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 사람이라도 부담을 덜자”는 생각에 학자금대출을 신청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등록금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비록 등록금 1000만 원 시대가 열리진 않았지만 기자가 처음 대학에 들어갔을 때보다 등록금은 2배가량 뛰었다. 연이율 6.8%에 거치기간 2년, 10년간 분할상환 조건으로 총 700만 원을 빌렸다. 이후 매달 5만 원 남짓이 이자라는 명목으로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어떻게 보면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수입이라곤 과외비 30만 원이 전부였던 기자에겐 결코 적지 않은 돈이었다.
다행히 졸업 전 취직하면서 학자금 족쇄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수습기자 딱지를 떼고 제대로 된 월급을 받은 날, 가장 먼저 한 일이 학자금대출을 갚는 것이었다. 비록 한 번에 다 갚진 못했지만 틈틈이 월급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 학자금대출을 갚아나갔다. 마지막으로 은행에서 학자금대출을 갚던 날 은행 창구 직원은 “정말 고생하셨어요”라는 말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그나마 기자는 다행인 편에 속한다. 빌린 돈도 그리 많지 않았고, 졸업 후 안정된 직장에 취직해 얼른 갚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이 처한 현실을 보면 그렇지 못하다. 등록금은 기자가 학교를 다닐 때보다 더 많이 올라 연간 1000만 원에 육박한다. 학자금대출을 받기도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설령 학자금대출을 받고 학업을 마쳤더라도 문제다.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취업이 쉽지 않다. 어렵사리 취업해도 ‘88만 원 세대’라는 말에서 보듯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얼마 되지 않은 월급으로 학자금대출을 갚기란 언감생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