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던 민주당 의원총회. 서영훈 대표가 앉아 있는 뒷자리에 몰려 있던 사진기자들은 ‘민주당 인사, 외교부에 미 공화당 전대(全大) 참관 요구로 빈축’이란 문건을 읽는 서대표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이 문건은 “이인제 고문이 8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이정빈 외교통상부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 물론 서대표의 실수도 있었겠지만 김덕배 대표비서실장이 출처와 내용이 불분명한 문건을 의원총회라는 공개장소에서 전달한 것은 이고문을 견제하기 위한 ‘음모론’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長考)를 거듭했던 이인제 고문. 당초 그는 권노갑 고문과 연대해 경선에서 최다 득표를 함으로써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산 아래 몇몇 의원들과 접촉을 갖고 출마 의사까지 밝혔었다. 그러나 최근 권고문이 ‘불출마’로 선회한 데 이어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과 관련한 외교부 압력설까지 불거지자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불공정 경선 시비에 휘말렸던 권고문은 또다시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엄정 중립’을 선언한 상태. 권고문은 12일 ‘팍스 코리아나 21’(회장 문희상 의원)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지난 총선 때 이인제 선거대책위원장 후원회에서 ‘민족과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할 사람’이라고 칭찬한 일이 있지만, 축사를 할 때는 덕담도 하고 칭찬도 하는 것”이라며 이고문과의 연대설에서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 입지가 아직 확고하지 않은 이고문으로서는 권고문의 지원 없이 ‘홀로서기’를 할 경우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는 물론 2위 자리도 불안한 상황. 당내 뿌리가 깊은 한화갑 박상천 의원 등의 기세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괜히 경선에 도전했다 모양새만 구기는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측근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것.
4·13총선에서 민주당 선대위원장를 맡으면서 ‘대망의 꿈’을 지펴왔던 이고문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춤거리게 된 것은 권노갑-한화갑을 주축으로 한 동교동계의 파워게임 소용돌이에 휘말렸기 때문.
총선 당시만 해도 이고문은 권고문은 물론 한의원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충청도에서 자민련이 이고문에 대해 ‘결국은 토사구팽(兎死狗烹)될 사람’이라며 용도폐기론을 퍼뜨리자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의원이 구원 투수로 충청권에 긴급 투입됐다. 한의원은 당시 유세에서 “민주당에서 당 대표나 대통령후보는 실력에 따라 자유 경선으로 결정되는 만큼 용도폐기론은 모략에 불과하다”고 ‘이인제 띄우기’에 한몫을 거들었다.
그러나 ‘양갑’(兩甲)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하던 이고문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기반을 잡기 위해 서둘러 권고문과 ‘동반 출마’를 선언한 것이 화근이 됐다. 동교동계 유일 후보를 꿈꾸던 한의원의 반발은 예상됐던 일. 동교동계의 권력게임은 결국 권고문의 사퇴로 사태가 마무리됐다. 이고문은 외톨이 신세가 됐고 당내의 집중적인 견제를 무릅쓰고 ‘홀로서기’를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여권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적할 만한 대권 후보군을 부지런히 키워내야 하는 것이 급선무.
대권 후보로서 이고문에 대한 여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현재로선 가장 앞서고 있지만 “이미 잔이 다 찬 후보가 아니냐”는 시각도 팽배한 것이 사실. 지난 총선에서 영남권의 대표 구호가 ‘제2의 이인제를 만들지 말자’였던 것을 보더라도, 이고문의 영남권 파괴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고문은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15일 부산 방문을 시작으로 18일까지 대구 경주 울산 창원 등 영남권을 순방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4·13총선 이후 3개월 만의 영남권 순방인 셈. 이번 방문엔 이고문의 민주당 입당으로 등을 돌린 영남권 민심의 반전을 모색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또 20일부터는 민주당 시-도지부 개편대회에 잇따라 참석해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고문 캠프에선 “여기서 그만두면 권고문에 의지해 정치한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결과와 관계없이 최고위원 경선에 나가야 한다는 입장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과연 이고문이 민주당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문건은 “이인제 고문이 8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이정빈 외교통상부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 물론 서대표의 실수도 있었겠지만 김덕배 대표비서실장이 출처와 내용이 불분명한 문건을 의원총회라는 공개장소에서 전달한 것은 이고문을 견제하기 위한 ‘음모론’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長考)를 거듭했던 이인제 고문. 당초 그는 권노갑 고문과 연대해 경선에서 최다 득표를 함으로써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산 아래 몇몇 의원들과 접촉을 갖고 출마 의사까지 밝혔었다. 그러나 최근 권고문이 ‘불출마’로 선회한 데 이어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과 관련한 외교부 압력설까지 불거지자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불공정 경선 시비에 휘말렸던 권고문은 또다시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엄정 중립’을 선언한 상태. 권고문은 12일 ‘팍스 코리아나 21’(회장 문희상 의원)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지난 총선 때 이인제 선거대책위원장 후원회에서 ‘민족과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할 사람’이라고 칭찬한 일이 있지만, 축사를 할 때는 덕담도 하고 칭찬도 하는 것”이라며 이고문과의 연대설에서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 입지가 아직 확고하지 않은 이고문으로서는 권고문의 지원 없이 ‘홀로서기’를 할 경우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는 물론 2위 자리도 불안한 상황. 당내 뿌리가 깊은 한화갑 박상천 의원 등의 기세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괜히 경선에 도전했다 모양새만 구기는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측근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것.
4·13총선에서 민주당 선대위원장를 맡으면서 ‘대망의 꿈’을 지펴왔던 이고문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춤거리게 된 것은 권노갑-한화갑을 주축으로 한 동교동계의 파워게임 소용돌이에 휘말렸기 때문.
총선 당시만 해도 이고문은 권고문은 물론 한의원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충청도에서 자민련이 이고문에 대해 ‘결국은 토사구팽(兎死狗烹)될 사람’이라며 용도폐기론을 퍼뜨리자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의원이 구원 투수로 충청권에 긴급 투입됐다. 한의원은 당시 유세에서 “민주당에서 당 대표나 대통령후보는 실력에 따라 자유 경선으로 결정되는 만큼 용도폐기론은 모략에 불과하다”고 ‘이인제 띄우기’에 한몫을 거들었다.
그러나 ‘양갑’(兩甲)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하던 이고문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기반을 잡기 위해 서둘러 권고문과 ‘동반 출마’를 선언한 것이 화근이 됐다. 동교동계 유일 후보를 꿈꾸던 한의원의 반발은 예상됐던 일. 동교동계의 권력게임은 결국 권고문의 사퇴로 사태가 마무리됐다. 이고문은 외톨이 신세가 됐고 당내의 집중적인 견제를 무릅쓰고 ‘홀로서기’를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여권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적할 만한 대권 후보군을 부지런히 키워내야 하는 것이 급선무.
대권 후보로서 이고문에 대한 여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현재로선 가장 앞서고 있지만 “이미 잔이 다 찬 후보가 아니냐”는 시각도 팽배한 것이 사실. 지난 총선에서 영남권의 대표 구호가 ‘제2의 이인제를 만들지 말자’였던 것을 보더라도, 이고문의 영남권 파괴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고문은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15일 부산 방문을 시작으로 18일까지 대구 경주 울산 창원 등 영남권을 순방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4·13총선 이후 3개월 만의 영남권 순방인 셈. 이번 방문엔 이고문의 민주당 입당으로 등을 돌린 영남권 민심의 반전을 모색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또 20일부터는 민주당 시-도지부 개편대회에 잇따라 참석해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고문 캠프에선 “여기서 그만두면 권고문에 의지해 정치한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결과와 관계없이 최고위원 경선에 나가야 한다는 입장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과연 이고문이 민주당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