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 직후인 10월22일 제17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한 저우융캉(周永康·65·사진) 상무위원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같은 1942년 12월생이다. 후 주석이 1992년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으니 동갑내기보다 15년 늦게 상무위원회에 들어간 셈이다. 따라서 그는 이번에 함께 상무위원회에 진입한 ‘5세대 지도자’ 시진핑(習近平·54), 리커창(李克强·52) 상무위원과 달리 ‘떠오르는 샛별’은 아니다.
경찰 정화, 대민 서비스 … 치안 확립 강경파
저우 상무위원은 5년 뒤인 2012년이면 70세가 되기 때문에 지난 호에 소개한 허궈창(賀國强·64) 상무위원과 함께 상무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중국은 중앙정치국 위원은 70세, 부장(장관)급은 65세로 임관 나이를 제한한다. 하지만 최근엔 정치국 위원은 68세가 되면 물러나는 게 관행이 되고 있다. 저우와 허 상무위원은 후 주석 등 5년 전 상무위원이 된 사람들보다 늦었지만 이들과 동시에 물러나야 한다는 점에서 ‘4.5세대’로 불린다.
“설일불이(說一不二) 뇌력풍행(雷歷風行).”
한번 말하면 절대 두말(바꾸지) 않고, 말했다 하면 천둥이나 바람처럼 빠르게 행동한다는 뜻이다. 저우 신임 상무위원은 이처럼 모든 일에 태도가 분명하고 확실한 사람이라는 게 한결같은 평이다. 2003년 1월 그가 국무원 공안부장에 임명됐을 때 일이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해이해진 경찰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5조 금령(禁令)’을 내렸다. 총기 사용과 관리 규정을 어기는 것, 총기를 휴대한 상태에서 술 마시는 것, 술 마신 뒤 운전하는 것, 근무시간에 술 마시는 것, 도박 등 5가지를 엄금했다. 만약 이를 어기면 경찰을 떠나게 하고 직속상관에게 관리책임까지 묻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일상사처럼 일어나는 경찰들의 ‘못된 버릇’을 고치기 위한 개혁조치였다. 저우 부장의 첫 금령 지시를 받은 공안부 산하 180여만 경찰은 이번에도 이전과 비슷한 엄포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달랐다. 2003년에만 988명이 적발돼 387명이 경찰직을 떠나야 했다. 561명의 상관에게는 관리책임을 물었다. 이처럼 강력한 단속이 계속되자 3년 뒤인 2006년엔 위반자가 394명으로 60% 이상 크게 줄었다.
경찰 조직을 정화한 뒤 그는 대민 서비스의 품질 향상에도 힘썼다. 4요(要) 운동과 4개 견결(堅決)이 그것이다. ‘4요’란 사람(경찰)은 정신을 필요로 하고(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어야 하고), 물건은 정결을 필요로 하며, (민원인과) 말할 때는 온화해야 하고, 일을 할 때는 공도(公道)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4개 견결’은 경찰은 천리(天理)를 위배해 민중의 분노를 사는 악성 사건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고, 민중의 이익을 침해하면서 멋대로 벌금을 매기거나 이런저런 명목으로 잡비를 거두지 말며, 인권을 침해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짓을 하지 말고, 경찰이 오락실을 경영하는 데 절대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층 민중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기초를 잘해라, 기본 능력을 갖춰라’라는 ‘3기(基)운동’을 펼치면서 ‘민원인을 국장이 직접 맞이하고 사건은 모두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민원사건 처리지침을 시행했다. 그가 민원사건 처리에 특히 신경 쓴 이유는 민원을 잘못 처리하면 불만이 터져나와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는 불법적인 시위나 소요사건을 강력히 대처했다. 치안문제에 관한 한 강경파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2003년 이후 계속 늘던 집단소요 사건은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1998년 국토자원부장으로 일할 때도 토지개발의 난맥상과 주먹구구식 자원개발, 어족자원 남획, 불법적인 환경오염을 단속했다.
그는 곧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을 예정이다. 중앙정법위원회는 공안 부문과 국가안전·사법·민생안전 부문, 법원·검찰 등 사법과 치안 분야를 총괄하는 최고 사법지도기관이다. 지난 5년간 공안부장으로 재직하며 공안을 장악하고 치안을 잘 유지한 것이 평가를 받은 셈이다.
10년 정치 경력 … 쩡 부주석 대변자 역할 예상
하지만 내년엔 또 다른 시험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베이징(北京)올림픽이다. 이를 안전하게 치르는 게 그의 임무다. 중국 정부는 독립을 원하는 소수민족이나 종교 세력, 테러 세력이 올림픽을 틈타 크게 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예부터 인재가 많이 배출된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출신이다. 특히 그가 태어난 어후(鵝湖)진은 유명인사가 많다. 수학자 화헝팡(華?芳), 음악가 왕선(王莘), 만화가 화쥔우(華君武)가 모두 어후진 사람이다. 또 물리학자 젠위창(錢偉長), 국학대사 첸무(錢穆), 국악가 류톈화(劉天華) 등도 어후진의 당커우(蕩口) 중학교를 졸업했거나 그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당커우 중학교는 65년의 역사를 지닌 지방의 명문 중학교다.
저우 상무위원의 정치 경력은 길지 않다. 1998년 국토자원부 부장을 시작으로 10년 정도다. 저우 상무위원 하면 많은 사람들은 ‘공안통’으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는 석유 전문가다. 이번에 정치국 위원에서 물러난 ‘철의 여인’ 우이(吳儀·69) 부총리와 같이 대표적인 ‘석유방’이다. 그는 1966년 베이징석유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 최대 유전인 다칭(大慶)유전 엔지니어를 시작으로 중국석유천연가스총공사(CNPC) 사장을 거쳐 98년 국토자원부장에 오르기까지 32년간 줄곧 석유업계에서 일했다.
석유 분야에서만 근무하던 그가 출세길에 들어선 데는 1990년대 말부터 형성된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과의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 쩡 부주석은 그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에게 천거했고, 고향이 그와 같은 장쑤성인 장 전 주석은 그를 직접 챙겼다. 2002년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하면서 공안부장을 맡게 된 것도 쩡 부주석의 힘이 컸다. 그는 쩡 부주석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그가 허 상무위원과 함께 이번에 물러난 쩡 부주석의 막후 영향력을 대변할 것으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찰 정화, 대민 서비스 … 치안 확립 강경파
저우 상무위원은 5년 뒤인 2012년이면 70세가 되기 때문에 지난 호에 소개한 허궈창(賀國强·64) 상무위원과 함께 상무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중국은 중앙정치국 위원은 70세, 부장(장관)급은 65세로 임관 나이를 제한한다. 하지만 최근엔 정치국 위원은 68세가 되면 물러나는 게 관행이 되고 있다. 저우와 허 상무위원은 후 주석 등 5년 전 상무위원이 된 사람들보다 늦었지만 이들과 동시에 물러나야 한다는 점에서 ‘4.5세대’로 불린다.
“설일불이(說一不二) 뇌력풍행(雷歷風行).”
한번 말하면 절대 두말(바꾸지) 않고, 말했다 하면 천둥이나 바람처럼 빠르게 행동한다는 뜻이다. 저우 신임 상무위원은 이처럼 모든 일에 태도가 분명하고 확실한 사람이라는 게 한결같은 평이다. 2003년 1월 그가 국무원 공안부장에 임명됐을 때 일이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해이해진 경찰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5조 금령(禁令)’을 내렸다. 총기 사용과 관리 규정을 어기는 것, 총기를 휴대한 상태에서 술 마시는 것, 술 마신 뒤 운전하는 것, 근무시간에 술 마시는 것, 도박 등 5가지를 엄금했다. 만약 이를 어기면 경찰을 떠나게 하고 직속상관에게 관리책임까지 묻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일상사처럼 일어나는 경찰들의 ‘못된 버릇’을 고치기 위한 개혁조치였다. 저우 부장의 첫 금령 지시를 받은 공안부 산하 180여만 경찰은 이번에도 이전과 비슷한 엄포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달랐다. 2003년에만 988명이 적발돼 387명이 경찰직을 떠나야 했다. 561명의 상관에게는 관리책임을 물었다. 이처럼 강력한 단속이 계속되자 3년 뒤인 2006년엔 위반자가 394명으로 60% 이상 크게 줄었다.
경찰 조직을 정화한 뒤 그는 대민 서비스의 품질 향상에도 힘썼다. 4요(要) 운동과 4개 견결(堅決)이 그것이다. ‘4요’란 사람(경찰)은 정신을 필요로 하고(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어야 하고), 물건은 정결을 필요로 하며, (민원인과) 말할 때는 온화해야 하고, 일을 할 때는 공도(公道)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4개 견결’은 경찰은 천리(天理)를 위배해 민중의 분노를 사는 악성 사건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고, 민중의 이익을 침해하면서 멋대로 벌금을 매기거나 이런저런 명목으로 잡비를 거두지 말며, 인권을 침해하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짓을 하지 말고, 경찰이 오락실을 경영하는 데 절대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층 민중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기초를 잘해라, 기본 능력을 갖춰라’라는 ‘3기(基)운동’을 펼치면서 ‘민원인을 국장이 직접 맞이하고 사건은 모두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민원사건 처리지침을 시행했다. 그가 민원사건 처리에 특히 신경 쓴 이유는 민원을 잘못 처리하면 불만이 터져나와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는 불법적인 시위나 소요사건을 강력히 대처했다. 치안문제에 관한 한 강경파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2003년 이후 계속 늘던 집단소요 사건은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1998년 국토자원부장으로 일할 때도 토지개발의 난맥상과 주먹구구식 자원개발, 어족자원 남획, 불법적인 환경오염을 단속했다.
그는 곧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을 예정이다. 중앙정법위원회는 공안 부문과 국가안전·사법·민생안전 부문, 법원·검찰 등 사법과 치안 분야를 총괄하는 최고 사법지도기관이다. 지난 5년간 공안부장으로 재직하며 공안을 장악하고 치안을 잘 유지한 것이 평가를 받은 셈이다.
10년 정치 경력 … 쩡 부주석 대변자 역할 예상
하지만 내년엔 또 다른 시험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베이징(北京)올림픽이다. 이를 안전하게 치르는 게 그의 임무다. 중국 정부는 독립을 원하는 소수민족이나 종교 세력, 테러 세력이 올림픽을 틈타 크게 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예부터 인재가 많이 배출된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출신이다. 특히 그가 태어난 어후(鵝湖)진은 유명인사가 많다. 수학자 화헝팡(華?芳), 음악가 왕선(王莘), 만화가 화쥔우(華君武)가 모두 어후진 사람이다. 또 물리학자 젠위창(錢偉長), 국학대사 첸무(錢穆), 국악가 류톈화(劉天華) 등도 어후진의 당커우(蕩口) 중학교를 졸업했거나 그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당커우 중학교는 65년의 역사를 지닌 지방의 명문 중학교다.
저우 상무위원의 정치 경력은 길지 않다. 1998년 국토자원부 부장을 시작으로 10년 정도다. 저우 상무위원 하면 많은 사람들은 ‘공안통’으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는 석유 전문가다. 이번에 정치국 위원에서 물러난 ‘철의 여인’ 우이(吳儀·69) 부총리와 같이 대표적인 ‘석유방’이다. 그는 1966년 베이징석유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 최대 유전인 다칭(大慶)유전 엔지니어를 시작으로 중국석유천연가스총공사(CNPC) 사장을 거쳐 98년 국토자원부장에 오르기까지 32년간 줄곧 석유업계에서 일했다.
석유 분야에서만 근무하던 그가 출세길에 들어선 데는 1990년대 말부터 형성된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과의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 쩡 부주석은 그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에게 천거했고, 고향이 그와 같은 장쑤성인 장 전 주석은 그를 직접 챙겼다. 2002년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하면서 공안부장을 맡게 된 것도 쩡 부주석의 힘이 컸다. 그는 쩡 부주석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그가 허 상무위원과 함께 이번에 물러난 쩡 부주석의 막후 영향력을 대변할 것으로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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