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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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기업이 살아남는 법

  • 입력2005-10-0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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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닷컴기업이 살아남는 법
    최근 미국의 닷컴업계는 고평가된 인터넷주의 버블 붕괴 가능성으로 주가가 폭락, 증시를 통한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비인터넷 업체들의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도산 사례가 빈발하는 등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닷컴업계는 인원 감축`-`내핍 경영 등을 통해 비용 절감, 이미지 쇄신책 강구 및 우량기업과의 합병 등 자구 노력을 강화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업계는 올 1·4분기만 해도 지출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성공한 회사라는 인식이 팽배했으나 주가하락 및 매출 감소 등으로 회사의 재정상태가 악화돼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호화파티 및 과다한 식사 접대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 1∼2년간 인터넷을 이용한 비즈니스의 급성장에 편승, 회사 이름에 첨단기술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닷컴 접미어를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거품이 서서히 걷히면서 ‘닷컴’이 오히려 영업부실과 적자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면서 기업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닷컴 접미어를 삭제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인터넷 혁명은 삶의 방식 전체를 크게 바꿔놓을 것이 분명하다. 닷컴 위기론이 팽배하긴 하지만 인터넷의 생활화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지가 선정한 ‘올해의 최고 IT기업’ 리스트에서도 심상치 않은 변화의 조짐을 엿볼 수 있다.

    1위를 차지한 핀란드 노키아(Nokia)사나 3위를 차지한 오라클(Oracle), 11위에 오른 선(Sun), 그리고 25위의 시스코 시스템스(Cisco Systems) 모두 네트워킹 소프트웨어나 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반면 과거 PC시대를 주름잡던 기업들은 서서히 역사의 뒷장으로 사라지는 듯하다. 대표적인 컴퓨터업체 IBM은 상위 200위에도 끼지 못했다. 리스트 순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새로운 컴퓨터 기술을 마스터한 역량 있는 기업들에 상당한 보상이 주어진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엔 혹독한 대가가 돌아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의 핵심분야 육성과 아웃소싱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사의 조사 결과,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기업들은 매년 3000억 달러를 정보기술개발에 쏟아부었으나 주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33%만이 판매 신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전문분야를 아웃소싱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터넷 사업 트렌드의 발전과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

    가장 큰 변화는 ‘일상의 디지털화’라고 할 수 있다. 즉 앞으로 컴퓨터는 인터넷을 통해 음악과 책, 쌍방향 TV, 쇼핑 등 각종 일상생활의 부분들을 디지털화해 컴퓨터 안으로 흡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싸움터에서 각 업체들이 나름대로의 강점을 지니고 있는 반면, 업계 전체를 리드해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업체, 어떠한 사업 모델이 성공을 거둘 것인지를 확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닷컴 기업은 인터넷업체의 활발한 전략적 제휴나 M&A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성숙기에 이미 접어들었다. 하지만 한국의 닷컴 기업은 성숙기의 전 단계인 사업모델 모색과 안정적인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며, 사업모델을 정착화하는 성장기로 넘어가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인터넷 기업은 현실성 있는 수익모델을 구체화해야 한다. 물론 국내 인터넷 또는 e`-`비즈니스 전반이 초창기라는 점도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이 아이디어만을 가지고 미국 모델을 국내형으로 모방한 경우라고 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 수익모델의 창출은 기본적인 인프라가 전제돼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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