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쓰고 신뢰 찾고… 지금이 딱이야”](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4/09/30/200409300500085_1.jpg)
삼성캐피탈은 90일 미만 연체 고객 중 재해나 실직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객들에게는 이자나 연체료를 감면해주거나 최장 60개월까지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는 채무조정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채무 독촉 등 나쁜 이미지 해소 기대
삼성캐피탈이 채무조정을 해주는 고객들은 재해, 실직, 질병, 생계형 해외취업, 일시적 유동성 부족 사유 등 모두 8개 유형. 이런 유형에 해당하는 고객들 중 채무조정 혜택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거주지 동사무소에서 발행해주는 수재증명서를 가까운 영업소에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삼성캐피탈 관계자는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마음으로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의 각 지점에 95명의 고객 신용보호 전담조직을 운영하는 등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캐피탈은 이미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자연재해, 실직 등 불가피한 재난에 대한 신용보호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었다. 또 지난 98년 강우 피해 당시에는 불입월을 유예해주거나 채무조정해주는 방법 등으로 이미 2300여 건에 53억원 규모의 고객 신용보호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캐피탈에 맞서 ‘드림론패스’를 내세워 대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역시 고객명단을 토대로 수재민 현황 파악 등에 나섰다. 카드업계 또한 이번 수해와 태풍 피해를 이미지 개선의 기회로 삼으려는 듯 발빠르게 고객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 8월 중순 이미 수해지역 신용카드 회원에 대해 8월 이후 미결제분 중 신청일까지의 이용대금을 11월까지 청구 유예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수해로 인해 교통이 두절되었거나 인근 금융기관의 업무 중단 등으로 인해 카드대금 수납이 불가능한 회원에 대해서는 1개월 이내의 연체료를 면제해준다. 또 수해지역에서 신용카드 조회기가 유실되거나 고장났을 경우 가맹점들은 임시 전화승인 제도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직접적 혜택 이외에도 수재의연금의 카드 납부를 가능케 하는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객들에 대한 채무 독촉 등과 관련해서도 할부금융회사나 카드회사들이 최근 부쩍 신중한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캐피탈은 △제3자에 대한 독촉 금지 △고객 요구를 끝까지 경청하는 자세 △아침 9시 이전이나 저녁 9시 이후 절대 독촉 금지 등을 ‘채권관리 3대 원칙’으로 정해 실천하고 있다.
또 국민카드는 지난 7월부터 기존 회원 중 카드 대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한 회원이라고 하더라도 이 회원이 연체대금 상환계획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거친 후 새로운 대출을 해줘 연체금을 갚도록 할 방침이다. 한미은행도 수술비 등의 용도에 한해 한미카드를 이용했다가 갚지 못하는 연체고객을 상대로 개인 워크아웃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티파이낸셜 등 외국계 선진 금융기관들이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고객의 원금 상환을 연장해주고 이자를 낮춰 장기간에 걸쳐 갚을 수 있게 해주는 신용보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추세를 볼 때 국내 금융시장에도 신용보호 프로그램이 점차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