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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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의 인간 승리… 그 배경은 제약사 후원

  • 최영철 기자

    입력2004-10-07 1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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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스트롱의 인간 승리… 그 배경은 제약사 후원
    지난 7월28일 프랑스에서는 위대한 한 인간의 눈물겨운 드라마가 펼쳐졌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고환암 3기, 생존율 40%라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져 있었던 사이클 선수가 세계 최고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드프랑스에서 4연패의 업적을 달성한 것.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총 3282km의 거리를 달려, 그것도 189명의 기라성 같은 세계적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의 업적을 달성한 ‘초인간’의 이름은 바로 랜스 암스트롱(31).

    미국 텍사스 출신인 랜스는 세계적 사이클 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지난 96년 고환이 뒤틀리는 통증과 심한 두통 증세에 시달리다 결국 고환암 판정을 받는다. 이미 그의 폐 속에는 골프공만한 종양이 10여개나 자리를 잡았고, 종양은 뇌에까지 퍼져 있었다. 실의와 고통에 빠져 있던 그는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나야만 했다.

    폐와 뇌에 번진 암 덩어리를 떼어내고 오른쪽 고환을 제거하는 세 번의 수술과 체중을 9kg이나 감소시킬 만큼의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견뎌낸 그는 고환암 판정 2년 만인 98년 2월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연이은 우승. 그리고 99년 7월, 사이클 선수들도 완주가 힘들다는 투르드프랑스에 참가해 우승을 한 후 올해까지 네 번이나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그는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의 위대함은 암을 정복한 후 더욱 빛을 발한다. ‘랜스 암스트롱 재단’을 만들어 암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한 것. 암 조기 치료를 위한 교육과 지원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암환자에게 직접 항암제를 지급하기도 했다. 캠페인도 벌였다.

    이런 그의 재기 뒤에는 든든한 후견인이 있었다. 우리에겐 항암제 탁솔로 잘 알려진 다국적 제약사 BMS. 회사측은 이익의 사회환원을 위한 일련의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이야기하지만 홍보를 위한 투자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탁솔은 국내 암환자에게 처방되는 대표적 항암제. 워낙 고가의 약이라 환자가족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허권이 만료돼 국내 제약사들의 카피 약품이 나와 있지만 오리지널 약품과 가격차가 그리 나지 않는 게 현실. 만약 BMS사가 오리지널 약품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국내 제약사 카피 약품 가격도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분명한 일이다.



    많은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의 속성상 어려울지 모르지만 약품가격 인하와 관련해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 정부에 대한 압력설과 로비설이 난무하고 있는 요즈음, BMS사가 암스트롱 재단을 후원하는 마음으로 가격인하에 앞장서 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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