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3일 북극해 인근인 바렌츠해에서 발생한 러시아 북해 함대 소속 최신예 전략 핵잠수함인 쿠르스크(Kursk)함 침몰사건은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일본 미국 등 세계 모든 언론이 관심을 표명한 일대 사건이었다. 쿠르스크함은 러시아에서는 ‘타이프 949A급’으로 분류되는 잠수함인데, 서방세계는 이 급을 ‘오스카(Oscar)Ⅱ급’으로 불러왔다.
상선의 크기는 그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중량으로 나타낸다. 최대 2만톤까지 실을 수 있는 상선이면 ‘만재(滿載)톤수’가 2만톤인 배라고 표기한다. 그러나 군함은 화물을 싣지 않으므로 전혀 다른 방법으로 표기한다. 지상에서 건조한 군함을 물이 가득 담긴 거대한 대야에 담그면 대야 밖으로 물이 떨어지는데, 대야 밖으로 넘치는 물을 배수(排水)라고 한다. 군함은 밖으로 떨어지는 물의 양, 즉 ‘배수톤수’로 나타낸다.
잠수함의 크기도 배수톤수로 따지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막 건조한 잠수함을 물에 넣으면 부력 때문에 떠 있게 되는데, 이때의 배수톤수를 ‘수상 배수톤수’라고 한다. 이러한 잠수함이 완전 잠수하면 밖으로 밀려나는 물이 더 많아지는데, 이때의 배수톤수를 ‘잠항 배수톤수’라고 한다. 오스카Ⅱ급 잠수함의 수상 배수톤수는 1만3900톤이나, 잠항 배수톤수는 무려 1만8300톤이다.
잠항 배수톤수가 1만8300톤이라고 하면 감을 잡지 못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항공모함인 니미츠함의 배수톤수가 대략 10만톤이다. 100여대의 항공기를 싣고 다니는 항공모함이 10만톤이라면 1만8300톤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잠수함은 오하이오급(1만8750톤)이다. 러시아에는 2만6500톤인 ‘타이프 941’(서방 국가에서는 타이푼급으로 부른다)이 있으므로, 오스카Ⅱ급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잠수함이다. 오스카Ⅱ급 잠수함은 총 10척이 건조됐는데 이중 제 8번함이 쿠르스크함이다. 이렇게 크고 중요한 핵추진 잠수함이 침몰했으므로 강대국들이 모두 이번 사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쿠르스크함이 침몰한 바렌츠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군사도시인 무르만스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무르만스크항을 나온 러시아 잠수함이 노르웨이 쪽으로 방향을 틀면 영국을 거쳐 서유럽과 지중해 일대를 정탐하는 것이 되고, 북극해를 가로질러 왼쪽으로 내려가면 캐나다와 미국의 동부해안을 지나 워싱턴 뉴욕 등 주요 도시를 정탐한다. 오른쪽에 있는 베링해를 관통하면 캐나다와 미국 서부 해안으로 접근할 수 있고, 일본이나 한국-중국 해안 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때문에 미국과 영국의 잠수함들은 바렌츠해에 매복해, 출동하는 러시아 잠수함이 몇 척이고 귀환하는 잠수함이 몇 척인지를 탐지해 왔다. 이러한 탐지를 통해 미국은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체크해온 것이다. 국제정치학에서는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를 봉쇄한다고 하는데, 봉쇄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얼마 전 잠수함끼리 쫓고 쫓기는 상황을 소재로 한 소설 ‘동해’가 크게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쿠르스크함이 바렌츠해에 매복한 다른 나라 잠수함과 쫓고 쫓기는 싸움을 하다 서로 충돌했거나, 그 과정에서 해도에 표시되지 않은 바위와 충돌해 침몰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잠수함을 몰아본 사람들은 “실제 작전에서는 잠수함들이 꼬리를 물려고 싸우는 사태는 없다”고 말한다. 잠수함장 출신인 Q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잠항 중인 잠수함이 다른 잠수함의 기동음을 들었다면, 이는 두 잠수함이 정확히 어뢰를 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뢰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먼저 발견한 쪽에서 어뢰를 쏘더라도 그 어뢰가 날아오는 사이 상대방도 어뢰를 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양쪽 모두가 침몰한다. 때문에 실제 작전에서 기동음을 들은 잠수함은 상대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역을 이탈하는 작전부터 구사한다. 바렌츠해에서 두 잠수함이 서로 꼬리를 물려고 싸우다 쿠르스크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바닷속은 매우 특수해서 아주 근접한 거리인데도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곳도 있다. 사고 당시의 바렌츠해 상황이 이러했다면 쿠르스크함과 다른 잠수함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충돌했을 수도 있다. 또 북극해 부근이므로 쿠르스크함이 소리 없이 흐르는 대형 빙산과 충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잠수함 사고 중에서 가장 최악의 것은 1963년 4월10일 정기 수리를 끝낸 후 수밀도 시험을 하다 가라앉은 미국의 드레셔(톤hresher)함 사고다. 107명의 승조원을 태운 드레셔함은 최대 잠항 심도를 시험하던 중 조종 불능 상태에 빠져 수심 2560m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바다는 대개 10m씩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압력이 높아진다. 수면이 1기압이므로, 수심 10m는 2기압, 100m는 11기압이 된다. 특수한 훈련을 받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기압의 한계가 대략 10기압이다. 잠수함은 최고 500m까지 들어가므로 51기압까지 견딜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하로 내려가면 특수강으로 만든 잠수함의 압력선체가 “쩡쩡” 하고, 잠수함 승조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소리를 내며 찌그러든다. 드레셔함은 257기압(2560m)의 심해로 들어갔으니 누구도 살 수가 없고, 누구도 구하러 들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쿠르스크함은 11기압인 100m 해저에 있었으므로 구조를 시도해볼 수 있었다. 잠수함 구조에는 인명 구조(Rescue)와 선체 구조(Salvage)가 있다.
인명 구조는 러시아의 요청을 받고 사고 해역에 출동한 영국 해군처럼 심해 잠수정(DSRV)을 내리고, 이 심해 잠수정과 쿠르스크함의 해치를 맞춰 연 후 쿠르스크함 내 승조원을 싣고 나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명 구조가 끝나면 선체 구조에 나서는데 이때는 심해 잠수 전문가들이 동원된다.
일반인이 11기압을 받는 수심 100m 바닷속에 들어가면 공기통을 메고 있더라도 가슴이 눌려 숨을 쉴 수 없다. 온몸은 강시처럼 오그라들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다. 그러나 특수 훈련을 받은 심해 잠수사라면, 10여분 정도는 평소에 키워놓은 근력을 이용해 호흡하고 팔다리를 움직일 수가 있다.
심해 잠수정을 타고 수심 100m의 바다로 내려간 심해 잠수사들은 아주 굵고 무거운 철제 와이어를 끌고 바닷속으로 나온다. 그리고는 어렵게 팔다리를 움직여 와이어를 쿠르스크함에 연결시키는 일을 10분씩 교대하며 진행시킨다. 와이어 연결 작업이 끝나면 그 끝을 바다 위에 대기 중인 잠수함 구조함의 크레인에 연결시켜 쿠르스크함을 인양하는 것이다.
흥미있는 것은 이러한 심해 잠수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은 한국 해군의 해난구조대(SSU)다. SSU는 98년 12월17일 해군 광명함이 격침시킨 북한 반잠수정을 수심 150m의 바다에서 찾아내 99년 3월17일 인양함으로써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러시아는 쿠르스크함이 침몰함으로써 망신을 당한 데 이어, 심해 구조 작업마저도 영국에 의뢰함으로써 완전히 체면을 구겨버렸다. 이러한 러시아의 무능은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노태우 정부 시절 빌려간 차관 18억 달러를 갚기 위해 그들이 제작한 킬로급 잠수함(러시아 명은 ‘타이프 877급’ 잠수함)을 사가라고 압력을 넣어 왔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국가정보원 등은 해군에 대해 ‘국익’을 내세우며 킬로급 잠수함을 받으라고 요구해 왔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해군은 636사업단을 만들어 원치도 않는 킬로급 잠수함 도입을 검토해 왔다. 8월 말로 예정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에서도 킬로급 잠수함 문제가 거론될 전망이어서 킬로급 잠수함 도입은 기정사실화돼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쿠르스크함 침몰사고가 일어남으로써 킬로급 잠수함 도입은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선의 크기는 그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중량으로 나타낸다. 최대 2만톤까지 실을 수 있는 상선이면 ‘만재(滿載)톤수’가 2만톤인 배라고 표기한다. 그러나 군함은 화물을 싣지 않으므로 전혀 다른 방법으로 표기한다. 지상에서 건조한 군함을 물이 가득 담긴 거대한 대야에 담그면 대야 밖으로 물이 떨어지는데, 대야 밖으로 넘치는 물을 배수(排水)라고 한다. 군함은 밖으로 떨어지는 물의 양, 즉 ‘배수톤수’로 나타낸다.
잠수함의 크기도 배수톤수로 따지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막 건조한 잠수함을 물에 넣으면 부력 때문에 떠 있게 되는데, 이때의 배수톤수를 ‘수상 배수톤수’라고 한다. 이러한 잠수함이 완전 잠수하면 밖으로 밀려나는 물이 더 많아지는데, 이때의 배수톤수를 ‘잠항 배수톤수’라고 한다. 오스카Ⅱ급 잠수함의 수상 배수톤수는 1만3900톤이나, 잠항 배수톤수는 무려 1만8300톤이다.
잠항 배수톤수가 1만8300톤이라고 하면 감을 잡지 못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항공모함인 니미츠함의 배수톤수가 대략 10만톤이다. 100여대의 항공기를 싣고 다니는 항공모함이 10만톤이라면 1만8300톤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잠수함은 오하이오급(1만8750톤)이다. 러시아에는 2만6500톤인 ‘타이프 941’(서방 국가에서는 타이푼급으로 부른다)이 있으므로, 오스카Ⅱ급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잠수함이다. 오스카Ⅱ급 잠수함은 총 10척이 건조됐는데 이중 제 8번함이 쿠르스크함이다. 이렇게 크고 중요한 핵추진 잠수함이 침몰했으므로 강대국들이 모두 이번 사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쿠르스크함이 침몰한 바렌츠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군사도시인 무르만스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무르만스크항을 나온 러시아 잠수함이 노르웨이 쪽으로 방향을 틀면 영국을 거쳐 서유럽과 지중해 일대를 정탐하는 것이 되고, 북극해를 가로질러 왼쪽으로 내려가면 캐나다와 미국의 동부해안을 지나 워싱턴 뉴욕 등 주요 도시를 정탐한다. 오른쪽에 있는 베링해를 관통하면 캐나다와 미국 서부 해안으로 접근할 수 있고, 일본이나 한국-중국 해안 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때문에 미국과 영국의 잠수함들은 바렌츠해에 매복해, 출동하는 러시아 잠수함이 몇 척이고 귀환하는 잠수함이 몇 척인지를 탐지해 왔다. 이러한 탐지를 통해 미국은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체크해온 것이다. 국제정치학에서는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를 봉쇄한다고 하는데, 봉쇄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얼마 전 잠수함끼리 쫓고 쫓기는 상황을 소재로 한 소설 ‘동해’가 크게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쿠르스크함이 바렌츠해에 매복한 다른 나라 잠수함과 쫓고 쫓기는 싸움을 하다 서로 충돌했거나, 그 과정에서 해도에 표시되지 않은 바위와 충돌해 침몰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잠수함을 몰아본 사람들은 “실제 작전에서는 잠수함들이 꼬리를 물려고 싸우는 사태는 없다”고 말한다. 잠수함장 출신인 Q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잠항 중인 잠수함이 다른 잠수함의 기동음을 들었다면, 이는 두 잠수함이 정확히 어뢰를 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뢰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먼저 발견한 쪽에서 어뢰를 쏘더라도 그 어뢰가 날아오는 사이 상대방도 어뢰를 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양쪽 모두가 침몰한다. 때문에 실제 작전에서 기동음을 들은 잠수함은 상대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역을 이탈하는 작전부터 구사한다. 바렌츠해에서 두 잠수함이 서로 꼬리를 물려고 싸우다 쿠르스크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바닷속은 매우 특수해서 아주 근접한 거리인데도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곳도 있다. 사고 당시의 바렌츠해 상황이 이러했다면 쿠르스크함과 다른 잠수함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충돌했을 수도 있다. 또 북극해 부근이므로 쿠르스크함이 소리 없이 흐르는 대형 빙산과 충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잠수함 사고 중에서 가장 최악의 것은 1963년 4월10일 정기 수리를 끝낸 후 수밀도 시험을 하다 가라앉은 미국의 드레셔(톤hresher)함 사고다. 107명의 승조원을 태운 드레셔함은 최대 잠항 심도를 시험하던 중 조종 불능 상태에 빠져 수심 2560m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바다는 대개 10m씩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압력이 높아진다. 수면이 1기압이므로, 수심 10m는 2기압, 100m는 11기압이 된다. 특수한 훈련을 받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기압의 한계가 대략 10기압이다. 잠수함은 최고 500m까지 들어가므로 51기압까지 견딜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하로 내려가면 특수강으로 만든 잠수함의 압력선체가 “쩡쩡” 하고, 잠수함 승조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소리를 내며 찌그러든다. 드레셔함은 257기압(2560m)의 심해로 들어갔으니 누구도 살 수가 없고, 누구도 구하러 들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쿠르스크함은 11기압인 100m 해저에 있었으므로 구조를 시도해볼 수 있었다. 잠수함 구조에는 인명 구조(Rescue)와 선체 구조(Salvage)가 있다.
인명 구조는 러시아의 요청을 받고 사고 해역에 출동한 영국 해군처럼 심해 잠수정(DSRV)을 내리고, 이 심해 잠수정과 쿠르스크함의 해치를 맞춰 연 후 쿠르스크함 내 승조원을 싣고 나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명 구조가 끝나면 선체 구조에 나서는데 이때는 심해 잠수 전문가들이 동원된다.
일반인이 11기압을 받는 수심 100m 바닷속에 들어가면 공기통을 메고 있더라도 가슴이 눌려 숨을 쉴 수 없다. 온몸은 강시처럼 오그라들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다. 그러나 특수 훈련을 받은 심해 잠수사라면, 10여분 정도는 평소에 키워놓은 근력을 이용해 호흡하고 팔다리를 움직일 수가 있다.
심해 잠수정을 타고 수심 100m의 바다로 내려간 심해 잠수사들은 아주 굵고 무거운 철제 와이어를 끌고 바닷속으로 나온다. 그리고는 어렵게 팔다리를 움직여 와이어를 쿠르스크함에 연결시키는 일을 10분씩 교대하며 진행시킨다. 와이어 연결 작업이 끝나면 그 끝을 바다 위에 대기 중인 잠수함 구조함의 크레인에 연결시켜 쿠르스크함을 인양하는 것이다.
흥미있는 것은 이러한 심해 잠수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은 한국 해군의 해난구조대(SSU)다. SSU는 98년 12월17일 해군 광명함이 격침시킨 북한 반잠수정을 수심 150m의 바다에서 찾아내 99년 3월17일 인양함으로써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러시아는 쿠르스크함이 침몰함으로써 망신을 당한 데 이어, 심해 구조 작업마저도 영국에 의뢰함으로써 완전히 체면을 구겨버렸다. 이러한 러시아의 무능은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노태우 정부 시절 빌려간 차관 18억 달러를 갚기 위해 그들이 제작한 킬로급 잠수함(러시아 명은 ‘타이프 877급’ 잠수함)을 사가라고 압력을 넣어 왔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국가정보원 등은 해군에 대해 ‘국익’을 내세우며 킬로급 잠수함을 받으라고 요구해 왔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해군은 636사업단을 만들어 원치도 않는 킬로급 잠수함 도입을 검토해 왔다. 8월 말로 예정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에서도 킬로급 잠수함 문제가 거론될 전망이어서 킬로급 잠수함 도입은 기정사실화돼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쿠르스크함 침몰사고가 일어남으로써 킬로급 잠수함 도입은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