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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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웰의 키는 아직도 자란다?

  • < 전 창/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 jeon@donga.com

    입력2004-12-01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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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웰의 키는 아직도 자란다?
    조니 맥도웰(30· SK빅스)만큼 한국 프로농구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도 없다. 97∼98 시즌부터 한국무대에서 뛰어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그는 네 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 MVP를 세 번이나 차지했다. 지난 시즌만 우승팀 삼성의 아티머스 매클래리에게 내줬을 뿐. 블랙탱크라는 별명이 어울리게 두꺼운 가슴을 디밀고 골 밑으로 돌진하는 그의 앞을 가로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97∼98 시즌 맥도웰을 앞세워 프로농구 첫 우승을 차지한 현대는 원래 맥도웰을 원하지 않았다. 현대가 원한 선수는 LG 돌풍의 주역 버나드 블런트. 그런데 현대보다 지명순위가 앞섰던 LG 이충희 감독이 암묵적 동의를 깨고 블런트를 냉큼 호명했다.

    허를 찔린 신선우 감독은 20명을 뽑는 드래프트에서 18위로 맥도웰을 지명했다. 열이 식지 않은 신감독은 필라델피아의 숙소로 돌아와 이충희 감독에게 쓰레기통을 집어던져(쓰레기통은 빗나가 정덕화 당시 LG 코치가 뒤집어썼다) 경찰까지 출동했다. 이들이 경찰서에 끌려가지 않은 것은 ‘한국 사람들은 타지에서 만나 반가우면 이렇게 쓰레기통을 집어던진다’고 둘러댄 덕택이었다고.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맥도웰은 보배 중 보배였다.

    나중에 알려진 일이지만 맥도웰은 선천적으로 한국무대에서 뛸 수 없었다. 그의 어정쩡한 키 때문. 지난 시즌 이전까지 한국농구연맹(KBL)의 용병 선발기준은 단신 6피트 4인치(193.04cm) 이하, 장신 6피트 9인치(205.7cm)로 나누어 뽑았다. 단신 선수로 분류된 맥도웰은 190.5cm.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SK 빅스의 지명을 받아 올해 신장계에 다시 올라선 맥도웰의 키는 6피트 5인치(195.58cm).

    97년 당시 아직 틀이 잡히지 않은 KBL은 용병들 신장을 줄자로 재는 ‘원시성’을 과시했다. 무릎만 약간 구부리면 5cm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차이. 장신자 그룹에선 상대적으로 작은 키로 지명받지 못할 것을 예상한 맥도웰의 잔머리가 발동했던 것이다.



    올 시즌 2순위 지명을 받고 한국에 처음 온 안드레 페리(삼보)는 지난 11월18일 맥도웰이 있는 SK 빅스와의 경기에서 참패한 뒤 사라져 한때 팀 관계자가 잔뜩 긴장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맥도웰 때문에 자존심 상한 페리가 정처없이 서울시내를 걸어다닌것. 미국에서 NBA 하부리그 격인 USBL에서 뛸 때 실력이 모자라 오갈 데 없던 맥도웰이 한국에서 펄펄 날고 있는 것을 보니, 맥도웰보다 실력이 낫다고 생각했던 페리가 열받은 것이다.

    첫 시즌에는 3점슛 단 한 개만 기록했던 맥도웰은 올 시즌엔 11경기에서 벌써 8개를 터뜨리고 있다. 경기 측면에서도 이미 ‘한국화’됐다는 얘기다. 용병 선수들의 성공에는 타고난 실력 못지않게 ‘빠른 적응’도 큰 몫을 한다는 것을 맥도웰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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