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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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러브콜 쇄도 ‘조국’이 누구냐

상품성 있는 외모와 실력 갖춘 서울대 교수 … 차세대 이끌 정치인 물망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9-08-05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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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  러브콜 쇄도 ‘조국’이 누구냐
    인물 부재. 요즘 민주당이 안고 있는 난제(難題)다.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다 보니 한나라당의 대안 정당으로도 인정받지 못한다.

    여당인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떨어져도 민주당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것, 그리고 당 지도부가 의원직까지 내던지며 극렬한 대여투쟁에 앞장서도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정말 답답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10월 재·보궐선거가 코앞에 닥쳤고 내년 지방선거도 다가오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서울시장, 경기지사 후보로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로는 그다지 승산이 없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 때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반짝 인기’로 끝났다. 박원순 변호사, 손석희 교수, 신경민 MBC 앵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을 상대로 끊임없이 시도하던 영입 작업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민주당 영입 대상으로 다시 주목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법학부 조국(44) 교수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조 교수는 학자로서의 자질에 ‘상품성 있는’ 외모와 언변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3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그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이후 줄곧 진보진영의 사회적 활동에 적극 참여해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과 운영위원회 부위원장(현직),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자문위원,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현직) 등이 대표적 활동이다.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2001), ‘성찰하는 진보’(2008), ‘보노보 찬가’(2009) 등 진보적 시각에서 본 사회비판 서적도 꾸준히 집필해왔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영입 대상이 됐던 조 교수가 최근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작성한 정세분석 관련 비공개 보고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가 인물 부재에 시달리는 민주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대안 인물로 그를 거론한 것. 친노진영을 포함한 진보 성향의 지식인 그룹도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이사회 의장, ‘시골의사’ 박경철, 송호창 변호사 등과 함께 조 교수를 다음 세대를 이끌 정치인으로 꼽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조직적으로 조 교수를 진보진영의 대안 인물로 키우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가능성 있는 인물군 가운데 한 사람이 아니겠냐는 얘기가 나오니까 여럿이 동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대 내에서도 정운찬 전 총장을 이어갈 대표인물로 조 교수를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 정부 들어 교육 예산이 미묘한 방법으로 고려대에 집중되는 것을 보면서 서울대 교수사회에 비상이 걸렸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 전 총장이 안 되면 조 교수를 내세워야 하지 않겠냐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당사자는 어떨까. 조 교수는 “지난해 총선 때도 비례대표 제안이 있었고, 솔직히 요즘도 ‘당장 다 그만두고 정치권으로 들어오라’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며 “법적으로 당적을 가질 수 없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비상임위원 임기가 내년 말까지이고, 그때까지 그만둘 생각이 전혀 없다는 말로 영입 제안을 분명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정치에 뛰어들려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발가벗는 용기가 필요한데, 아직 가진 게 많아서인지 놓치기 싫은 부분이 많다. 게다가 나 한 사람 뛰어든다고 세상이 바뀔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가 변화를 포기한 것 같지는 않다. 조 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자기소개서 ‘내가 말하는 나’는 이렇게 끝맺음하고 있다.

    마흔이 넘어 산초 판자처럼 일상을 살고 있지만, 행복(!)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미완의 과제가 있기에,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는 돈키호테의 호언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한다. 달려라, 로시난테! ‘너무 늦지 않게, 너무 빠르지 않게. 반쯤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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