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진흥재단이 지난 5월17일 지원서류를 마감한 결과, 인문사회 분야에서 238개 기관이 631개 과제를 신청했고 기초과학 분야는 133개 기관에서 775개 과제를 신청했다. 인문사회 분야 신청 연구비만 1643억5822만7000원, 기초과학 분야는 448억614만원에 달했다. 교수들의 참여 열기도 높아 연구서를 제출한 인문사회 분야 교수가 4809명, 박사급 연구자가 4880명으로 국내 2년제 대학을 포함 인문사회 분야 교수 4명 중 1명꼴로 이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어차피 책정된 예산이니 먼저 쓰는 사람이 임자”라는 안이한 태도로 사람들을 끌어모아 급조한 팀의 경우, 상당한 낭패감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학술진흥재단은 처음부터 ‘선택과 집중’ ‘엄정한 심사’를 강조했고, 전공별 심사위원들도 이번에는 “돈이 있으니까 주기 위해 심사한다”는 태도를 버렸다.
심사 진행 과정에 대해 학술진흥재단측은 7월 말 최종 발표까지 말을 아끼지만, 대학가에서는 1차 서류심사에서 이미 40%가 탈락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중대형 과제의 경우 2차 면담심사가 예상 외로 까다로워 아무도 최종 선정을 자신하지 못하는 상태다. 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지원부의 김용성 부장은 “면담 심사의 부작용도 예상했으나 서류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꼼꼼히 짚어볼 수 있어 기대 이상으로 효과가 있었다”며 “이달 안으로 심사과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거쳐서 더욱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가 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예상 외로 탈락자가 많아 학술지원금이 남아도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학술진흥재단측은 만약 지원액이 남을 경우 어떤 기준에서 재공고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놓고 고심중이다. 사상 최대의 학술지원금을 놓고 국민과 학계와 정부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