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이영원
요즘 젊은이들이 첫날밤에 대해 달콤한 기대를 품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성에 대한 사회적 금기와 편견들을 깨고 솔직하게 서로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리 우려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자유로운 성개방 사회에서도 의외로 섹스에 대한 편견이 많이 남아 있다.
섹스는 남녀가 서로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최고의 묘약이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서먹서먹함도 손을 잡고 입을 맞추면서부터 서서히 사라져 서로 가까워지게 된다. 멀리 둘만의 밀월여행을 떠나 예기치 않게(?) 만리장성이라도 쌓는다면 이들은 이미 둘이 아닌 하나가 된다. 살아온 배경이 전혀 다른 남녀가 만나 백년해로하는 부부가 되는 데도 섹스가 큰 구실을 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섹스를 ‘삽입’과 ‘사정’이라는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섹스를 하면 으레 삽입과 사정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식이다.
섹스는 그 오묘함만큼이나 매우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삽입’과 ‘사정’이 섹스의 중요한 형태임은 분명하지만 때로는 애정 어린 ‘전희’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섹스를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여성들은 전희만으로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성감대를 자극하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자극하느냐도 중요하다.
위생만 철저히 유지한다면 오럴섹스도 굳이 피할 것만은 아니다. 젊었을 때는 오럴섹스를 즐기던 부부도 나이가 들면서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늙어서 섹스를 즐기는 것이 주책처럼 보이기 때문이란다. 남녀 상호간의 애정과 배려가 전제된다면 섹스에는 나이도 장벽도, 정답 또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