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힌두교 원리주의 야만 행위 말썽 … 국민들 비난 집권 인도 인민당도 곤혹힌두교는 인도인의 약 80%가 믿고 있는 인도 최대의 종교다. 해외에 거주하는 인도인까지 고려한다면 8억명이 넘는 신자를 거느리고 있다. 절대 다수의 인도인들이 힌두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도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인도인의 시선에는 불안과 우려가 가득하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시작되어 얼마 전에야 겨우 잠잠해진 구자라트 주의 종교 폭동은 세속주의(정치가 종교에 좌우되는 일이 없도록 정치와 종교를 확실하게 분리한다는 정책)를 외치는 지식인들을 필두로 하여 많은 인도인들에게 힌두교, 그중에서도 힌두 원리주의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불러일으켰다.
‘달궈진 쇠 들고 일곱 발자국을?’
구자라트 폭동의 발단은 지난 10여년간 갈등을 빚어왔던 아요디야 분쟁이다. 우타르 프라데쉬 주 아요디야는 힌두교의 성인인 람의 탄생지라고 알려져 있다. 지난 80년대 말, 이곳의 이슬람 사원인 바브리 마스지드 자리에 람의 사원을 재건하자는 운동이 힌두교도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즉 무슬림 사이의 갈등은 92년 힌두교도들이 바브리 마스지드를 파괴하는 바람에 격화되었다. 현재도 세계힌두교도연맹(VHP)과 같은 원리주의 단체들은 람 사원 재건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말썽 많은 지역에 사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들이 지난 2월 말 구자라트주 고드라에서 있었던 열차 습격사건을 계기로 유혈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그 후 수개월 동안 구자라트 주 전역에서는 힌두교도들에 의한 무슬림 공격이 이어졌다. 무슬림 지역에서의 방화 및 파괴 행위도 끊이지 않았다.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수만명의 무슬림들이 피난민 신세가 되어 떠돌아야 했다. 힌두교도들의 보복이 두려워 아예 삶의 터전을 포기하고 다른 주로 떠나는 무슬림도 적지 않았다. 인도 정부의 공식 집계로는 8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돼 있으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2000명 이상이라고 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힌두교 원리주의 단체인 세계힌두교도연맹, 바즈랑 달 등은 일부 인사들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목되기까지 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몇 가지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면서 힌두 원리주의는 다시 한번 비난의 표적이 되었다. 모두 힌두교의 전통을 따르는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비인간적 행위를 한 사건들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안드라 프라데시 주에서는 현대판 마녀사냥으로라도 불릴 만한 정조 테스트가 벌어졌다. 시댁에 알리지 않고 힌두교 성지를 순례하고 돌아온 여성의 정조를 시험하기 위해 시어머니와 남편이 한 여성에게 손바닥 위에 붉게 달구어진 쇳조각을 얹고 일곱 발자국을 걷도록 강요한 것이다. 이 행위는 아그니 빠릭샤(결혼의 신 아그니의 시험)라고 불리는 정조 시험방법 중 하나다. 아그니 빠릭샤는 끓는 기름 속에 손을 넣거나 물살이 센 강물 속에 들어가 버티게 하는 등 가혹한 방법으로 악명이 높다.
또 마디야 프라데시 주의 한 마을에서는 60세의 카투바이라는 여성이 죽은 남편의 장례식 때 산 채로 함께 화장되는 힌두교 악습 ‘사띠’의 희생양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카투바이가 자발적으로 사띠를 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말 외압이 없었는지를 확인할 길은 없다. 마을 회의나 카스트 회의가 이 여성에게 사띠를 강요했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설사 자발적이었다 하더라도 이웃들이 그것을 방조한 데에는 ‘힌두적 열녀관’이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타밀나두 주에서 일어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위험한 힌두교 의례 또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어린이의 몸을 제물로 원하는 깔리 신과 마리아이 신, 이 힌두교의 두 여신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생후 수개월부터 8세 이전의 어린이 100여명을 천으로 싸서 땅에 묻었다가 꺼내는 의례가 행해진 것이다. 그 전부터 타밀나두 지역은 어린이들을 거꾸로 매다는 등 여러 가지 위험한 종교 의례들을 많이 행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일련의 사건들은 힌두교 원리주의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그치지 않고 힌두교 정당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했다. 현재 인도 중앙정부에서 연립내각을 주도하며 정권을 잡고 있는 인도인민당은 대표적인 힌두교 정당이다. 자연히 인도인민당은 구자라트 사태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구자라트 주 폭력사태가 오랜 기간 동안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구자라트 주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주 수상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인도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야당인 국민회의당과 공산당은 물론이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정당들이 한목소리로 구자라트 주 수상의 퇴임을 요구하고 나와 인도인민당은 한때 사면초가의 입장에 빠지기도 했다. 주 수상에 대한 퇴임 요구를 받아들이자니 종교분쟁을 조장한 책임을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될 것이고, 계속 반대하자니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다른 정당들의 지지를 잃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구자라트 주 수상인 나렌드라 모디는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구자라트 주에서 조기 선거를 실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간에 구자라트 주 선거에서는 종교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타밀나두의 어린이 종교의례 문제도 지역 내에서 정치적 문제를 일으켰다. 가혹한 의례의 현장에 타밀나두 주 정부의 두라이라즈 도시개발부 장관이 참석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의례를 지켜보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언론과 지식인들은 정치인들의 특정 종교집단과의 연계를 비난하며, 이것이 결국 이와 같은 ‘비윤리적 행태’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두라이라즈는 장관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사띠와 정조 테스트를 한 지역에서도 비슷한 비판여론이 일었다. 많은 지식인들은 인도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인도의 정치와 종교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확연하게 드러내주는 사건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사건들을 바라보는 대다수 인도인들의 시선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종교의식이라고 해도 여성과 어린이를 이처럼 학대하는 일은 종교의식의 탈을 쓴 야만적인 행위라는 비난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다. 일부 인도인들은 ‘자신들이 인도인이란 사실이 부끄럽다’고 말할 정도다.
지식인과 학자들은 힌두교 원리주의자들과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에 대해 비난하면서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한편, 이러한 사건들이 인도인들의 정체성에 끼칠 악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나 지금 우후죽순처럼 터져나오는 반성과 비난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와서 힌두교의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할지는 의심스럽기만 하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시작되어 얼마 전에야 겨우 잠잠해진 구자라트 주의 종교 폭동은 세속주의(정치가 종교에 좌우되는 일이 없도록 정치와 종교를 확실하게 분리한다는 정책)를 외치는 지식인들을 필두로 하여 많은 인도인들에게 힌두교, 그중에서도 힌두 원리주의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불러일으켰다.
‘달궈진 쇠 들고 일곱 발자국을?’
구자라트 폭동의 발단은 지난 10여년간 갈등을 빚어왔던 아요디야 분쟁이다. 우타르 프라데쉬 주 아요디야는 힌두교의 성인인 람의 탄생지라고 알려져 있다. 지난 80년대 말, 이곳의 이슬람 사원인 바브리 마스지드 자리에 람의 사원을 재건하자는 운동이 힌두교도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즉 무슬림 사이의 갈등은 92년 힌두교도들이 바브리 마스지드를 파괴하는 바람에 격화되었다. 현재도 세계힌두교도연맹(VHP)과 같은 원리주의 단체들은 람 사원 재건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말썽 많은 지역에 사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들이 지난 2월 말 구자라트주 고드라에서 있었던 열차 습격사건을 계기로 유혈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그 후 수개월 동안 구자라트 주 전역에서는 힌두교도들에 의한 무슬림 공격이 이어졌다. 무슬림 지역에서의 방화 및 파괴 행위도 끊이지 않았다.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수만명의 무슬림들이 피난민 신세가 되어 떠돌아야 했다. 힌두교도들의 보복이 두려워 아예 삶의 터전을 포기하고 다른 주로 떠나는 무슬림도 적지 않았다. 인도 정부의 공식 집계로는 8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돼 있으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2000명 이상이라고 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힌두교 원리주의 단체인 세계힌두교도연맹, 바즈랑 달 등은 일부 인사들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목되기까지 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몇 가지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면서 힌두 원리주의는 다시 한번 비난의 표적이 되었다. 모두 힌두교의 전통을 따르는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비인간적 행위를 한 사건들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안드라 프라데시 주에서는 현대판 마녀사냥으로라도 불릴 만한 정조 테스트가 벌어졌다. 시댁에 알리지 않고 힌두교 성지를 순례하고 돌아온 여성의 정조를 시험하기 위해 시어머니와 남편이 한 여성에게 손바닥 위에 붉게 달구어진 쇳조각을 얹고 일곱 발자국을 걷도록 강요한 것이다. 이 행위는 아그니 빠릭샤(결혼의 신 아그니의 시험)라고 불리는 정조 시험방법 중 하나다. 아그니 빠릭샤는 끓는 기름 속에 손을 넣거나 물살이 센 강물 속에 들어가 버티게 하는 등 가혹한 방법으로 악명이 높다.
또 마디야 프라데시 주의 한 마을에서는 60세의 카투바이라는 여성이 죽은 남편의 장례식 때 산 채로 함께 화장되는 힌두교 악습 ‘사띠’의 희생양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카투바이가 자발적으로 사띠를 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말 외압이 없었는지를 확인할 길은 없다. 마을 회의나 카스트 회의가 이 여성에게 사띠를 강요했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설사 자발적이었다 하더라도 이웃들이 그것을 방조한 데에는 ‘힌두적 열녀관’이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타밀나두 주에서 일어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위험한 힌두교 의례 또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어린이의 몸을 제물로 원하는 깔리 신과 마리아이 신, 이 힌두교의 두 여신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생후 수개월부터 8세 이전의 어린이 100여명을 천으로 싸서 땅에 묻었다가 꺼내는 의례가 행해진 것이다. 그 전부터 타밀나두 지역은 어린이들을 거꾸로 매다는 등 여러 가지 위험한 종교 의례들을 많이 행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일련의 사건들은 힌두교 원리주의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그치지 않고 힌두교 정당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져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했다. 현재 인도 중앙정부에서 연립내각을 주도하며 정권을 잡고 있는 인도인민당은 대표적인 힌두교 정당이다. 자연히 인도인민당은 구자라트 사태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구자라트 주 폭력사태가 오랜 기간 동안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구자라트 주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주 수상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인도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야당인 국민회의당과 공산당은 물론이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정당들이 한목소리로 구자라트 주 수상의 퇴임을 요구하고 나와 인도인민당은 한때 사면초가의 입장에 빠지기도 했다. 주 수상에 대한 퇴임 요구를 받아들이자니 종교분쟁을 조장한 책임을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될 것이고, 계속 반대하자니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다른 정당들의 지지를 잃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구자라트 주 수상인 나렌드라 모디는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구자라트 주에서 조기 선거를 실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간에 구자라트 주 선거에서는 종교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타밀나두의 어린이 종교의례 문제도 지역 내에서 정치적 문제를 일으켰다. 가혹한 의례의 현장에 타밀나두 주 정부의 두라이라즈 도시개발부 장관이 참석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의례를 지켜보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언론과 지식인들은 정치인들의 특정 종교집단과의 연계를 비난하며, 이것이 결국 이와 같은 ‘비윤리적 행태’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두라이라즈는 장관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사띠와 정조 테스트를 한 지역에서도 비슷한 비판여론이 일었다. 많은 지식인들은 인도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인도의 정치와 종교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확연하게 드러내주는 사건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사건들을 바라보는 대다수 인도인들의 시선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종교의식이라고 해도 여성과 어린이를 이처럼 학대하는 일은 종교의식의 탈을 쓴 야만적인 행위라는 비난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다. 일부 인도인들은 ‘자신들이 인도인이란 사실이 부끄럽다’고 말할 정도다.
지식인과 학자들은 힌두교 원리주의자들과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에 대해 비난하면서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한편, 이러한 사건들이 인도인들의 정체성에 끼칠 악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나 지금 우후죽순처럼 터져나오는 반성과 비난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와서 힌두교의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할지는 의심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