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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동료가 1억 모았다네요

가슴 웅장해지는 직장인들의 돈 모으기 사연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옆자리 동료가 1억 모았다네요

실제로 노력해 1억 원 종잣돈을 모은 사람들의 사례를 만나보자. [GettyImages]

실제로 노력해 1억 원 종잣돈을 모은 사람들의 사례를 만나보자. [GettyImages]

‘받은 글) ◯◯◯ 다니는 ◯◯◯ 지난주 로또 1등에 당첨됐다고. 평소 사이가 안 좋은 선배에게 욕설과 분노를 퍼붓고 사표 제출. 동기들에게 로또 1등 당첨 소식을 알리고 홀연히 사라진 상태.’ 

3월 31일 오전 기자가 동료로부터 받은 ‘지라시’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내용의 지라시를 받았다. 이름과 회사만 매번 바뀌며 떠도는 내용이지만 변하지 않는 건 “우와 부럽다”는 반응과 “로또 1등 되면 좋겠다”는 생각. 로또 1등 당첨의 기회는 아무에게나 오지 않기에 우리는 비교적 현실적인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 등 재테크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 

1억 원. 재테크를 고민하는 사회 초년생에게는 막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일 수 있다. 실제로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차여차해 1억 원을 모았다는 글이 올라오면 ‘핫게’로 가는 건 순식간이다. 그렇다고 커뮤니티 글을 맹신하기에는 그간 우리가 너무 많이 속았다. ‘정말로’ 1억 원을 모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떨까. 

최근 출간된 경제서적 중에는 ‘1억’이 제목에 들어간 책이 많다. 월재연(월급쟁이 재테크 연구) 슈퍼루키 10인의 ‘1억을 모았습니다’(진서원)와 티티새의 ‘1년 1억 짠테크’(스마트북스) 등을 참고해 1억 원을 모은 주변인들의 사례를 간추렸다. 돌고 도는 ‘썰’이 아니라 자기 힘으로 1억 원을 모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읽는 것만으로 가슴이 웅장해진다.


① 월급으로 1억 원 모으기

#재테크보다 자기계발파 

“투자하려면 1000만 원이라도 종잣돈을 모으고 상담받으세요.” 



28세에 취업하면서 돈을 모으기 시작한 A씨. 재테크 포털사이트 ‘모네타’에 호기롭게 투자 상담글을 올렸다 재무설계사로부터 이런 답을 듣고 종잣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3년 동안 모은 돈은 3000만 원.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했고, 의류와 미용비를 거의 쓰지 않았다. 연차를 쓰지 않으면 돈으로 정산해주는 회사에 다닐 때라 연차를 쓰지 않았고, 어떤 물건이든 2~3시간 뒤져 10원이라도 싸게 샀다. 

3000만 원을 모은 뒤에는 2차로 5000만 원을 목표로 재테크 대신 직장에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기계발에 도전했다. 서른 살에 영어학원을 다니며 토익시험을 보고, 원격대학에 등록해 영어 실력을 높였다. 연봉을 올려 해외 파트로 이직했고, 그 시기 절약과 저축을 지속해 5000만 원을 모았다. 

결혼 후 본격적인 투자 공부를 하며 종잣돈을 불려나갔다. 재테크 카페 특강과 부동산 및 주식에 대한 정규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가계부 ‘후잉’을 활용해 ‘복식부기’ 가계부도 썼다. 남편과 통장을 합치고 가계부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공유해 보고서도 함께 봤다. 결혼 후 1년 만에 1억4000만 원을 모았다. 

#앱테크부터 상테크까지 

결혼 5년 차 주부 B씨. 아이 둘을 낳아 키우며 2억 원을 모았는데 1억 원은 3년 만에, 다음 1억 원은 2년 만에 모았다. 결혼 준비 자금에서 남은 금액, 부부가 결혼 전 들었던 변액보험을 해지하고 받은 돈, 1명의 주택청약을 해지한 돈 등 3000만 원을 포함해 모은 1억 원이다. 7000만 원이 더 있어야 1억 원을 만들 수 있었는데, 이를 36개월로 나누니 매달 약 195만 원을 모아야 했다.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150만 원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저축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되지는 않았고, 매달 100만 원씩 저축하며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일해서 번 돈은 모두 저축했다. 적응되자 월 100만 원 넘게 저축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수입이 늘어난 뒤에는 고정지출과 변동지출 예산을 150만 원으로 고정했다. 이후 남편과 돈을 합치고 재산 장부를 작성했다. 변동지출 중 식비와 육아비, 생활비는 임산부 혜택과 국민행복카드, 산모교실, 맘카페를 활용해 지출을 줄였다. 앱테크와 카테크(카드+재테크), 상테크(상품권+재테크)를 통해 부수입을 쌓았다.

#흙수저 부부의 고군분투 

흙수저와 흙수저가 만나 빌라 전세로 결혼 생활을 시작한 C씨.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최대한 줄여 저축했다. 유선 TV와 음원 사이트 멜론 같은 정기결제를 해지했다.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와 현금만 썼다. 스마트폰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하고, 커피는 900원짜리 ‘저렴이’나 회사 탕비실 커피로 대체했다. 옷은 올 블랙으로 스티브 잡스나 재테크 유튜버 신사임당처럼 입었다. 부부 옷값만 절약해도 월 변동지출의 상당 부분을 아낄 수 있다고. 

이외에도 블로그 체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족과 외식하는 데 썼다. 서울오빠, 디너의여왕, 레뷰, 스토리앤, 놀러와체험단, 오마이블로그 등 활동할 수 있는 체험단을 모두 활용했다. 주말에는 다른 데서 돈을 쓰지 않고 모델하우스에서 데이트를 했다. 전국 모델하우스 개관 일정을 알아보면서 의지를 다지고 청약을 넣으며 학습한 덕에 서울 구축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었다. 


② 주식과 펀드로 1억 원 모으기

월급만으로 1억 원을 모으기 힘든 사람들이 주로 도전한 건 주식투자와 부동산 갭 투자였다.  [GettyImages]

월급만으로 1억 원을 모으기 힘든 사람들이 주로 도전한 건 주식투자와 부동산 갭 투자였다. [GettyImages]

순수 월급이 아닌, 주식과 펀드로 1억 원을 모은 사람들의 이야기 중 참고할 만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주식을 도박처럼 하지 않고 기업에 투자하는 용도로 썼다. 목표치를 정한 뒤 그 이상의 과잉투자는 하지 않았다. 1000만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면 수익이 100만 원 발생했을 때 100만 원을 현금으로 바꾸고 주식 통장은 1000만 원을 유지했다. 위험성은 줄어들지만 고가치 기업에 투자해 고수익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게 단점이다. 그러나 초보자라면 자기 선을 정하고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적립식(정액)으로 투자했다. 즉 금액을 정해놓고 일정 기간 꾸준히 매입했다. 분산매매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물 타기를 전문적으로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장점은 꾸준히 적금을 넣는 식으로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점. 컴퓨터를 켜야 하는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보다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선호해 잘 활용했다. 초보자라면 주식거래량을 확인할 것. 거래량 많은 종목은 사람이 많이 몰리니 사기도 팔기도 좋다. 재무제표는 회사 가계부와도 같다. 저축한 돈과 자산이 중요하다. 1년에 4번 배당금을 주는 미국 배당주에도 투자해보자.


③ 부동산 투자로 1억 원 돌파

직장인 D씨는 2015년 자본금 0원으로 시작해 2020년 순자산 1억 원 이상을 달성했다. 직장생활 6년 차로 초봉은 2500만 원, 지금은 3100만 원가량을 받는다. 먼저 지출을 통제하고 씀씀이를 파악하고자 가계부를 몇 개월간 썼다. 경조사비나 세금 같은 비정기 지출은 줄이기 어려워 고정지출인 보험료와 교통비 이동통신비 같은 자잘한 변동지출을 아꼈다. 보험료는 물론, 알뜰폰을 사용해 이동통신비도 줄였다. 이후에는 변동지출액을 미리 정해두고 그 범위에서 소비했다. 60만 원, 55만 원, 50만 원 이런 식으로 지난해 9월 기준 24만 원까지 줄였다. 이렇게 지출을 통제한 금액은 무조건 저금했다. 

여기에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통해 투자 사례를 간접 경험하고, 상황과 성향에 맞는 투자법 및 투자금을 설정했다. KB부동산통계를 항상 주시하며 흐름을 파악했다. ‘호갱노노’ 같은 앱을 활용해 회사나 집 근처 익숙한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찾아보며 시세 변동을 확인했다. 어느 정도 부동산 공부를 한 뒤 직접 현장답사(임장)를 나갔다. 2018년 가을 한 지역의 아파트를 계약한 뒤 전세 세입자를 구했다. 2년 후 이 아파트는 1억5000만 원 넘게 올랐다.

④ 1억 원 빚 갚고자 1억 원 모은 짠테크

앞선 사례들이 맨땅에서 1억 원을 모은 사연이라면 ‘1년 1억 짠테크’의 저자 티티새는 반대로 아내가 사기를 당해 빚 1억 원을 진 뒤 위기를 돌파하고자 1년 동안 1억 원을 모으기로 한 사례다. 

티티새는 1억 원 남짓하던 집을 팔아 빚을 갚은 뒤 사택에 거주하며 출퇴근 때 드는 주유비를 아꼈고, 아내와 아이는 부모 집에 들어가 살게 했다. 고정지출을 50만 원으로 낮추기 위함이었다. 10년 넘는 결혼 생활 동안 사들인 불필요한 물건을 팔아 생활비에 보태거나, 결혼 예물을 처분해 200만 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계부를 작성하고 매주 예산대로 사는지 점검했다. 아이들 사교육과 외식 지출은 최소화했다. 2019년 3월부터 매달 모은 금액을 인터넷 블로그에 인증하기 시작했다. 첫 짠테크 인증 금액은 750만 원. 이후 꾸준히 돈을 모은 현황을 블로그에 공유했다. 

티티새는 가계부를 쓰되 지출 항목을 큰 덩어리(생활비, 주유비, 기타)로 나누고, 100원이나 10원 단위는 기록이 어려우니 버림이 아닌 ‘올림’으로 계산했다. 변동지출은 반드시 체크카드로 결제했다. 가능하면 돈을 쓸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쇼핑 천국을 피해 다녔다. 소비보다 다른 건설적인 행동을 하며 행복을 찾았다. 

중고 거래를 할 때는 물건을 빨리 팔고 싶은 조바심을 버리고 지속적인 광고를 통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중고 거래 자체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니 자잘한 건 팔지 않고, 큰돈이 되는 물건 위주로 거래했다. 물건을 팔면서 자연스럽게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게 됐다.

1억 원 모으기 동기 부여 꿀팁
1000만 원 모을 때마다 온라인 인증글
다이어트나 금연 결심도 그렇지만, 돈 모으기 결심도 주변에 알리라는 게 1억 원을 모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인터넷 재테크 카페나 개인 블로그에 매주 또는 매달 모은 돈을 올리면서 각오를 다질 수 있다. 블로그나 카페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인스타그램에서 #재테크그램 #가계부 #가계부쓰기 #돈모으기 같은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돈 모은 내역을 일기처럼 올린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구기자_돈모아서_내집마련처럼 자신만의 해시태그를 만들어 기록하는 것도 방법이다. 

직장인이 되고 1년 9개월 만에 3000만 원을 모은 E씨. 1000만 원을 모을 때마다 재테크 카페에 인증글을 올렸다. 3월에 1000만 원, 다시 6개월 후 1000만 원 이런 식으로 글을 올려나갔다. 투자나 앱테크, 서브잡 없이 순수하게 월급만 모은 결과다. 소비 전 저축을 모토로 청약 10만 원, 적금 165만 원으 등 매달 목표액 175만 원을 저축했다. 지금도 1000만 원을 모을 때마다 인증글을 올리며 종잣돈을 불려가고 있다.

*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283호 (p52~54)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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