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링크드인은 소셜 웹 서비스 회사로는 처음으로 기업공개를 해 주목받았다. 리드 호프만 이사회 의장의 모습.
그는 소위 ‘페이팔 마피아’다. 페이팔 마피아란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 지난해 구글이 거액을 주고 인수한 소셜 네트워크 게임과 가상 커뮤니티 구축 애플리케이션 전문 업체인 슬라이드(Slide)의 창업자 맥스 레브친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회사 페이팔 출신을 일컫는 말이다.
호프만은 링크드인을 설립할 때,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창업했던 피터 씨엘에게 투자를 받았다. 씨엘은 직접 회사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페이팔을 매각하면서 번 돈으로 클래리엄 캐피털(Clarium Capital)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클래리엄 캐피털은 설립 당시 자산규모가 1100만 달러 정도였지만, 2006년 하반기에는 23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페이팔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했던 데이비드 삭스는 영화 제작사 ‘Room 9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 영화사는 ‘땡큐 포 스모킹(Thank You for Smoking)’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담배회사를 풍자했는데, 24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몰이를 했다. 이때의 영화 제작비도 페이팔 마피아에서 나왔다. 로엘로프 보사는 페이팔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했던 인물이다. 그는 페이팔 매각 후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 캐피털의 파트너로 일을 시작했다. 유튜브도 페이팔 마피아의 작품. 유튜브를 설립한 이는 페이팔에서 일했던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조드 카림으로, 세콰이어 캐피털은 2005년 유튜브에 투자를 결정했다. 보사는 투자 결정에 큰 구실을 했다. 유튜브는 결국 구글에 매각돼 페이팔 마피아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스마트폰의 대표적 위치기반 서비스인 옐프(Yelp)의 탄생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옐프는 여러 도시의 식당, 백화점, 병원 등에 대한 평판을 크라우드 소싱을 이용해 모으는 서비스다. 2004년 여름, 레브친의 29세 생일을 맞아 샌프란시스코의 한 베트남 식당에 페이팔 동료 16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참 재미있는 대화를 하다가‘좋은 치과의사를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때 옐프의 콘셉트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던 러셀 시몬스와 제레미 스토펠만은 자신들이 준비하는 크라우드 소싱 평판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식사를 마치고 레브친의 사무실에 들른 시몬스와 스토펠만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그 다음 날 레브친은 이들에게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페이팔 마피아가 유명한 이유는 미국에서 성공한 일반젊은이들과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이렇게 번 돈을 흥청망청 쓰며 편하게 살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계속한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지속적으로 자극을 준다. 한국에서도 성공한 선배 벤처기업가가 이렇게 후배를 밀어주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다면 제2, 제3의 스타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 정지훈 교수는 의사이면서 IT 전문가라는 이색 경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관동대 의과대 명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이자 IT융합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IT의 역사’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