자신이 붙었다”고 자랑했다. ‘장롱 점수’이던 토익 고득점이 마침내 ‘진짜 실력’이 된 것이다.





주간동아 2005.10.11 505호 (p38~39)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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