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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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호텔, 제빵회사로 간판 교체?

‘베이커리’ 주력사업으로 선택 … 올 매출액 600억 예상, 숙박업 수익 따라잡기

  • < 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sky3203@donga.com

    입력2004-10-07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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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호텔, 제빵회사로 간판 교체?
    조선호텔이 이르면 내년 5월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지난 7월24일 조선호텔은 오는 2003년에 기업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숙박업종으로 거래소에 상장되는 건 호텔신라 이후 두 번째.

    그런데 조선호텔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베이커리 사업부에 대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혀 화제다. 조선호텔은 현재 49개인 베이커리 매장을 연말까지 55개로 늘리고, 2010년경에는 115개로 확대하는 등 베이커리 사업을 호텔 제1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숙박업이 아닌 베이커리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선택한 건 그동안 조선호텔 베이커리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기 때문이다. 조선호텔 전체 매출액이 1999년 831억원에서 지난해 172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데는 매출액이 1999년 160억, 2000년 310억, 지난해 430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매출 600억원을 전망하는 베이커리 사업부의 역할이 컸다.

    이러한 베이커리 사업의 성장은 조선호텔이 계열사로 있는 신세계의 사업 확장과도 맞물려 있다. 조선호텔 베이커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다름 아닌 대형 할인매장 이마트와 세계적인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로 모두 신세계의 주력사업. 이마트 매장 수가 2005년까지 전국적으로 80여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스타벅스 역시 현재 42개 매장을 2010년까지 200여개로 5배 가까이 늘려 나간다는 것이 신세계측 계획. 따라서 이들 매장에 들어가는 조선호텔 베이커리 사업도 급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호텔측의 설명이다.

    베이커리 업계 2위 자리 넘봐



    뿐만 아니라 호텔이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할인점의 저렴한 가격, 또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젊은 이미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점도 베이커리 사업 급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베이커리 사업부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day&day’는 1997년 11월 신세계 분당점 이마트에 처음 입점해 ‘그날 만든 빵은 그날 판매한다’는 경영원칙으로 현재까지 매장 수를 43개로 늘리며 매년 35%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3년 전 들여온 프랑스의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 ‘달로와요’(dalloyau)는 가격 및 품질에서 선택의 폭을 크게 넓혔다. 케익류와 페스트리 초콜릿 등 8000가지 이상의 자체 레서피를 보유하고, 프랑스 국빈행사를 담당할 만큼 맛과 품질을 인정받은 달로와요는 현재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등 5개 매장에서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다.

    베이커리 사업이 밀가루 반죽 부풀어 오르듯 팽창함에 따라 현재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은 1800평 규모의 두 개 공장이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여 조선호텔은 충남 천안에 최첨단 자동화시설을 갖춘 3000여평의 제3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베이커리 사업이 올해 예상 매출 600억원을 달성하면 700억원대의 숙박업 수익을 제치고 호텔 제1사업으로 올라서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일. 조선호텔은 공장 추가 건설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면 현재 파리바게뜨, 크라운베이커리에 이어 업계 3~4위에 머물러 있는 조선호텔 베이커리가 2위 자리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호텔 객실 수가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숙박업으로 매출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베이커리 사업을 중심으로 호텔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첨단 시설로 비즈니스 호텔의 이미지를 굳히면서 고급스러운 식생활 문화를 선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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