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7

2001.06.07

피임약 밥먹듯 먹은 여인들 外

  • < 자료 : 지적 쾌락의 세계 와우밸리(www.wowvalley.com) >

    입력2005-02-01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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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극한상황에 놓이면 사람고기도 먹는다지만, 한때 네덜란드 여인들은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피임약을 먹었다고 한다. 지금에서야 우스개로 이야기하지만 당시엔 그만큼 절박했던 것.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다. 1944년 9월부터 독일은 네덜란드 서부지역을 봉쇄했는데, 이로 인해 네덜란드의 식량사정은 극도로 악화하였다. 굶주림을 못 이긴 사람들은 네덜란드에서 흔한 튤립 뿌리 등 먹을 만한 것은 뭐든지 먹어치웠다. 문제는 바로 튤립 뿌리에 있었다.

    튤립의 알뿌리는 동물의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물질을 저장하고 있는데, 이 호르몬은 피임약과 똑같은 작용을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호르몬이 들어 있는 피임약을 복용하면, 체내 호르몬 양이 변해 임신한 것처럼 배란이 중단되면서 피임이 된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네덜란드 여인들은 이런 사실을 몰랐다. 혹 알았다 하더라도 별 수 없었을 것이다. 피임약을 주식처럼 먹었으니 그 결과는?

    미군 포로 학대 증거물이던 ‘김’

    문화의 차이는 종종 기발한 장면을 연출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에 대한 전범재판이 열렸을 때다. 미군측이 포로 학대의 증거로 이상한 물건을 들고 나왔다. 그들은 일본군이 포로를 학대하기 위해 검은 종이를 먹였다고 했다. 일본인들은 ‘하품’을 금치 못했다. 왜냐하면 그들이 내민 증거물인 검은 종이는 ‘김’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해안지방에 있던 일본 포로수용소에서 김이라곤 보지도 못한 미군 포로들에게 김을 채취해 반찬으로 주었던 것이다.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이었기 때문이지만 미군에겐 먹지 못할 종이를 억지로 먹이는 포로 학대 행위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 처음엔 군수품

    전쟁이 터지면 여러 가지가 발전한다. 의학도 발전하고, 경제도 발전한다. 그리고 화장품도…. 하얀 피부의 미국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태평양의 지독한 태양에 노출되었다. 화상을 입을 정도로 따가운 햇살에서 피부를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붉은 바셀린을 이용해 최초의 자외선 차단제를 보급했다. 이때 개발에 착수한 의사 중 한 사람인 벤저민 그린은 전쟁이 끝난 후 쟈스민 향기를 더한 크림 형태의 새하얀 자외선 차단제를 발명해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미용품이지만 자외선 차단제는 한때 군수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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