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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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 교수를 미소짓게 하라

  • 이도희 경기 송탄여고 국어교사·얼쑤 논술구술연구소 http://cafe.daum.net/hurrah2

    입력2007-02-26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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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점 교수를 미소짓게 하라
    학생들은 논술 참고서에 많이 의존한다. 여기에 더해 논술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가 학생들의 머리에 파고든다. 학생들은 주어진 논술 문제를 풀고 설명을 참고한 뒤 모범답안을 비교해보는 것으로 논술 공부를 끝낸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우리의 논술교육 현실이라고 자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 논술이 가장 원하는 것은 ‘창의성’이다. 따라서 논술 참고서와 교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논술 학습법이 과연 옳은지 생각해볼 일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 자신의 생각이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논술 참고서를 바탕으로 한 논술 강사의 일방적 수업은 거꾸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억누르는 결과를 초래한다.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한참 잘못됐다. 일반상식이 아닌 학생들의 생각을 논술 답안에서 애타게 찾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채점 교수들이다. 채점 교수들을 미소짓게 할 방법은 없는가? 다음의 글을 보자.

    “통합교과형 논술의 구체적 특징은 무엇인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주입식 교육에서 자기주도적 교육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기본 취지다. 이를 위해서는 둘째로 암기로 얻는 지식보다는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중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교육은 구체적으로는 셋째, 한 교과의 칸막이에 갇힌 교육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교과 간에 소통하는 교육, 그리고 넷째,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 네 가지 요소는 서로 연계된 통합 내용이다. ‘자기주도’ ‘창의력’ 등은 논술고사뿐 아니라 교육 일반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 박정하 성균관대 교수

    그동안 필자는 학교 논술교육 현장에서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논술 교육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그러한 고민의 결과는 ‘스스로통합논술학습법’으로 구체화됐다. 이 학습법은 말 그대로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으로, 학생 자신의 창의성을 최대한 뽑아낼 수 있다. 그 구체적 사례와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중국 가는 하늘 길, 대한항공-아시아나에 반씩 나눴다



    ② 워싱턴 중도파가 보는 ‘한반도와 한미동맹’

    ③ 포항 끝 모를 파업, 얻은 건 ‘머리띠’ 잃은 건 ‘일자리’

    ④ 수준별 수업의 논란

    ⑤ 새 교육부총리, 평등교육 코드 깨야

    ⑥ ‘도시의 성장은 일자리에 달렸다’-명암 갈린 두 도시 이야기

    ⑦ ‘양극화 해소’, 정권의 아이러니

    ⑧ ‘괴물’ 쏘나타 3700대 판매와 맞먹는다

    위의 제시문을 모두 읽은 뒤 각 제시문을 200자 내외로 요약한다. → 제시문 간 공통점, 차이점, 연관관계를 파악한다. →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의 기출문제를 보고 문제유형을 익힌다. → 자기 자신에게 낼 ‘맞춤형’ 논제를 머릿속에 구상한다. → 논제와 무관하다고 판단되는 제시문들을 걸러낸 뒤 선택한 제시문들을 토대로 답안을 구상한다. → 동료들 앞에서 자신이 만든 문제와 답안 구상을 발표한다. → 동료의 문제 제기와 교사의 추가 질문을 통해 답안이 다듬어진다. → 원고지에 답안을 적어 제출한다. →지도교사의 첨삭지도를 받는다. (‘동아일보’에 소개된 내용)

    논술 교사가 위의 8개 제시문을 신문, 시사주간지 등에서 발췌해 학생들에게 제시한다. 학생들은 각 제시문을 분석한 뒤 문제를 만들고 제시문을 편집한다. 이때 자신의 관점이 확보된다. 제시문은 학생들 자신의 생각에 의거해 대체로 4~5개로 편집된다. 이어서 학생은 자신이 만든 문제와 제시문 간의 관련성 및 자신의 생각을 앞에 나와 발표한 뒤 동료들의 반론을 받는다. 자신의 생각을 검증받는 것이다. 여기서 통과된 학생은 비로소 자신이 만든 문제에 대한 논술 답안을 작성해 제출한다. 최종적으로 논술 교사의 첨삭지도를 받는다.

    ‘스스로통합논술학습법’은 학생이 99% 주도적으로 학습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논술 교사의 생각이 학생에게 주입될 여지가 거의 없다. 학생이 자신의 관점을 세워 제시문을 편집하고 문제를 만들어 답안을 작성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동안 이것이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학습 방법임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창의성은 자기주도 학습에서 찾을 수 있다. 억압적인 학습 분위기에서 받는 주입식 논술교육은 박제된 지식을 쌓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이젠 논술 교사들이나 학생들 모두 용기를 내 논술 교사 주도의 수업이나 학습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필자가 연구한 ‘스스로통합논술학습법’은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대안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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