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공동창업자 에번 윌리엄스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글 트윗’을 소개하면서 다음 커뮤니케이션과의 제휴 등에 대해 설명했다.
블로그는 웹로그(Weblog)의 다른 이름으로, 오늘날 소셜 웹의 시작을 알린 기술이다. 웹로그라는 말은 존 바거(John Barger)가 1997년 12월 처음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용어가 널리 퍼지게 한 주인공은 바로 트위터의 공동창업자인 에번 윌리엄스(Evan Williams)다.
그는 타고난 창업자다. 1972년생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플로리다와 텍사스, 네브래스카 등지에서 스타트업 등 다양한 관련 일을 하다 1996년 캘리포니아로 입성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은 ‘웹 2.0’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오레일리 미디어(O’Reilly Media) 였다. 이후 그는 멕 휴리한(Meg Hourihan)과 파이라랩스(Pyra Labs)를 설립했다.
파이라랩스 설립 때 두 창업자가 생각했던 사업은 웹에서 동작하는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인 ‘파이라(Pyra)’였다. 솔루션을 개발하다 보니 개인이 노트를 관리하기 위한 기능이 필요했던 것. 그런데 파이라를 만들어놓고 이 기능이 개인 미디어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친 그들은 이 프로젝트에서 미디어 부분만 떼어내 웹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Blogger.com’이다.
Blogger.com은 블로그 작성과 관리가 가능한 세계 최초의 웹 앱이다. 에번 윌리엄스에 따르면 Blogger라는 이름은 당시 블로그란 단어가 유행하기에 엉겁결에 붙인 것이라고 한다. 2003년 파이라랩스가 구글에 합병되면서 에번 윌리엄스는 자연스럽게 구글에 고용됐다. 이후 에번 윌리엄스는 블로그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4년 ‘PC 매거진’ 선정 ‘올해의 인물’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개척자 에번 윌리엄스가 구글 같은 커다란 회사의 직원으로 남아 있을 수는 없었다. 2004년 구글과의 옵션 계약기간이 끝나자, 미련 없이 구글을 떠나 오데오(Odeo)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원래 오데오는 팟캐스팅(Podcasting) 관련 플랫폼을 만들던 곳이었지만, 본사업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트위터가 오늘날과 같은 대성공을 거뒀다.
에번 윌리엄스는 한 가지 프로젝트만 고집하지도 않았다. Blogger.com도 그렇고, 트위터도 그렇지만 원래 회사를 설립할 때 하려고 했던 프로젝트가 아니라, 중간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됐다. 어찌 보면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유연한 사고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고객 중심적인 사고를 하면서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 것이 기술을 축적하는 것에 앞서는 첫 번째 덕목이 아닐까.
* 정지훈 교수는 의사이면서 IT 전문가란 이색적인 경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관동대 의과대 명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이자 IT융합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IT의 역사’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