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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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이의 있습니다”

  • 김정희 기자 yhong@donga.com

    입력2006-04-28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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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우교수(계명대 철학과)는 글을 많이 쓰는 학자다. 지금까지 그가 번역하거나 저술한 책은 20권에 가깝다. 학문을 시작한 이래 한 해 한두 편은 꼬박꼬박 펴낸 셈이다. 하지만 그는 쉽고 재미난 글발을 구사하는, 그래서 신문이나 잡지 칼럼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기 교수’는 아니다. 그의 저작들은 모두 진지한 학술서다. “대중적 글쓰기도 중요한 작업임에 틀림없지만, 우선은 학자 스스로 내공을 쌓아 학문의 체계를 세워야 한다”는 믿음의 소산이다. 최근에 그는 ‘이성정치와 문화민주주의’(한길사)를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나라 정치는 합리적 대화와 타협보다는 힘의 대결과 투쟁이 지배하고, 기득권을 수단으로 자유와 평등을 우롱하는 집단 이기주의만이 판을 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지난 수십년간 경제 성장을 위해 맹목적으로 일만 하다 보니 정치문화는 채 성숙할 기회를 얻지 못했고, 그 결과 도리어 IMF 같은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현명한 정치적 대처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을 부패시킨 것은 엄밀히 말하면 국민 자신입니다. 국민이 정치의식을 갖고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면 경제위기도 닥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현재 시급한 것은 우리의 시민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정치문화를 복원하는 일입니다.”

    그는 ‘올바른 정치문화’의 모델로서 특정 이해집단이 자신의 권력만을 추구하는 ‘권력정치’를 대체한 ‘이성정치’를 제안한다. 이성정치란 국민에 대한 책임, 국민에게 이로운 공익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을 추구하는 정치를 뜻한다. 타자의 자유와 고유한 가치에 대해 인정하는 ‘문화민주주의’는 그같은 정치 풍토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된다.

    정치문화, 선거문화를 개혁하기 위한 시민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이 즈음 그의 주장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저자 자신 “총선시민연대 등의 현실 참여운동에 대해 마음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나 역시 현장에 뛰어들어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부채감도 갖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우리 정치문화가 나아가야 할 바를 이론적으로 성찰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 성과물이 이 책이라고 덧붙인다.



    책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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