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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금속 성형목탄 정부 10년째 방치

인체 유해 중금속, 폭발 위험 질산나트륨 함유…산림청, 업무 이관받았지만 전담인력 전무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중금속 성형목탄 정부 10년째 방치

중금속 성형목탄 정부 10년째 방치

[shutterstock]

고깃집이나 캠핑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숯(성형목탄)에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0월 10일 김영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산림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성형목탄에 인체에 유해한 ‘질산바륨’과 폭발 가능성이 높은 ‘질산나트륨’이 함유돼 있지만 관리·감독 기관인 산림청은 이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숯은 대부분 톱밥이나 숯가루를 뭉쳐 만든 성형목탄으로 전체의 90%가 수입산이다.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목재이용법)에 의하면 성형목탄은 총 3가지로 구분된다. 톱밥성형탄과 숯가루성형탄, 구멍탄착화용성형탄(착화탄)이 그것이다. 통나무를 그대로 태워 만든 참숯은 워낙 고가여서 고급 식당에서나 사용하고, 나머지 식당들은 통상 숯가루성형탄을 사용한다. 그다음으로 저렴한 것이 성형목탄에 불이 잘 붙게 하는 착화제를 첨가한 착화탄(일명 ‘번개탄’)이다.

문제는 참숯을 제외한 숯가루성형탄과 착화탄에는 수은과 카드뮴, 납 등 유해물질이 다량 들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탄에는 중금속 말고도 질산나트륨이 착화제로 혼합돼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로 들어간 것이 질산바륨이다. 질산바륨은 숯가루성형탄에 주로 들어 있다. 물론 참숯에서도 질산바륨이 검출되긴 하지만 그 양이 미미한 반면, 숯가루성형탄에는 참숯의 수백 배, 수천 배에 달하는 많은 양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공개된 독성정보를 보면 ‘질산바륨은 모든 가용성 바륨 화합물과 마찬가지로 흡입이나 섭취로 노출되면 유독하다. 얼굴과 목의 뻣뻣함, 부정빈맥,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장 및 호흡 부전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가열하면 분리돼 매우 유독한 산화질소류의 가스를 방출한다. 신장이나 폐 질환이 있는 사람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바륨이 들어간 공기를 장기간 마실 경우 폐에 축적돼 바륨폐진증에 걸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문제 알고도 방치

중금속 성형목탄 정부 10년째 방치
사실 시중에 유통되는 성형목탄에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06년에도 국회에서 지금과 같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 당시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안홍준 의원과 환경단체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시중에 판매되는 성형목탄(숯가루성형탄과 번개탄) 제품 20개를 수거해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 번개탄 11개 중 10개 제품에서 납(21~830ppm)과 카드뮴(1~13ppm)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번개탄에서 다량의 중금속이 나온 것은 페인트, 방부제, 접착제 등이 포함된 폐가구나 건설 폐목재를 원료로 무분별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번개탄으로 고기를 구워 먹던 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중금속 연기를 들이마시고, 중금속 성분이 흡착된 고기를 먹어왔다는 사실에 크게 동요했다. 그러자 당시 성형목탄의 관리·감독 기관이던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입 숯을 비롯해 국산 숯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환경부 역시 폐목재를 불법으로 재활용해 숯을 만들지 못하도록 지도단속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이 흐른 뒤에도 이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2011년 7월 국립환경과학원이 시중 대형마트와 소형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4종 13개 성형목탄을 대상으로 중금속 등 14개 항목의 유해물질 함량 및 위해성 여부를 평가했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벤젠과 톨루엔, 크실렌 등 휘발성 유기물질과 납, 카드뮴, 크롬, 바륨 등 중금속이 검출된 것.

그리고 다시 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2012년 산업자원부로부터 성형목탄 등의 관련 업무를 이관받은 산림청은 지난해 6월이 돼서야 성형목탄 관련 표시제도를 국립산림과학원 고시로 제정, 12월부터 시행했다. 이 고시(‘목탄이용법’)에 따라 성형목탄에 들어가는 중금속 양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특히 숯가루성형탄은 나머지 성형목탄과 달리 질산바륨의 함유량이 전체 질량의 30%(바륨 15.8%)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로써 성형목탄 규격품질기준은 완성됐지만 정작 중요한 품질단속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8월에서야 처음으로 집중단속에 나선 것. 심지어 목재품 품질 단속을 위한 전담인력조차 배치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올해 첫 단속을 실시하는 품목이다 보니 실적이 미진했다. 품질단속은 산림청 2차 소속기관인 국유림관리소 업무인데, 현재로선 전담인력이 없다. 앞으로 목재품 품질단속 전담부서를 신설해 성형목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질산바륨 유독물 아니다?

그렇다면 산림청이 제시한 안정성 기준은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이에 대해 산림청은 질산바륨은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사용 제한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질산바륨이 포함된 성형목탄의 사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질산바륨이 30%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그 양만큼 인체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며, 성형목탄을 태울 때 질산바륨이 연소돼 인체에 노출되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환기가 되는 환경에서는 성형목탄 연소가스의 99.9%가 제거된다는 연구 결과(2010년 국립환경과학원)가 있으며, 완전히 착화한 후 사용하면 질산바륨이 산화바륨 형태로 남기 때문에 유해성이 줄어든다. 또한 영세한 성형목탄 업체가 단기간에 질산바륨의 대체재를 개발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해 질산바륨을 사용하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림청에 공시된 ‘화학착화제에 대한 해외기준’을 살펴보면 영국, 독일, 프랑스의 경우 착화제는 식용 수준으로 연소 시 건강장애를 일으키지 않아야 하고, 화학착화제로 산화제(질산염, 아질산염 등)를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돼 있다. 실제로 질산바륨의 독성 및 위험성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서는 화학착화제를 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럽, 북미 등에서는 바비큐용 성형목탄 착화제로 오일이나 알코올 등을 사용할 뿐 질산바륨은 쓰지 않는다. 또한 2008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고기에 흡착된 질산바륨의 양이 미국 독성연구소가 제시한 0.2mg/kg을 초과한 수치가 있다. 산림청의 해명대로 질산바륨이 대부분 연소돼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해도 국민의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질산바륨보다 안전한 대체재를 찾는 일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이 부분을 마냥 영세 업체 측에 맡겨놓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형목탄 제조사 관계자는 “우리는 나라에서 정해놓은 선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착화제가 문제라면 해당 기관이 앞장서서 함께 고민해야 할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향후 질산바륨만큼 착화가 잘되고 점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경제성도 갖춘 대체재에 대한 연구개발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간동아 2016.11.02 1061호 (p44~45)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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