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3

2008.12.02

독서망양=다기망양

  • 황미라 (사)한중문자교류협회 기획이사

    입력2008-11-26 13: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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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망양(讀書亡羊· 亡羊)은 책을 읽는 데 정신이 팔려서 양을 잃어버린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정신을 딴 데 팔다가 일을 망친다는, 혹은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한다는 비유에 쓰인다.

    생활 철학(哲學·哲 )과 교훈(敎訓· )을 담은 우언(寓言·우화)이 등장하는 ‘장자(莊子)’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장’이라는 남자 하인과 ‘곡’이라는 여자 하인 두 사람이 함께 양을 지키다가 둘 다 양을 잃고 만다.

    남자 하인에게 그 이유를 묻자 책을 읽느라고 잃었다 하고, 여자 하인에게 묻자 놀이에 빠져 놓쳤다고 한다. 두 사람이 한 일은 달랐지만 양을 잃은 것은 같았다.

    학문을 중시하는 동양적 사고에서 본다면 책을 읽다가 양을 잃은 것은 대수롭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은 다르다. 하인의 본분은 양을 돌보는 일이다. 장자는 이를 통해 책을 읽든 놀이를 하든 양을 잃었다는 데 초점을 두고, 군자니 소인이니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독서망양은 또한 지엽(枝葉·枝 ) 말단(末端)에 매달려 실체(實體· )를 잃는다는 뜻의 ‘다기망양(多岐亡羊)’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독서망양=다기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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