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들의 아지트’ 갤러리 쌈지가 2006년 첫 번째 전시로 류해윤(78) 옹의 개인전 ‘할아버지의 기억’을 열고 있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아본 적 없이 43년 동안 서울 길음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해온 류 옹은 71세에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첫 개인전을 여는 것이므로 ‘실험적인 신진을 발굴’하는 쌈지의 작가 리스트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때 군에서 미술상을 한 번 받았고, 19세에 절에 들어가 그림을 그리려고 가출했다 3개월 만에 돌아왔다니 류 옹에게 그림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6·25전쟁과 결혼 등으로 미술과 전혀 다른 인생길을 가던 류 옹은 1999년 제상에 올릴 선친 초상을 그리면서 다시 붓을 잡게 됐다. 류 옹의 아들이자 작가인 장복 씨에게 할아버지의 초상화를 채근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직접 작은 사진을 크게 그린 것.
“열 번 따라 그리니 비슷하게 그려집디다. 그림을 그리면 잡념과 고민이 없어져요. 아들은 ‘비싼’ 그림이라며 남들 주지 말라는데 저는 그림 그리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의 불만은 실물대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미술평론가 김홍희 씨는 “그 과정에서 환상과 상상이 개입된다”고 말한다. 50여점 전시작 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나들이’. 길에서 한 번 본 빨간 스포츠카에 멋지게 차려입은 노부부와 개가 앉아 있는 그림인데, 노신사는 류 옹의 팬터지가 아닐까 싶다. 비밀을 지키려는 듯 노려보는 개의 시선이 재미있다.
70년대 투기 열풍에 문을 열었던 세탁소 옆 복덕방을 작업실 삼아 류 옹은 오늘도 쉼 없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시는 1월23일까지, 02-736-0088.
초등학교 때 군에서 미술상을 한 번 받았고, 19세에 절에 들어가 그림을 그리려고 가출했다 3개월 만에 돌아왔다니 류 옹에게 그림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6·25전쟁과 결혼 등으로 미술과 전혀 다른 인생길을 가던 류 옹은 1999년 제상에 올릴 선친 초상을 그리면서 다시 붓을 잡게 됐다. 류 옹의 아들이자 작가인 장복 씨에게 할아버지의 초상화를 채근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직접 작은 사진을 크게 그린 것.
“열 번 따라 그리니 비슷하게 그려집디다. 그림을 그리면 잡념과 고민이 없어져요. 아들은 ‘비싼’ 그림이라며 남들 주지 말라는데 저는 그림 그리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의 불만은 실물대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미술평론가 김홍희 씨는 “그 과정에서 환상과 상상이 개입된다”고 말한다. 50여점 전시작 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나들이’. 길에서 한 번 본 빨간 스포츠카에 멋지게 차려입은 노부부와 개가 앉아 있는 그림인데, 노신사는 류 옹의 팬터지가 아닐까 싶다. 비밀을 지키려는 듯 노려보는 개의 시선이 재미있다.
70년대 투기 열풍에 문을 열었던 세탁소 옆 복덕방을 작업실 삼아 류 옹은 오늘도 쉼 없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시는 1월23일까지, 02-736-0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