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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이수성 중용론’

재·보선 출마, 총리-당대표 기용 등 각종 說 무성 … ‘설’만 있고 ‘실속’ 없다는 혹평도

  •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떠도는 ‘이수성 중용론’

떠도는 ‘이수성 중용론’
”이수성씨가 서울 중구 평화시장에 나타나 상인들과 악수하고 다닌다” “허주와 함께 골프를 했다” “권노갑 한화갑씨가 7월 말 SS(이수성씨의 약칭)를 만났다” “6월 JP와 서울 S호텔에서 만찬 회동했다” “상도동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이수성 전 총리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 돌아다니는 말들이다. 이 중 상당수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이밖에도 “이수성씨를 태운 승용차가 청와대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등 그를 둘러싼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여권 당정 개편에 관한 시나리오들이 나오면서 ‘이수성 카드’가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가 민국당에서 탈당해 오는 10월 재·보궐선거 때 서울의 한 곳에서 민주당 후보나 민주-자민 연합공천 후보로 출마하는 설, 민주당 대표나 총리로 기용되는 설, 자민련에 입당해 김종호 총재권한대행 와병 이후 지도부 균열체제를 추스른다는 설 등 많은 가설이 나돈다. 특히 그가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자연스럽게 대권 후보군에 편입한 뒤 대선 정국에서 일정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그럴듯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수성씨는 97년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6명 중 5위에 그쳤고, 지난해 총선에선 텃밭인 경북 칠곡에서 민국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등 그의 정치경력은 패전의 연속이었다. 총선 이후 그는 “정치는 관심 밖이다”며 몸을 숨겼다. 그런데도 여권의 ‘러브 콜’은 끊이지 않았다. 물론 ‘자가발전’의 혐의가 없지는 않으나 그는 현 정권 들어 수차례 당 대표와 총리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걸쳤다. 지난해 초엔 “권노갑씨가 이수성씨에게 당 대표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여권 내부에서 이수성씨를 ‘철마다’ 거론하는 이유에 대해 “이론적으로 그만한 DJ의 ‘보완재’는 없다”고 설명했다. 우선 김중권 대표를 ‘선발’로 내세운 DJ의 영남권 포용전략에서, 이수성은 선발에 뒤지지 않는 ‘중량급’ 계투요원이라는 평이다. ‘김중권 띄우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또 다른 ‘영남 후보론’의 활용 카드로 손색이 없다는 것. 민주당 입장에서 그는 ‘소수파 정권’이라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메인 스트림의 본류’가 될 수 있다.



이 전 총리는 명문가문 출신에 서울대 총장, 총리를 역임했으며 특유의 인간적 친화력을 가져 전국에 형님, 동생으로 통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만 3000명이 넘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서울대 출신 오피니언 리더 가운데는 그에 대해 ‘한량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도 많지만, 호감을 갖거나 따르는 사람 역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3김 모두와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중진 정치인이기도 하다. 5·6공 인사와도 교분을 쌓았다. 이 전 총리가 활동 반경을 넓힐 경우 향후 대선정국에서 이회창 포위작전을 구사하기가 그만큼 쉬워진다는 것.

그는 또한 97년 신한국당 탈당 이후 “수구보수연합을 반대한다”는 등 일관된 발언과 행보(DJ 정부의 평통 수석부의장 역임)를 보여 개혁성향 인사들에게도 크게 거부감을 주지 않았다. 그의 측근 인사들이 ‘개혁 대 보수세력으로, 동·서 지역으로 나뉜 국론을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다’고 치켜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브랜드 가치’에 거품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주로 지적하는 대목은 그의 정치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97년 신한국당 경선에서 그는 민주계의 전폭적 지원을 표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권 한 인사는 “이 전 총리는 워낙 느긋한 분이어서 기회가 많이 오는데 자꾸 뒤로 미룬다”고 그의 정치감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다른 인사는 “그에겐 설(說)만 있고 아웃풋(output)은 없다”고 혹평했다. 역대 총리 일화를 다룬 한 저서는 그를 ‘게으르면서 똑똑한’ 총리로 평가했다. 최근 ‘시장 상인과 인사 하고 다녔다’는 보도가 나자 이 전 총리 측근들은 “보궐선거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부지런함을 보였을 리 없다”고 말했다.

정치화한 지지기반이 없으며 영남권에서 얼마나 통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그에겐 약점이다. 실제로 10월 선거 출마 등 정당활동 재개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주위에서도 만류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그의 한 측근은 “이 전 총리는 나라를 위해 적당한 역할을 찾을 것이다”며 여운을 남겼다.



주간동아 2001.08.16 297호 (p19~19)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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