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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Big3’ 자리 하나 남았다” 공룡들의 전쟁 ‘이베이코리아 인수戰’

예비입찰 마감…신세계·롯데·SK텔레콤 등 참여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커머스 ‘Big3’ 자리 하나 남았다” 공룡들의 전쟁 ‘이베이코리아 인수戰’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 3위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인수전에 여러 대기업이 뛰어들었다. [뉴스1]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 3위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인수전에 여러 대기업이 뛰어들었다. [뉴스1]

이베이코리아 인수 레이스가 시작됐다. 지난해 네이버와 쿠팡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e커머스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빅(Big) 3’ 중 남은 한 자리를 두고 e커머스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회사들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일 뿐,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끼지만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네이버쇼핑·쿠팡·이베이코리아+α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3월 16일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신세계와 롯데 같은 유통 대기업은 물론, 11번가를 자회사로 둔 SK텔레콤과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PF)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들 업체는 실사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의 경영 지표 등을 확인한 후 본 입찰 여부를 결정한다. 본 입찰은 5~6월쯤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사는 저마다 복잡한 셈법을 이어가고 있다. 5조 원으로 예상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e커머스 선두 기업인 네이버, 쿠팡과 격차를 좁힐 마지막 기회인 만큼 인수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이지만 어느 한 기업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e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인수전이 부담스러운 이유”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등 e커머스 플랫폼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추정 거래액은 20조 원으로,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은 3위다. 국내 e커머스업계는 네이버-쿠팡 양강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네이버쇼핑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7조 원이다. e커머스 시장점유율 17%로 업계 1위다. 쿠팡(22조 원) 역시 3월 11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국내 e커머스업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쿠팡의 시가총액은 상장 초기 100조 원에 육박(3월 18일 기준 83조3216억 원)하며 네이버(66조2803억 원)를 앞질렀다. 

글로벌 e커머스가 시장 1·2위를 다투는 중국과 미국에서는 독과점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표한 ‘글로벌 이커머스 HOT리포트’를 종합하면 미국과 중국은 각각 아마존(38.7%·2020)과 알리바바(50.1%·2019) 두 기업이 사실상 e커머스 시장을 장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독과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큰 만큼 2~3개 기업이 e커머스 시장을 과점하는 형태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0조 원을 넘는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확대경’ 참조). 현재로서는 네이버쇼핑과 쿠팡, ‘이베이코리아+α’가 유력 후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건에 여러 기업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현재 SK텔레콤이 e커머스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기 위해 인수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는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e커머스 시장 전체가 ‘코로나19 특수’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98억 원 영업손실을 입은 것. 11번가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가 있었다지만 생필품과 식품류 등 일부 분야만 수혜를 봤다. 11번가에서 주로 판매하는 패션·뷰티·레저 분야는 매출 면에서 주춤했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취급 상품군이 다양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복잡한 이베이코리아 인수 손익 저울질

업계는 11번가의 e커머스 시장점유율을 6%로 추산한다.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12%)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시장점유율과 거래액에서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롯데그룹 처지에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오프라인 점포 119곳을 구조조정하는 강수를 뒀다. 그 대신 온라인 플랫폼 ‘롯데ON’을 출범하며 수익구조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2018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ON은 출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만큼 경쟁 기업과 단순 비교가 어렵다”며 “향후 롯데그룹 내 유통사들과 협력해 신선식품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롯데ON에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고 전망한다. e커머스 기업이 하나 둘씩 30조 원 이상 거래액을 확보해버리면 남은 파이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ON의 거래액은 약 7조60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롯데그룹 처지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거래액을 단번에 늘리는 방법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신세계그룹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3월 16일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약속하며 반(反)쿠팡 연합을 구축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해당 분야에서 규모를 갖춘 회사이다 보니 상황을 들여다보는 차원에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현 시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를 품고 ‘네이버 대항마’로 거듭날지 여부로 주목받았던 카카오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입찰건과 관련해 내부에서 의견이 갈렸으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비용 5조 원이 부담스러울 법하다. 다만 업계는 ‘카카오가 e커머스 시장 자체를 포기하는 건 아닐 것’이라고 전망한다.

확대경
“e커머스 시장 수년 내 정리될 것”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경영경제대 교수
[사진 제공 · 정연승]

[사진 제공 · 정연승]

한국유통학회 회장을 맡은 정연승 단국대 경영경제대 교수는 한국 e커머스 시장이 미국 및 중국의 전철을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정 교수는 “향후 몇 년 안에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면 지금 같은 성장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미국과 중국 e커머스 시장은 독점 형태를 보인다. 

“나라마다 e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다른 까닭은 유통시장 역사가 다 달라서다. 중국은 알리바바 주도로 e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이렇다 할 만한 경쟁자가 없다. 미국 역시 아마존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성장 페달을 밟았다. 반면 한국은 여러 대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과점 시장을 형성하던 중 온라인 기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미국, 중국과는 시장 형성 과정 자체가 다르다.” 

한국 e커머스 시장이 향후 독과점 체제로 흘러갈 가능성은 없나. 

“한국은 독과점에 대한 견제가 심하다. 독점 형태로 시장이 발전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향후 2~3개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형태로 나아갈 가능성은 크다. 나머지 기업의 경우 작은 규모로 자생하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주도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을 어떻게 봐야 할까. 

“시장점유율보다 거래 규모가 중요하다. 거래액이 30조 원에 달하는 기업이 3곳가량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온라인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무한정 성장할 수는 없다. 현재 기업들이 난입하고 있긴 하나 일정 부분 정리될 거다.” 

독과점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변하나. 

“기업들이 점차 성장률보다 수익률을 추구하기 시작할 거다. 이 시점에 시장에서 낙오되는 기업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모두 성장하는 과정이라 함께 가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쿠팡의 직매입 방식과 네이버쇼핑의 오픈마켓 방식 중 무엇이 낫냐를 두고 논쟁이 있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 직매입 모델의 경우 플랫폼에서 제품이 원활히 판매되지 않으면 기업이 손실을 본다. 물류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e커머스업체가 시장 상황에 맞게 양 모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할 것이다.”





주간동아 1281호 (p22~2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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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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