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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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두 노조 힘겨운 첫걸음

  •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04-10-25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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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 두 노조 힘겨운 첫걸음
    지난 3월16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출범에 이어 3월23일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이 전국공무원노조 출범을 강행함으로써 공무원 노조가 복수 노조로 갈라졌다. 지난 99년부터 전국 단일노조 건설을 목표로 해온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왜 두 개의 별도 조직으로 분열됐을까.

    분열의 씨앗은 공무원 노조 설립 논의과정에서의 견해 차이.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 결집체인 공무원직장협의회는 노조 설립 작업을 위해 2000년 3월 직장협의회 대표자 모임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발전연구회(전공연)를 발족시켰다.

    그러나 발전연구회를 통한 노조 건설엔 한계가 있다는 내부 지적이 일면서 2001년 2월 노조 출범 준비조직인 ‘전공련’이 구성돼 분리해 나감으로써 조직은 양분됐다. 반면 발전연구회에 남은 회원으로 이뤄진 ‘전공연’은 같은 해 8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준비위원회(대한공노준)를 구성, 별도의 노조 설립을 추진함으로써 결국 두 개의 공무원 노조가 탄생하게 된 것.

    ‘대한공노준’은 가능한 한 정부와 마찰을 피하면서 공직 내부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산별 노조와 기업별 노조의 절충형 노조를 지향한다. 이에 반해 강성으로 알려진 ‘전공련’은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을 정부와 직접 협상하길 원하며 산별 노조를 지향하는 차이점을 지녔다.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양측간 통합 제의가 없지 않았지만, 단일노조 건설을 위해 더 많은 논의를 갖자며 노조 출범 시기를 늦추려는 ‘대한 공노준’과 3월 출범시기는 예전부터 한 약속이므로 미룰 수 없다는 ‘전공련’간 이견으로 통합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현재 양측은 비가시적이긴 하지만 통합을 모색중이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측은 “양 노조가 한 달 전부터 통합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 논의를 진행해 오다, 시일이 촉박해 일단 각자 노조를 출범시킨 후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며 “통합이 이뤄지면 대정부 공동전선을 펼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두 노조의 출범식을 이미 원천무효로 선언한 정부는 두 노조 모두 불법단체로 규정, 강경대응 방침을 못박고 있어 노-정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지붕 두 노조’는 복합적인 상호 갈등을 극복하고 합의를 도출해 공무원 노조의 단일화와 합법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순탄치 않은 여정(旅程)과 조우한 공무원 노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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