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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야심 中 최대 걸림돌, 저출산-고령화 폭탄

올해 신생아 1000만 명 아래 전망…미국보다 빨리 늙고 있어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패권 야심 中 최대 걸림돌, 저출산-고령화 폭탄

두 자녀 출산을 독려하는 중국 정부의 선전 포스터. [웨이보]

두 자녀 출산을 독려하는 중국 정부의 선전 포스터. [웨이보]

“중국은 부자가 되기도 전 늙어버릴 것이다(未富先老).” 인구통계학 전문가인 이자벨 아타네 프랑스 국립인구통계연구소(INED) 소장이 2016년 펴낸 저서 ‘기진맥진한 중국(LA CHINE A BOUT DE SOUFFLE)’에서 중국 고령화 문제를 지적한 대목이다. 아타네 소장은 “중국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국을 따돌리고 진정한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3월 5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2035년까지 장기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해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 이상으로 제시하는 등 14차 5개년 경제계획(2021~2025)을 발판 삼아 경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올해 주요 국가 가운데 ‘나 홀로’ 고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8.1%, 세계은행은 7.9%로 예측하고 있다.


노령연금기금 이미 적자

중국은 2050년 65세 이상 인구가 27.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2050년 65세 이상 인구가 27.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인대에 참석한 상당수 대의원은 중국 고령화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거수기’라는 말을 들어온 전인대 대의원들이 이례적으로 고령화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만큼 중국이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 말 기준 전체의 13%로 1억8000만 명이나 된다(그래프 참조). 

중국 민정부(우리나라 행정안전부에 해당)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해마다 100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2022년에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33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50년에는 국민 3명 중 1명(27.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49년은 중국이 건국 100주년 되는 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건국 100주년까지 중국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중국몽(中國夢)’을 강조해왔다. 문제는 중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고령사회로 너무 빨리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2.6%에 달한 시점은 2015년, 미국과 일본은 각각 1990년과 1992년이었다. 이 시점에 1인당 GDP는 우리나라가 2만7000달러(약 3035만 원), 미국 2만4000달러(약 2697만 원), 일본 3만 달러(약 3372만 원)였다. 중국의 1인당 GDP는 2019년 1만276달러(약 1155만 원), 2020년 1만504달러(약 1181만 원)를 각각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와 내년에도 중국 1인당 GDP가 1만 달러 이상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이 단계에서 고령사회가 된다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고령사회가 되면 노인 복지예산이 크게 증가하고 이를 마련하기 위해 상당한 재정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노인 복지예산을 감당할 만큼 충분한 부(富)를 축적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1인당 GDP 1만 달러 수준에서 노인 복지예산을 재정적으로 감당하려면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은 2035년 1인당 GDP를 현재의 2배로 늘리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때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라 더 많은 노인 복지예산이 필요하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노령연금 문제로 이미 골치를 앓고 있다. 2013년부터 적자인 노령연금기금에 2조 위안(약 346조 원)을 보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60% 규모다. 직장과 지역 가입자가 내는 돈으로는 노령연금 지출의 75%밖에 충당하지 못해 정부가 나머지 25%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10년 내로 노령연금기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인구통계학자 허야푸는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을 납부하는 사람보다 타가는 사람이 많아지는 문제가 당장 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로 지역 의료보험기금도 8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한 자녀 정책’ 폐지에도 둘째 출산 줄어

중국 노인들이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VCG]

중국 노인들이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VCG]

고령화는 중국의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폭탄’이 될 것이 분명하다.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보건과 의료, 가족 구성, 주택 등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청년층은 고령인구 부양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근로연령인구 100명이 부담해야 하는 노인은 17.8명이다. 노인 1명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 6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국제 경제기구는 대부분 중국이 이르면 2028년 경제 규모면에서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인구경제학자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33년부터 미국을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구경제학자들은 중국도 과거 일본처럼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950년대 일본의 중위 연령은 22세, 미국은 30세였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고도성장을 이루며 한때 미국을 따라잡을 기세였다. 하지만 일본 경제성장률은 급속한 고령화로 갈수록 낮아졌고, 1992년부터 미국에 역전됐다. 중국의 중위 연령은 2033년 47세, 2050년 56세로 예상되지만 미국은 41세와 44세로 각각 전망된다. 중국의 20~64세 인구는 2017년부터 감소 중인 반면, 미국은 2050년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엔에 따르면 2035~2040년 중국의 노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미국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젊은 인구가 많을수록 경제성장률은 올라가고, 고령인구가 많아지면 경제성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저출산 문제도 중국으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중국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 2.1명 수준을 유지해야 하지만 2015~2020년 합계출산율은 1.69명이었다. 중국 정부가 1980년부터 한 자녀만 가지라고 강제한 결과다. 2016년부터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두 자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둘째 출산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중국의 연간 신생아 수는 2017년 1723만 명을 기록한 뒤 2018년 1523만 명, 2019년 1465만 명, 2020년 1003만 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신생아 수는 더욱 줄어들어 처음으로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리지헝 민정부 부장(장관)은 “출산율이 경계선 아래로 떨어져 중대 전환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경제활동인구가 10년 내 1억 명가량 줄어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노동력 부족뿐 아니라 수요 감소를 초래한다.


중국의 미국 추월 불가능할 수도

더욱이 중국 젊은 세대는 대부분 결혼을 기피하거나 결혼해도 한 자녀만 갖기를 선호한다. 만혼, 자녀를 갖지 않는 딩크(DINK: Double Income, No Kids)족,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이 증가하면서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019년 출산율은 1.47명으로 중국 건국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쩌핑 칭화대 헝다연구원장은 “사회가 발전하고 젊은 층이 자유를 추구하면서 결혼을 속박이라고 생각하는 데다, 집값 등 결혼 및 출산 비용의 부담이 커져 가정을 꾸리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현재 인구는 14억4000만 명으로 인도(13억9000만 명)보다 5000만 명가량 많다. 중국 정부는 이런 추세라면 2027년 인도 인구가 자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헝다연구원은 중국 인구가 2050년부터 급격히 감소해 2100년에는 8억 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면서 전 세계 인구에서 중국의 비중이 현재 19%에서 7%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구가 너무 많아 ‘비인간적인’ 강제산아제한까지 하던 인구 대국 중국이 이제는 출산을 장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 총리는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고 적절한 출산율 실현을 촉진하며 은퇴 연령을 점차 늦추는 국가 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확실한 타개책이 없다는 것이 중국 인구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고령화-저출산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이 되려는 중국의 야심에 최대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이푸셴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교수는 “인구 구조상 중국이 미국보다 더 빨리 늙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간동아 1281호 (p56~59)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1317

제 1317호

2021.12.03

위기의 롯데, ‘평생 직장’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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