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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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은 뒷전 ‘19홀’ 타령 너무해

  • 이선근/ 골프다이제스트 편집장 sklee@golfdigest.co.kr

    입력2003-01-22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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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의 발상지는 영국 스코틀랜드다. 그러나 현재는 2500만 골퍼가 필드를 누비는 미국이 종주국이나 다름없다. 미국 방송국의 주말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골프 중계방송이다. 24시간 골프만 중계하는 전문 케이블채널도 시청률이 꽤 높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 미국 내 인기 프로스포츠 중 성인 아마추어 선수가 가장 많은, 즉 가장 대중화한 스포츠가 바로 골프다.

    미국에서 연간 25회 이상 라운딩을 하는 골퍼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평균 골퍼는 31세에 골프를 시작해 현재 스코어가 92타인 기혼 남자다. 설문에 응한 골퍼의 43%가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가 “골프가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 밖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할 수 있기 때문에(26%), 사교적인 목적으로(20%), 사업상(1%) 등의 이유로 골프를 즐긴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70%는 인생에서 단 한 번 라운딩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오거스타 내셔널이나 페블비치에서 라운딩을 하겠다고 답했다. 미국 골퍼들도 10명 중 7명이 내기를 즐긴다. 내기골퍼들의 60% 정도는 몰래 라이를 개선한 적이 있고, 상대방이 라이를 바꾸는 것을 봤다는 골퍼는 90%에 이른다. 비슷한 내용의 설문을 국내 골퍼들에게 한 적이 있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내기골프 등에 대한 응답은 유사했지만, 놀랍게도 응답자 중 8%가 골프코스에서 섹스를 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도 골프인구가 3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귀족스포츠에서 대중스포츠로 국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해외투어를 떠나 골프는 뒷전이고 ‘19홀’ 타령만 해서야 되겠는가. 19홀 대신 ‘자신과의 싸움’에 빠져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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