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질환 수술 장면(위)과 대한순환기학회가 만든 ‘심장 수호천사’ 캐릭터.
최근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관상동맥질환과 부정맥,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대표적인 심장질환들. 대한순환기학회가 최근 국내 심장질환 실태 파악을 위해 전국 주요 대학병원(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계명대병원)의 외래환자 74만2429명을 대상으로 국내 심장질환 발생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1996년~2002년) 동안 내원한 심혈관계 질환자의 수가 약 3.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혈압성 심장질환자는 3.8배, 허혈성 심장질환자(관상동맥 질환자)는 1.9배 증가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경제성장과 소득증가에 따른 식습관의 변화와 운동부족, 인구의 노령화, 서구화 등에 따른 것으로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지혈증과 고혈압.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의 지질(脂質)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상태(보통 혈청 100㎖당 총 콜레스테롤양이 200mg 이상 초과)를 말하며,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지혈증과 고혈압은 그 자체가 생명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장에 공급되는 혈액량을 줄여 다른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서구화된 생활패턴이 주요 원인
고혈압은 대부분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평소에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사망하거나 심한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의 합병증인 고혈압성 심장병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부종, 호흡곤란, 기침, 가래, 소화장애, 복통 등을 호소할 때가 많고 뇌혈관 합병증을 초래하면 의식장애, 사지마비, 운동장애 등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한순환기학회가 전문여론조사기관인 갤럽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5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작성한 ‘한국인의 심장질환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질환으로는 고혈압이 1위(22.6%)를 차지했고 심근경색증(17.3%), 돌연사(10.4%)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 젊은층에서 돌연사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듯 젊은층일수록 돌연사에 대해 걱정하는 비율이 높았다(30대 13.5%, 40대 11%, 50대 7.7%).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인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은 관상동맥질환에 의해 발생하므로 질환이 의심되면 곧바로 정확한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관상동맥질환이 의심되면 심전도 검사나 운동부하 검사, 심초음파 검사, 심장핵의학 검사 및 관상동맥 조영술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MRI(자기공명영상), CT(컴퓨터단층촬영) 관상동맥조영술이 진단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치료의 첫 단계로는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보통 치료법으로 중재적 시술, 풍선확장술, 스텐트 삽입, 동맥경화죽상종 제거술, 레이저 치료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재협착률을 5%로 낮춘 최신 치료법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심장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숙지하고 평소에 자신의 건강수치를 아는 것이 중요한 만큼, 국민들의 심장건강에 대한 의식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홍보가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고려대 의대 순환기내과 오동주 교수(대한순환기학회 홍보위원)는 “최근 심장질환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이 서구화된 생활패턴과 흡연인구 증가 등인 만큼국민들의 심장건강에 대한 의식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순환기학회는 심장질환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9월29일부터 10월5일까지를 ‘제1회 심장 수호 주간’으로 정하고 8대 도시 대국민 건강강좌, 심장건강 걷기대회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