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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한국군도 核 공격 훈련 참가했다

북한 지하 군사시설 파괴 ‘공지戰 전략’ 확인… 2006년 한반도 정세 核 변수가 좌우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한국군도 核 공격 훈련 참가했다

한국군도 核 공격 훈련 참가했다

조지 W 부시와 김정일은 새해 어떤 선택을 할까.

황우석 사태 탓에 언론에선 제대로 다루지 않았으나 최근 남북 문제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뉴스 두 가지가 있었다.

뉴스1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핵 활동을 강화하겠다” “금융 제재 철회하라” “우라늄 농축설은 날조다” “경수로 손실 보전하라”고 소리 높였다. 북한이 다시 도발 모드를 취한 것이다.

뉴스2 : 미국이 ‘핵을 개발하는 동북아의 어떤 나라’를 대상으로 공격 훈련을 한(11월1일~10일까지)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북한을 가상의 적으로 꼬집은 건 아니지만 사실상 북한을 겨냥해 방어 및 핵을 포함한 공격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9월19일 6자회담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 화해 분위기를 만들어간 북한과 미국이 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공동선언문의 핵심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것’과 ‘미국이 핵무기 혹은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 그러나 북한이 “핵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핵 공격 훈련을 했으니 한반도에 놓인 핵 시계추는 과거로 후퇴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군도 核 공격 훈련 참가했다

미국의 대북 핵공격 실태가 담긴 美 국방부 등의 비밀 해제 문서.

새해 남북 관계의 화두는 핵과 남북정상회담이다.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실현이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거꾸로 정상회담이 핵 문제를 푸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는 긍정적 시나리오다. 남북 관계만 보면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주장대로 개성공단의 활성화 등으로 밝아 보이지만, 미국이라는 변수를 끼워넣으면 한반도는 2006년에도 격랑이 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를 둘러싼 핵 격랑이 새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를 예측하려면, 과거 한반도의 핵 문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미군 11월1~10일 핵 공격 훈련

정전협정(1953년 7월27) 체결로 포성이 멈춘 이후, 미국이 들여온 핵은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전쟁을 막아온 방패였다. 미국의 핵우산은 공산화를 목표로 한 북한의 군사 도발을 효율적으로 막았다. 북한은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진 90년대를 거치면서 역으로 핵 줄타기에 나서 핵을 국가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활용해왔다. 미국의 네오콘들은 “1차 북핵 위기 때(93~94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가만히 놔두면 붕괴했을 북한의 공갈에 속아 넘어가 돈을 퍼주면서 체제를 유지시켜줬다”고 여긴다.

한국군도 核 공격 훈련 참가했다

1993년 팀스피리트 훈련에서 상륙작전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 북한 핵에 느끼는 거슬림이 핵무기가 테러집단 등으로 유출되는 데 있다면, 북한의 공포는 미국의 핵 선제공격과 관련돼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두려워하는 핵우산의 실체는 무엇일까. ‘주간동아’는 비밀 해제된 미국 국방부 자료 등을 토대로 한국에서 핵무기가 철수된 1991년 이전의 ‘미국의 한반도 핵 배치 실태’를 발굴 보도한 바 있다(506호 참조). 58년 1월 미국은 핵포탄 발사용 280mm 포와 ‘핵탄두가 탑재된’ 어니스트존(지대지미사일)을 전개했다. 59년엔 마타도어 핵 탑재 순항미사일 대대를 한국에 주둔시켰는데, 사정거리가 1100km에 달하는 마타도어는 중국과 옛 소련에 대한 견제 목적도 있었다. 핵무기가 존재했거나 거쳐간 장소로는 도봉산핵탄두저장소, 군산공군기지, 오산공군기지, 용산기지, 대전기지, 춘천기지 등이 있다.

68년 미국은 북한에 대한 선제 핵 공격을 처음으로 검토한다. 그해 1월 북한은 미국의 정보수집함 푸에블로를 나포하고 선원들을 11개월간 억류한다. 푸에블로 나포 사실이 알려졌을 때 워싱턴이 검토한 첫 해결책은 평양에 핵을 떨어뜨리자는 것이었다. 한국의 공군기지에서 상시 출동 태세를 갖춘 미군의 전투기엔 언제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었다.

‘주간동아’는 5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미국의 한반도 핵 공격 훈련을 적어놓은 미국 국방부 문서 등을 추가로 입수했는데, ‘미국의 한반도 핵 배치 실태’와 더불어 ‘핵 공격 훈련 실태’는 격랑이 끊이지 않는 북핵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들 문서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서 핵을 철수시킨 91년까지 한반도에서 대북 핵 공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군 연락장교도 제7보병사단의 핵 공격 훈련에 참가했으며, 야포에 싣는 핵탄두는 도봉산 핵탄두저장소에 보관돼 있었다. 미국은 핵무기 철수 후에도 북한을 대상으로 한 핵 공격 훈련을 계속했다.

78년 미국은 북한군 남침 시 30여 개의 핵무기로 기선을 제압하는 작전을 수립한다. 북한이 휴전선을 넘어 5km를 진격했을 때 DMZ(비무장지대) 북방 고도 131m에서 핵폭탄을 터뜨리는 시나리오였다. 군산 공군기지엔 70년대 후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투하탄 192개와 어니스트존 80기 등 지대지미사일 최소 92기와 지대공미사일 최소 236기의 발사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다.

한국군도 개전 초기 핵을 사용한다는 미국의 전략에 따라 작전 계획을 수립했다. 이름 하여 ‘공지전 전략’이 그것이다. 공지전 전략은 북한의 남침 시 핵을 이용해 지하 군사시설을 파괴하고 공격을 막아낸 뒤 DMZ를 뚫고 진격해 김일성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80년대 후반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미국의 핵은 날카로워진다. 91년 1월부터 6월까지 군산 공군기지에서는 지대공 및 공대지 대북 핵 공격 훈련이 있었다. 미군은 폭격기 1대를 이용한 ‘단독 핵 공격 훈련’ 등 다양한 전술 훈련을 했는데, 91년은 CIA(미중앙정보국)가 북한의 핵 개발 의도를 파악하고, 중국에 미국이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설득해달라”고 요구한 시점이다.

미국은 91년 12월까지 한반도에서 핵무기 철수를 완료한다. 핵무기 개발을 도모하던 북한도 지하 공간까지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에게 공개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을 기망하고 핵 개발에 다시 나섰으며, 94년 한반도는 전쟁 직전의 상황까지 간다. 미국 전략사령부는 94년 ‘적응할 수 있는 계획(adaptive plan)’으로 대북 핵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다.

한국군도 核 공격 훈련 참가했다

군산 공군기지에서 공개된 F117 스텔스 전폭기.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위협을 핑계로 핵 개발에 다시 나선다. 미국이 선제공격 의사를 접고, 북한이 핵을 포기한 게 94년 제네바 합의 내용이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은 또다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북한은 핵 개발을 다시 시작했으며, 미국은 핵 공격 연습을 계속했다.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던 클린턴 행정부도 대북 핵 공격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한반도 핵무기 91년 12월 철수 완료

한반도 평화 구축 방향을 논의한 98년 김대중-클린턴 회담이 열리기 수일 전에도 세이모존스 공군기지에선 핵 공격 훈련이 이뤄졌다. 98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군은 미국 본토에서 F15E 폭격기에 핵을 싣고 북한까지 운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제4전투비행단은 F-15 전폭기를 이용해 가상으로 만들어놓은 북한 지하시설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BDU-38 모형탄을 떨어뜨렸다.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의 핵정책은 더욱 거칠어진다. 2001년 미국 핵 태세보고서는 북한을 ‘위험 지역(immediate contingency)’으로 분류하면서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2003년 핵 선제공격을 담은 전략사령부의 작전계획 8022-01과 8022-02가 수립된다. AFP가 2004년 9월 보도한 미국의 ‘합동 핵 작전 독트린’ 개편안은 대량살상무기를 테러조직 등에 제공하려는 세력은 미국의 선제 핵 공격을 받을 거라고 언급하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핵은 미국의 위협과 북한의 도발의 역사다. 서로가 상대를 기망한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의 수정주의자들은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선 건 미국의 끊임없는 핵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 안보라인을 장악한 네오콘들은 북한을 플라톤이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국가 형태로 언급한 참주제의 나라로 본다. 김정일 정권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핵 줄타기로 통제 국가를 유지해온 북한이 ‘기망 모드’로 다시 접어들고 북한의 도발이 부시 행정부의 선제공격 논리 및 네오콘의 사상이 아우러지는 순간이 한반도의 위기다. 새해 미국과 북한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정 통일부장관이 제기한 평화경제론의 주요 축-가동 1년을 겨우 넘긴 초보 사업(개성공단)-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낙관의 근거로는 약해 보인다. 위협과 도발, 그리고 기망의 역사는 언제쯤 마무리될 수 있을까.





주간동아 2006.01.03 517호 (p32~34)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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