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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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 꿈틀, 봄바람 부나

강남 투기지역 해제 여부가 관건 … 반짝 상승 후엔 박스권 장세 될 듯

  • 김용진 부동산뱅크 리서치본부장 yjkim1252@naver.com

    입력2009-02-27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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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블세븐 꿈틀, 봄바람 부나

    오를까 말까? 아직 대세 상승을 점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대폭락을 거듭하던 서울 버블세븐 지역(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용인 평촌)의 아파트값이 2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거래가 완전히 끊겼던 전세 수요가 살아나면서 매매도 적지 않게 이뤄지는 분위기. 일각에선 정부의 저금리 정책,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의 호재에 기대어 부동산 시장이 최저점을 찍고 반등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과연 2월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값 반등은 대세 상승의 시작일까, 아니면 각종 호재를 중심으로 한 반짝 수요일 뿐일까.

    올 들어 서울 버블세븐 지역 가운데 가장 먼저 집값이 꿈틀댄 곳은 재건축 호재가 터진 강남구다.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속속 거래가 이뤄지면서 상승세는 강남권, 즉 강남 서초 송파 전체로 확산됐다. 이런 움직임은 목동과 다른 지역에서도 미미하게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뱅크(www.neonet.co.kr)가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 2월 현재 평균 매매가는 1924만원으로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1918만원보다 0.31% 상승한 것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1월 둘째 주의 1908만원에 비해 0.81% 오른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무너진 심리적 저지선 2000만원대는 회복하지 못한 상태.

    지난해 버블세븐 지역이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기본적으로 세금과 대출 규제로 인한 고가 아파트 매입 부담, 잠실 입주 쇼크, 재건축단지의 사업성 악화 등의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 터진 미국발(發) 금융위기는 버블세븐 지역에 떨어진 핵폭탄이나 다름없었다. 유동성 부족으로 금융권에 비상이 걸리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자 버블세븐 지역에는 급매물이 층층이 쌓여갔다. 아파트값은 버블세븐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인 2006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2월 강남 3구 거래량 2006년 이후 최대

    그러나 새해 들어 서울 버블세븐 지역은 제2롯데월드, 한강변 초고층 허용 등의 호재와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의 투기지역 해제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2월17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1월 강남 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1000건으로, 2006년 12월(1642건)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래량 급증세에 힘입어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도 차츰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 3.3㎡당 평균 매매가의 변동률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상승세에 접어든 강남은 지난해 말부터 7주 연속 올라 1.89%(3100만원→3159만원), 6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송파는 2.52%(2255만원→2312만원)를 기록했다. 서초는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0.89%(2445만원→2467만원), 양천구 목동은 3주 연속 오르면서 3.32%(2085만원→2154만원)로 2007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분당 용인 평촌 등 경기 버블세븐 지역은 새해 들어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버블세븐 지역 내에서도 서울권과 경기권 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지난해 말 대비 분당의 3.3㎡당 평균매매가 변동률은 -1.59%(1629만원→1603만원), 용인은 -1.36%(1032만원→1018만원), 평촌은 -1.26%(1263만원→1247만원)를 보이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3.3㎡당 평균매매가 변동률이 지난해 말에 비해 10.12%(2634만원→2900만원) 상승했으며, 송파구 잠실동의 주공5단지는 지난해 말 대비 16.54%(2857만원→3330만원)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용인시 성복동 수지자이1차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보합세(1461만원)를 보이고 있으며, 성남시 서현동 시범한양은 3.68%(1434만원→1486만원) 상승에 그쳤다.

    전셋값 역시 마찬가지로 송파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버블세븐 지역에서는 상승세로 접어든 반면, 경기 지역은 계속해서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송파구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2월 현재 683만원으로, 지난달 초 상승세(636만원)로 돌아선 이후 6주 연속 오름세(7.32%)를 기록했으며 강남 서초 양천구 목동도 오름세를 보였다.

    실물경기 침체 ‘나 홀로 상승’은 없다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값 상승은 이사철과 각종 호재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매도자들은 호가를 올리는 반면, 매수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값싼 매물을 찾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본격적인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 기조로, 대출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직전 고점 대비 20~30% 하락한 급매물로 쏠릴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소득 감소로 실수요자의 강남권 진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서로 견인하면서 시장 에너지로 분출돼야 지속적인 상승 훈풍이 불 수 있는데, 현재의 움직임을 본격적인 상승세의 전주곡으로 보긴 어렵다. 값이 떨어진 단지를 중심으로 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바로 그것이다. 담보대출 비율과 총부채 상환 비율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지금보다 높은 상승폭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물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아무리 버블세븐 지역이라도 ‘나 홀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부동산 시장의 원리다. 반짝 상승을 보인 뒤 일시 하락하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분당과 용인 지역 역시 올해 들어 저가 매물 위주로 반짝 거래가 이뤄졌지만, 설 연휴 이후 추격 매수세가 따르지 않는 데다 판교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 집값 회복 시기는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2월12일 발표한 부동산 3대 규제 완화, 즉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신축 주택(미분양 포함) 취득 시 양도세 5년간 한시 면제(연말까지 시행)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3월 예정) △강남 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당분간 보류)도 대세 상승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런 문의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수도권 아파트의 미분양은 입지가 좋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기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싸 나타난 현상이란 점에서 이런 ‘문의 열풍’이 버블세븐 지역의 기존 주택시장으로 확산되긴 어려울 듯하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줄곧 3대 규제완화 여부가 부동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만큼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가격이 반영돼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버블세븐 지역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되리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버블세븐 지역 3.3m²당 평균매매가 추이 (단위 : 만원)
    날짜 전체 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평촌 용인
    2008년 12월 5주1,9183,1022,4902,2552,1881,6291,2631,032
    2009년 1월 1주 1,912 3,1092,4662,2612,1671,6221,2591,024
    2009년 1월 2주 1,908 3,1172,4452,2642,1381,6161,2511,024
    2009년 1월 3주 1,909 3,1342,4452,2752,0851,6121,2501,019
    2009년 1월 4주 1,911 3,1442,4462,2762,0851,6131,2501,018
    2009년 2월 1주 1,922 3,1512,4602,3102,1511,6101,2491,018
    2009년 2월 2주 1,924 3,1592,4672,3122,1541,6031,24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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