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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최홍만 “K-1 평정!”

온몸이 무기 … 약육강식의 정글

프라이드FC, 타격과 유술 기술 필수 … 표도르, 크로캅, 노게이라 등이 최강자

  • 조용직/ 격투기 전문기자 psygram@gmail.com

온몸이 무기 … 약육강식의 정글

세계 격투기대회는 프라이드FC(Pride Fighting Championships)와 K-1 둘로 나뉘어 있다. K-1이 서서 치고받는 입식 타격기 대회인 반면, 프라이드FC는 앉거나 누워서도 공격할 수 있고 목을 조르거나 관절을 꺾을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장르의 격투 기술을 허용한 대회다. 이런 점에서 프라이드FC를 종합격투기(Mixed Martial Arts)란 용어로 구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킥복싱이나 복싱과 엇비슷해 보이는 K-1에 비해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그만큼 마니아들의 호응은 열렬하다. 특히 1960년대 한국인 역도산이 미국에서 들여온 프로레슬링이 여전히 인기를 누리는 일본의 사정은, 프라이드FC가 관중이 쇄도하는 대규모 대회로 성장하는 데 최적의 텃밭이 됐다. 승부를 사전에 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만 다를 뿐 많은 동작이 서로 닮았기 때문이다.

프라이드FC에서는 타격 기술뿐 아니라 상대를 몸으로 누르거나 잡아서 제압하는 레슬링 기술, 꺾고 조르는 유술(유도의 모태가 된 일본의 옛 무술) 기술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강한 펀치를 갖고 있다고 한들 이 기술들이 부족하면 집요하게 붙잡고 늘어지는 상대를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프라이드FC에서 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선수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타격과 그래플링(grappling·레슬링 기술과 유술 기술)을 겸비하고 있다. 현 헤비급 챔피언인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는 원래 유도와 삼보(유도와 레슬링을 합친 것과 비슷한 러시아 무술 중 하나) 선수였지만, 격투기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복싱과 킥복싱 등 다양한 입식 타격 기술을 습득했다.

최무배·윤동식·데니스 강 한국 선수도 속속 등장

‘하이킥의 달인’ 미르코 크로캅 처럼 복싱과 킥복싱을 배워 K-1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다 중도에 프라이드FC로 전향, 성공을 거둔 예도 드물게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도 프라이드FC 데뷔 후 몇 번의 좌절을 맛봐야 했다. 그리고 레슬링, 브라질 유술 등 그래플링 기술을 습득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에 현재 주목할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원래 프라이드FC는 97년 ‘400전 무패의 신화’ 힉슨 그레이시와 프로레슬러 다카다 노부히코의 대결이라는 단발성 이벤트로 출발했다. 그런데 예상 밖의 큰 호응을 얻게 되자 연속적으로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원래 무체급을 표방했으나 체격 차로 인해 흥미가 감소된다는 점 때문에 2003년 미들급(93kg) 그랑프리(이하 GP), 올 9월 부시도(武士道) 9회대회에서 마련된 웰터급(83kg) GP와 라이트급(73kg) GP를 통해 공식적으로 4개 체급을 형성하게 됐다.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선수로는 헤비급(93kg 초과) 표도르, 크로캅을 비롯해 안토니우 호드리구 노게이라,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와 미들급 챔피언 반델레이 시우바, 퀸튼 잭슨, 웰터급 댄 헨더슨, 라이트급 고미 다카노리 등이 있다. ‘부산대형’ 최무배, ‘비운의 유도스타’ 윤동식, ‘슈퍼 코리안’ 데니스 강 등 한국 국적을 갖고 있거나 한국 핏줄인 프라이드 선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역 프라이드FC 최강자들

온몸이 무기 … 약육강식의 정글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1976년생, 러시아 레드데빌 소속, 182cm, 103kg, 프라이드FC 헤비급 챔피언

프라이드 전적 12전승. 격투기 관계자와 팬들이 ‘인류 최강’으로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현역 격투기 최강자. 2003년 프라이드25에서 당시 챔피언 안토니우 호드리구 노게이라를 시종 압도한 끝에 판정으로 물리치고 2대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노게이라와의 방어전과 올 8월 ‘세기의 대결’로 불린 크로캅과의 방어전에서 압승을 거둬 롱런 채비를 갖췄다.

타격, 그래플링 모두 균형 잡힌 기량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는 ‘철의 정신력’을 지녀 당분간 그를 이길 선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링에서는 철두철미한 파이터인 반면, 일상생활에서는 딸을 위해 그림을 그려줄 정도로 자상하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친절해 ‘인격도 챔피언’이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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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코 크로캅 1974년생, 크로아티아 크로캅 소속, 188cm, 103kg

프라이드 전적 17전12승2무3패. 프라이드 사상 가장 강력한 타격을 자랑하는 선수. 전광석화 같은 왼발 하이킥을 턱과 머리에 맞은 상대는 마치 통나무 쓰러지듯 캔버스에 드러눕고 만다. K-1에서 주로 활약하던 2001년 프라이드17을 통해 프라이드FC에 첫선을 보인 뒤 2003년 3월 K-1 사이타마 대회를 마지막으로 K-1을 떠나 프라이드로 옮겼다. 이후 이고르 보브찬친, 에밀리아넨코 알렉산더 등 강적들을 하이킥 단발로 녹아웃시키며 타이틀을 향해 순항했으나 2003년 말 잠정 챔피언 안토니우 호드리구 노게이라에게 암바(arm bar·상대의 한 팔을 다리 사이로 끼워서 꺾기)로 패하며 주춤했고, 올 8월 천신만고 끝에 잡은 페도르와의 타이틀전에서 그래플링 기술 부족을 드러내며 완패했다. 하지만 의기소침하지 않고 곧바로 재기를 선언한 상태다.

크로캅은 화끈한 경기 스타일뿐 아니라 크로아티아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더 화제를 끌고 있다. 격투기 스타로서 국민적 인기에 힘입어 2003년 말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엔 자신이 제작한 영화 ‘얼터밋 포스(Ultimate Force)’에 주연으로 출연하는가 하면, 유럽 명문 축구클럽 HNK 치발리아와 정식 선수계약을 맺는 등 1인 다역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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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하리토노프 1980년생, 러시아 러시안탑 소속, 194cm, 101kg

프라이드 전적 7전6승1패. 표도르, 크로캅, 노게이라와 함께 헤비급 ‘빅4’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강호. 신체 조건이 뛰어나고 젊어 프라이드 대표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대주다. 지난해 8월 헤비급 GP 준결승전에서 노게이라에게 패하면서 연승가도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여전히 정상을 위협할 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프라이드FC ‘레귤러 파이터(단발 출전에 그치지 않고 여러 번 참가하는 선수)’가 된 최무배의 연승 행진을 4연승에서 끊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르면 올 연말 표도르와 대결할 것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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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호드리구 노게이라 1976년생, 브라질 브라질리안탑 소속, 191cm, 105kg, 초대 헤비급 챔피언

프라이드 전적 19전16승1무2패. 브라질 유술을 주특기로 하는 그라운드의 마법사. 브라질 유술은 1914년 일본의 유도 고수 마에다 미쓰요가 브라질로 건너가 가르친 유도 및 유술 기술이 자생적으로 발달해 오늘에 이른 무술이다. 노게이라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의 팔을 꺾거나 목을 졸라 탭아웃(tap out·항복)을 받아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그의 별명인 ‘미노타우로’는 마치 손이 4개 달린 괴물처럼 치밀한 기술을 구사한다는 데서 붙여졌다. 현 챔피언 표도르에 연달아 패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을 털고 챔피언 탈환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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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델레이 시우바 1976년생, 브라질 슈트복스 소속, 182cm, 91kg, 현 미들급 챔피언

프라이드 전적 23전18승3무2패. 난폭한 경기 스타일을 자랑하는 미들급 최강자. 누워 있는 상대의 얼굴을 추호의 주저도 없이 스탬핑(stamping·도장을 찍듯 발로 내리밟는 기술)으로 공격한다. 상대를 쓰러뜨린 뒤 환하게 웃는 모습 때문에 ‘도끼 살인마’라는 별명과 함께 성격적으로 폭력을 즐긴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최근 브라질 유술에서 검은 띠를 받았지만 원래 무에타이가 주특기인 선수로, 펀치와 무릎치기를 즐긴다. 프라이드 무대에서 무패가도를 달리다 지난해 12월 한 체급 위 마크 헌트에게 판정패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시우바는 올해 미들급 GP 4강에서 히카르두 아로나에게 다시 덜미를 잡히며 ‘그의 시대가 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스스로 ‘두 번 실수는 없다’며 장기 집권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추후 어떤 경기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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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튼 잭슨(사진 왼쪽) 1978년생, 미국 오야마도조 소속, 185cm, 93kg, 2003년 미들급 GP 준우승

프라이드 전적 16전11승5패. ‘램피지(rampage·미친 듯이 날뛰는 행동)’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 격정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경기 스타일로 유명하다. 괴력의 소유자로, 상대를 들어올려 크게 패대기치는 ‘퀸튼 슬램’ 기술은 프로레슬링을 방불케 할 정도로 화끈하다.

2003년 미들급 GP 결승전과 지난해 10월 동급 타이틀전에서 시우바에게 연패했지만 약점으로 지적되던 그래플링 능력을 보완하면서 한결 성장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올해 미들급 GP에서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초반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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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헨더슨 1970년생, 미국 팀퀘스트 소속, 180cm, 83kg, UFC17 토너먼트 우승

프라이드 전적 11전7승4패. 훈련을 게을리 하면서도 경기 때만 되면 날아다니는 대표적인 천재형 파이터다. 데니스 강이 “훈련을 건성건성 하는 데도 기량이 뛰어나 얄밉다”고 했을 정도.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과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한 정통파 레슬러 출신답게 그래플링에 능하지만 펀치 실력도 수준급이다.

전적만 놓고 보면 그리 대단한 선수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상대한 선수가 헤비급, 미들급 선수들이란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몸무게와 관계없이 각 체급 강호와 맞붙었다. 그는 최근 열린 신설 웰터급 GP에서 2연승을 했고, 올 12월31일 무리유 부스타맨테와 결승전을 치른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미들급 또는 헤비급 부문에도 출전해 체급 석권에 나설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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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 다카노리 1978년생, 일본 기쿠치도조 소속, 173cm, 73kg, 라이트급 GP 결선 진출

프라이드 전적 9전 전승. 시대를 풍미한 ‘그레이시 헌터’ 사쿠라바 가즈시 이후 일본인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 경량급 최강자. 초반 6전을 내리 KO로 따내는 등 최근 일본인 선수뿐 아니라 프라이드 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내고 있다. 서양 선수들에 비해 체격이 작은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도 고미의 성공신화를 배우려는 열풍이 불 정도다. 아마추어 레슬러 출신으로 강인한 체력과 맷집을 타고난 데다 프로복싱 데뷔 제의를 받을 만큼 탄탄한 복싱 실력까지 갖췄다. 최근 라이트급 GP 준결 토너먼트를 통과한 그는 올 12월31일 선배인 사쿠라이 하야토와 결승전을 치른다



주간동아 2005.10.11 505호 (p30~31)

조용직/ 격투기 전문기자 psygra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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