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쿠바를 좋아하는 이유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그보다 더 푸른 빛을 띠는 바다, 그리고 하얀 백사장을 자랑하는 천혜의 휴양지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쿠바라는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 백인과 흑인, 그리고 물라토들의 어우러짐과 그들이 발산하는 열정이 매력적인 탓이 크다.
쿠바인들은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어린이, 어른, 노인이라는 세대간 계층을 뛰어넘어, 이념과 가난이라는 역경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그들은 노래하고 춤춘다. 거리에서나 여느 카페에서나 이들의 흥겨운 노랫소리와 춤사위는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당연한 듯 이 자리에 술이 등장한다. 그것도 다름 아닌 이들의 자랑인 럼주.
‘럼(rum)’이라는 이름은 ‘흥분(rumbullion)’ 또는 ‘마구 떠들어댐’과 달콤함을 상징하는 ‘사탕수수(라틴어로 succharum)’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 증류주를 마신 사람들이 흥분하여 소란을 피웠다는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흥분해서 떠드는 쾌활함. 이것은 바로 쿠바 사람들을 설명하는 하나의 코드다. 이 코드와 연결된 것이 럼인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쿠바산 럼이 세계를 정복한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럼은 17세기 초 카리브해에서 탄생하여 서인도 제도의 여러 나라에서 제조 판매되었다. 럼의 원료는 사탕수수. 따라서 사탕수수가 나는 열대지방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생산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이 바로 서인도 제도의 제품이다. 사탕수수의 원산지는 인도지만, 점차 서쪽으로 전해져 남부 유럽에서도 재배되었으며, 스페인에 의해 신대륙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사탕수수 재배에 딱 맞는 기후 조건을 가진 쿠바가 세계 제일의 사탕수수 생산지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아프리카의 흑인이 신대륙의 쿠바로 끌려와 노동을 하고 지금의 물라토라는 새로운 인종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럼으로 인해 그 악명 높았던 노예무역이 시작되었던 셈이다.
사탕수수 즙을 농축시켜서 설탕 결정을 분리하고 남은 액을 당밀이라 하는데, 이것이 보편적인 럼의 원료이다. 당밀은 고온에서 발효시키면 알코올로 변하는데, 이것을 증류하면 럼이 된다. 유독 사탕수수의 당밀이 술의 원료로 쓰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밀은 보통 55∼66%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데다 산성으로 풍미가 좋고 독특한 단맛과 향이 있다. 또한 당밀을 자연 발효시킬 때 효모뿐 아니라 여러 가지 박테리아도 작용해 럼 특유의 향기가 만들어진다. 럼도 위스키와 마찬가지로 숙성 공정이 있는데, 위스키를 숙성시킬 때 사용하는 화이트 오크통이 주로 쓰인다.
알코올 재료와 숙성 기간에 따라 럼의 종류가 나뉘기도 한다. 처음에는 옛날 영국 식민지에서 주로 만든 향미가 강한 헤비 럼(Heavy Rum)과 스페인 식민지에서 만든 라이트 타입의 럼으로 크게 나뉘었는데, 그 중간급의 럼도 만들지고 있다. 또한 위스키나 브랜디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럼은 원래 당밀로 만드는 것이 정석이지만 나라마다 약간씩 재료가 달라지기도 한다.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만을 원료로 사용해 럼을 만들고 자메이카에서는 증류할 때 나오는 폐액을 혼합해 독특한 향미의 럼을 생산하기도 한다.
쿠바산 럼은 알코올 성분이 낮고 맛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그 가운데서도 쿠바 정부가 공인하는(쿠바 정부는 아바나 클럽 병에 정부가 인증한다는 문구의 인증서를 인쇄하여 붙여놓고 있다) ‘아바나 클럽’은 특히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바나 클럽은 주로 칵테일의 주재료로 쓰이는 실버 드라이(Silver Dry)와 함께 발효 기간에 따라 3년, 5년, 7년산의 다양한 종류가 생산되고 있다.
쿠바산 럼주에는 아바나 클럽 말고도 특유의 박쥐 로고를 사용하며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바카디(bacardi)나 코루바(coruba)도 유명하지만, 쿠바산 럼주의 대명사는 여전히 아바나 클럽이다. 그래서인지 쿠바의 카페 어디에서나 아바나 클럽을 만날 수 있다. 헤밍웨이가 자주 들렀다는 한 카페에서도 아바나 클럽은 진열장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럼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설탕을 만들다가 남은 원료로 만들어져 값이 싼 편이라는 이유 말고도,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칵테일용으로 많은 호응을 받은 것이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 럼 마니아들은 향기가 자극적이며 독한 럼은 그냥 마시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하지만, 럼이 급속도로 대중화된 것은 칵테일이나 펀치(물·우유·과즙·향료 따위를 섞어 음료로 만든 것)로 만들어지면서부터다.
현재는 쿠바에서도 럼주를 그냥 마시기보다는 칵테일로 만들어 마시는데, 아바나 클럽으로 만든 모히또(MOJITO)와 쿠바 리브레(Libre), 다이끼리(DAIQUIRI)가 특히 인기가 있다. 모히또는 일반 맥주 컵 크기에 설탕과 레몬 주스를 약간 섞어 민트 잎을 띄운 후 얼음과 아바나 클럽을 넣어 만든 것으로, 민트의 향기와 레몬의 새콤한 맛에 럼의 독한 맛이 희석되어 향긋함을 느끼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쿠바 리브레는 바카디로 만든 것도 유명한데, 콜라와 럼을 5대 1의 비율로 섞어 만든다. 다이끼리는 샴페인 잔에 설탕과 레몬 반 개를 짠 즙을 넣고 아바나 클럽 실버 드라이를 넣어 섞은 후, 잘게 간 얼음을 함께 섞은 것으로 시원함과 레몬에 섞인 럼의 향기가 독특하다.
쿠바인들은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어린이, 어른, 노인이라는 세대간 계층을 뛰어넘어, 이념과 가난이라는 역경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그들은 노래하고 춤춘다. 거리에서나 여느 카페에서나 이들의 흥겨운 노랫소리와 춤사위는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당연한 듯 이 자리에 술이 등장한다. 그것도 다름 아닌 이들의 자랑인 럼주.
‘럼(rum)’이라는 이름은 ‘흥분(rumbullion)’ 또는 ‘마구 떠들어댐’과 달콤함을 상징하는 ‘사탕수수(라틴어로 succharum)’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 증류주를 마신 사람들이 흥분하여 소란을 피웠다는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흥분해서 떠드는 쾌활함. 이것은 바로 쿠바 사람들을 설명하는 하나의 코드다. 이 코드와 연결된 것이 럼인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쿠바산 럼이 세계를 정복한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럼은 17세기 초 카리브해에서 탄생하여 서인도 제도의 여러 나라에서 제조 판매되었다. 럼의 원료는 사탕수수. 따라서 사탕수수가 나는 열대지방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생산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이 바로 서인도 제도의 제품이다. 사탕수수의 원산지는 인도지만, 점차 서쪽으로 전해져 남부 유럽에서도 재배되었으며, 스페인에 의해 신대륙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사탕수수 재배에 딱 맞는 기후 조건을 가진 쿠바가 세계 제일의 사탕수수 생산지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아프리카의 흑인이 신대륙의 쿠바로 끌려와 노동을 하고 지금의 물라토라는 새로운 인종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럼으로 인해 그 악명 높았던 노예무역이 시작되었던 셈이다.
사탕수수 즙을 농축시켜서 설탕 결정을 분리하고 남은 액을 당밀이라 하는데, 이것이 보편적인 럼의 원료이다. 당밀은 고온에서 발효시키면 알코올로 변하는데, 이것을 증류하면 럼이 된다. 유독 사탕수수의 당밀이 술의 원료로 쓰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밀은 보통 55∼66%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데다 산성으로 풍미가 좋고 독특한 단맛과 향이 있다. 또한 당밀을 자연 발효시킬 때 효모뿐 아니라 여러 가지 박테리아도 작용해 럼 특유의 향기가 만들어진다. 럼도 위스키와 마찬가지로 숙성 공정이 있는데, 위스키를 숙성시킬 때 사용하는 화이트 오크통이 주로 쓰인다.
알코올 재료와 숙성 기간에 따라 럼의 종류가 나뉘기도 한다. 처음에는 옛날 영국 식민지에서 주로 만든 향미가 강한 헤비 럼(Heavy Rum)과 스페인 식민지에서 만든 라이트 타입의 럼으로 크게 나뉘었는데, 그 중간급의 럼도 만들지고 있다. 또한 위스키나 브랜디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럼은 원래 당밀로 만드는 것이 정석이지만 나라마다 약간씩 재료가 달라지기도 한다.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만을 원료로 사용해 럼을 만들고 자메이카에서는 증류할 때 나오는 폐액을 혼합해 독특한 향미의 럼을 생산하기도 한다.
쿠바산 럼은 알코올 성분이 낮고 맛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그 가운데서도 쿠바 정부가 공인하는(쿠바 정부는 아바나 클럽 병에 정부가 인증한다는 문구의 인증서를 인쇄하여 붙여놓고 있다) ‘아바나 클럽’은 특히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바나 클럽은 주로 칵테일의 주재료로 쓰이는 실버 드라이(Silver Dry)와 함께 발효 기간에 따라 3년, 5년, 7년산의 다양한 종류가 생산되고 있다.
쿠바산 럼주에는 아바나 클럽 말고도 특유의 박쥐 로고를 사용하며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바카디(bacardi)나 코루바(coruba)도 유명하지만, 쿠바산 럼주의 대명사는 여전히 아바나 클럽이다. 그래서인지 쿠바의 카페 어디에서나 아바나 클럽을 만날 수 있다. 헤밍웨이가 자주 들렀다는 한 카페에서도 아바나 클럽은 진열장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럼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설탕을 만들다가 남은 원료로 만들어져 값이 싼 편이라는 이유 말고도,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칵테일용으로 많은 호응을 받은 것이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 럼 마니아들은 향기가 자극적이며 독한 럼은 그냥 마시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하지만, 럼이 급속도로 대중화된 것은 칵테일이나 펀치(물·우유·과즙·향료 따위를 섞어 음료로 만든 것)로 만들어지면서부터다.
현재는 쿠바에서도 럼주를 그냥 마시기보다는 칵테일로 만들어 마시는데, 아바나 클럽으로 만든 모히또(MOJITO)와 쿠바 리브레(Libre), 다이끼리(DAIQUIRI)가 특히 인기가 있다. 모히또는 일반 맥주 컵 크기에 설탕과 레몬 주스를 약간 섞어 민트 잎을 띄운 후 얼음과 아바나 클럽을 넣어 만든 것으로, 민트의 향기와 레몬의 새콤한 맛에 럼의 독한 맛이 희석되어 향긋함을 느끼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쿠바 리브레는 바카디로 만든 것도 유명한데, 콜라와 럼을 5대 1의 비율로 섞어 만든다. 다이끼리는 샴페인 잔에 설탕과 레몬 반 개를 짠 즙을 넣고 아바나 클럽 실버 드라이를 넣어 섞은 후, 잘게 간 얼음을 함께 섞은 것으로 시원함과 레몬에 섞인 럼의 향기가 독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