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5일 취임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왼쪽). 노대통령의 오른손 손금.
노무현 대통령을 특징짓는 면면으로 얘기되는 것들이다. 그는 가난이 싫어 고향(경남 김해)을 떠나 부산에서 상고를 졸업한 후 고시에 도전해 변호사가 됐다.
1994년 만든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허드렛일을 거들던 부하들은 지난해 대선 때까지 가까이에서 그를 도왔다. 지난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등 민주당 내의 후보직 사퇴 압력에도 그는 “옥동자를 낳았으면 책임지라”며 끝까지 버텨냈다.
이러한 그의 성격과 인생역정은 손금에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노대통령이 2월25일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할 때 치켜든 오른손 바닥과 손등을 동아일보 카메라가 포착했는데, 이를 분석한 관상 및 수상전문가 주선희씨(한국도교학회 이사)는 “손금에 나타난 노대통령의 인생역정이 실제와 거의 비슷하다”면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는 처음 주이사에게 노대통령의 손금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고, 분석이 끝난 다음에 이를 알렸다. 주이사는 90년부터 14년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문화센터에서 ‘인상학과 수상학’을 강의하고 있다.
두뇌가 비상하지는 않지만 직감과 육감이 뛰어나다
노대통령의 손금 중 두뇌선은 그리 긴 편이 아니다. 주이사는 “두뇌선은 두뇌의 좋고 나쁨을 직접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길게 뻗을수록 좋기는 하다”며 “치밀하게 계산해 판단하기보다는 직감과 육감이 뛰어나 먼저 행동에 옮기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노대통령이 ‘바보’라고 불리면서까지 민주당 간판을 달고 부산에서 총선에 출마(2000년)하는 등 정치적 계산보다는 명분을 택한 ‘정서적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노대통령은 13대 때 통일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부산에 출마, 국회에 입성한 후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감각을 배웠다”고 말하곤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감의 정치’를 한다는 평을 받아왔다.
스스로 일어나 이름을 떨친다
주이사는 “손금의 태양선이 쭉 뻗어 운명선과 연결되면 노력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운명선이 길게 뻗어 있어 지난 인생역정이 험난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선대의 후광은 거의 받지 못하고 자수성가하는 운명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이는 노대통령의 정치역정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잘 알려진 대로 노대통령은 낙선에 낙선을 거듭하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에도 당내에서 후보 사퇴 압력을 받다가 후보단일화 여세를 몰아 일거에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말솜씨가 좋고 스태미나가 뛰어나다
새끼손가락은 혀나 힘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주이사는 “새끼손가락이 약지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길게 뻗어 있는데 이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고 체력이 왕성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다변(多辯)의 정치가’로 손꼽히는 노대통령은 2월27일 조각 인선 발표 때도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을 제쳐두고 자신이 직접 인선 과정을 설명할 정도로 ‘말하기’를 즐긴다. 종종 스스로 “말이 길어져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노대통령은 1월27일 대구에서 열린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전국 순회토론회’에서 1시간여 동안 1만6000여자에 달하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는 200자 원고지 80여장 분량으로 언론사 신춘문예 단편소설(원고지 70장)보다 길다.
이와 함께 주이사는 “손금 주인공의 체력이 동년배에 비해 좋을 것”이라며 “양기가 강한 보양식 등이 몸에 잘 받을 체질”이라고 했다. 실제로 노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피곤할 때면 삼계탕을 즐겨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