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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이문장 교수의 新영어학습법 … 단어 암기와 문법 터득은 2, 3순위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한국인에게 ‘영어’는 풀기 어려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은 세계화 시대에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영어구사 능력에 따라 사회계층이 결정된다는 ‘English Divide’라는 신조어가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공·사교육을 막론하고 영어 교수법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이문장 교수는 싱가포르 트리니티 신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신학자다. 그는 암기식, 주입식 위주인 한국 영어교육의 한계와 문제점을 누구보다 절감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 자신이 중·고교 시절부터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영어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를 새로운 영어학습 방법론 개발에 나서게 한 동력이 됐다. 그는 영국 에든버러 대학에서 신학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응용언어학 석사과정에 등록해 ‘한국인에게 맞는 영어학습 방법론’ 개발에 몰두해왔다.‘주간동아’는 이 교수의 획기적인 어린이 영어학습법을 소개한다. 이는 2003년 이 교수가 쓴 책 ‘혀 훈련으로 완성하는 이문장 영어비법’(동아일보사 펴냄)을 한 단계 심화시킨 것이다. 한정된 지면에 그의 영어학습 이론을 충분히 소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 교수는 이를 통해 “학부모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자식들에게 대물림하지 않는 단서를 찾게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지금까지 한국의 영어교육은 회화와 독해를 따로, 문법과 단어를 따로 공부하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영어의 왕도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많은 국민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새롭고 획기적인 영어학습 방법론을 찾지 못한 채 예전 방식을 되풀이해온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한국의 영어교육은 우리말 실력을 그대로 영어 실력으로 바꿔주는 방식이 돼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믿음이다. 이처럼 우리말을 영어로 바꿔주는 방법론은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 다만 학습자의 연령과 지식 수준에 따라 접근 방법과 교재 내용이 달라진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린이 영어교육은 다음과 같은 기본 틀로 진행된다. 첫 단계에서는 우리말 실력을 키운다. 우리말 실력이 어느 정도 정착된 뒤에 영어 학습에 들어간다. 다음은 우리말 실력을 계속 보강해가면서 우리말을 영어로 바꾸는 훈련을 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원어민의 어순 감각을 터득하고 살아 있는 문법을 익히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우리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영어의 세계로 들어가는 단계다. 이 단계에 이르면 우리말 학습과 영어 학습을 별도로 해도 서로 상승효과를 일으켜 능숙한 2개 언어 구사자가 되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여기서는 한정된 지면상 두 번째 단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방법론을 소개한다. 먼저 다음 우리말 문장을 읽어보자.



(1) 해가 비친다. (2) 너는 더 참는 법을 배워야 한다. (3) 그는 그 새 장비를 작동하는 법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4) 그녀는 너무 빨리 말해서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면 이 정도 문장은 쉽게 구사할 것이다.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목표는 (1)번의 단순구문에서 시작해 (4)번의 복합구문에 이르기까지 손쉽게 영어로 옮길 수 있는 실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체계적인 영어교육을 통해 복합구문까지 즉각 영어로 바꿀 수 있는 실력을 키운다면 중학교 이후에는 원어민 아이들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제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설명해보려고 한다.

1_ 가장 먼저 영어의 발음기호를 가르친다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발음기호를 가르친다. 우리말에 자음 14개, 모음 10개가 있는 것처럼 영어의 모든 자음과 모음을 가르쳐 영어 ‘소리’를 익히도록 한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 발음기호만 적어도 능숙하게 읽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어린이 영어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 재미있게 발음기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그림 등 시각교재를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발음기호에 친숙해진 뒤에는 알파벳을 가르친다. 발음기호와 알파벳을 충분히 익힌 아이는 영어세계로 들어갈 일차적인 준비가 완료됐다고 봐도 좋다.

2_ 우리말을 영어로 어떻게 바꾸나

우리말 실력을 영어 실력으로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말에서 영어로 건너가려면 다음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1) 우리말 어순을 영어 어순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2) 영어 단어를 알아야 한다. (3) 영어 문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말을 영어식 흐름으로 바꾸면서 영어 구문론을 체득하고, 그 틀 안에서 단어와 문법(품사론)을 터득하면 우리의 영어교육은 살아 있는 교육이 될 것이다.

① 우리말 어순을 영어 어순으로 바꿔야

한국인은 일본어를 비교적 쉽게 배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말과 일본어의 어순이 같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인이 영어를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언어의 어순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정반대다. 그러니 우리가 영어에 쩔쩔매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서 영어 학습의 한 가지 중요한 단서가 나온다. 우리가 일본어를 습득하는 것처럼 어렵지 않게 영어를 정복하려면 우선 원어민의 어순 감각부터 익혀야 한다는 점이다. 영어의 어순 감각이 생기면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처럼 영어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다음 우리말 문장을 읽어보자.

‘다람쥐는 이빨로 호두를 깐다.’

이 문장의 어순을 흩뜨려 영어식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다람쥐는/ 깐다/ 호두를 / 이빨로’

영어 어순으로 바꾸면 이렇게 이상한 글이 되지만, 이것이 영어의 어순이다. 영어 원어민들은 모든 일을 이 같은 흐름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작업은, 어떤 우리말 문장이 주어져도 이를 즉각 영어식 어순으로 바꿀 수 있는 감각을 키우는 일이다.

아이들에게도 영어 어순 감각을 연습시켜야 한다. 어려서부터 영어 어순에 익숙해지면 영어 세계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주어-동사’의 가장 단순한 구문에서 복잡한 구문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영어식 어순을 훈련하도록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두 언어의 어순 감각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어린이는 영어학습에 흥미를 잃기 쉬우므로 놀이와 접목한 공부방법이 효과적이다.

아이들이 우리말을 읽었을 때 거의 무의식적으로 영어 어순으로 전환될 정도가 된다면 학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반복학습을 통해 빠른 속도로 어순이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영어 정복의 관건이다.

간혹 우리말 어순을 영어 어순으로 바꾸는 훈련을 하면 우리말 감각에 혼동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말 어순 감각은 주(主)언어 감각이 되고, 영어 어순은 보조 어순 감각으로 공존하게 될 것이다.

우리말과 영어 어순의 차이는 크게 다음 3가지다.

(1) 영어는 주어(주부) 다음에 반드시 동사가 온다. 한국어에서는 동사가 문장의 맨 끝에 오지만, 영어는 주어 다음에 동사가 온다.

우리말 어순 : 그는 10분 전에 갔다.영어 어순 : 그는 갔다 10분 전에

(2) 동사는 그 뒤에 보어, 목적어, 수식어를 달고 온다.

① 그녀는 -이다(동사가 보어를 필요로 한다) ② 새들은 -버렸다(동사가 목적어를 필요로 한다) ③ 나는 -주었다(직접목적어와 간접목적어를 필요로 한다)

(3) 형용사구와 형용사절이 수식하는 단어 (선행사) 뒤에 온다. 우리말에서는 형용사구와 형용사절이 수식하는 단어 앞에 오지만, 영어에서는 반드시 뒤에 온다. 이 차이가 한국인의 언어 감각을 뒤집어놓는다.

우리말 어순 : (내 뒷줄에 있는) 여자가 심하게 기침했다.영어 어순 : 여자가 (내 뒷줄에 있는) 기침했다 심하게

이 영어 어순에서 형용사절이 수식하는 단어 뒤에 오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형용사절 안에서 또 한 번의 어순 조정이 일어난다. 동사가 위치 이동을 하기 때문이다.

여자가 (있는 내 뒷줄에) 기침했다 심하게

우리말과 영어 어순의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은 이 3가지다. 이 3가지 차이가 우리 몸으로 체득돼야 한다. 이것을 훈련하면 모든 영어 문장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깨닫게 되고, 복잡한 구문도 어떻게 형성되는지 감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② 영어 단어를 알아야 한다

어순 감각이 생겨도 단어를 모르면 영어 세계로 들어갈 수 없다. 위 문장에 들어 있는 ‘다람쥐’ ‘깐다’ ‘호두’ ‘이빨’ 등이 영어로는 뭐라고 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평소에 영어 단어를 많이 암기하고 있으면 어순이 바뀜과 동시에 우리말 단어가 영어 단어로 신속하게 전환될 것이다. 여기서 효과적인 영어 단어 암기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발음기호와 오리지널 소리로 단어를 외운다 : 우리 아이들은 한국어를 배울 때 그림 카드를 가지고 엄마를 따라 단어를 익혔다. 이때 우리는 우리말 ‘소리’와 그림을 연결하는 연습을 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에도 발음기호와 오리지널 소리를 통해 외워야 한다. 철자는 눈으로 익히면 된다. 아이들이 발음기호와 소리로 단어를 외우면 어른들이 단어를 외우는 속도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② 상황을 통해 단어를 외운다 : 그림 카드를 통해 외울 수 있는 기본 명사나 동사를 어느 정도 외운 다음에는 상황을 통해 단어를 외운다. 상황은 한국어를 갖고 재구성한다. 한국어로 이미 알고 있는 단어나 개념인 경우 영어로 넘어가는 일이 한결 수월해진다. 한국의 초등학교 학생이 과학 수업시간에서 생태계·환경·서식지·무생물 등의 용어를 배웠다면, 그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③ 영어 문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말을 영어 어순으로 바꾸고 단어를 외웠다. 그런데 우리말 단어를 영어 단어로 단순 치환해서는 영어 문장이 되지 않는다.

다람쥐는 깐다 호두를 이빨로squirrel crack nut tooth

마지막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영어 문법이다. 문법이란 단어가 문장 안의 자기 위치에서 각자 어떤 형태를 취해야 하는지 사전에 정해놓은 법칙이다. 문법을 모르면 정확한 영어의 세계로 들어갈 수 없다.

문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문법 무용론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영어라는 언어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일 뿐이다. 문법을 제대로 알아야 훌륭한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음은 상식이다. 다만 문법을 살아 있는 법칙으로 체득해야 한다. 달리 말해 문법 지식이 즉각적으로 실전 현장에서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이 문장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문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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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법적인 사항을 고려하여 영어를 만들면 다음과 같다.

Squirrels crack nuts with their teeth.

지금까지 우리말에서 영어로 건너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영어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 3단계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영어 어순 감각, 단어 및 문법이다.

우리말에서 영어로 건너가는 과정은 가장 단순한 구문에서 복잡한 구문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을 영어교육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에 단순구문에서 복잡구문까지 우리말을 영어로 바꾸는 학습을 받으면 영어의 세계가 열리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두 개의 문장을 예로 들어 학습 패턴을 설명해보기로 한다.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열린 `경기도 겨울영어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원어민 선생님과 함께 모의화폐로 물건 구입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말을 영어로 바꾸는 학습을 할 때 읽기 학습도 병행해서 진행한다. 영어를 읽고 이해하는 실력 역시 앞서 설명한 어순 감각, 단어 및 문법 실력에 달려 있다. 영어 어순 감각이 체득되고 단어 및 문법 실력이 뒷받침된다면 원어민처럼 영어를 읽고 즉각적으로 해독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원어민 수준의 영어 독해 실력을 따라가려면 ‘행간 독해’를 배워야 한다. 행간 독해란 영어 어순에 따라 영어를 읽고 해석하는 것이다.

읽기 학습 역시 간단한 구문에서 점차 복잡한 구문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주어-동사’의 구문을 공부할 때에는 ‘주어-동사’의 어순을 갖고 있는 영어 문장들을 해석하도록 하고, ‘주어-동사-목적어’의 구문을 공부할 때에는 같은 어순의 영어 문장을 해석하도록 연습한다.

행간 독해 학습도 단순구문에서 시작해 복잡구문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학습을 필요로 한다. 복잡구문에 이르기까지 행간 독해 학습이 완료되면 영어 독해의 세계로 직접 들어가서 자유자재로 실력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즉 우리말 도움 없이 영어를 영어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당사자의 노력에 따라 원어민처럼 영어를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영어 어순 감각을 가지고 영어를 독해하는 경지에 오르는 것이다.

예)1) The boat leaks. 그 배는 샌다. 2) He opened another shop last month.그는 열었다 (무엇을?) 다른 가게를 (언제?) 지난달3) She finally consented to marry him.그녀는 마침내 동의했다 (무엇을?) 결혼할 것을 (누구와?) 그와4) We rejoiced when we heard that Grandmother’s operation was successful.우리는 기뻤다 우리가 들었을 때 (무엇을?) 할머니의 수술이 ~이었다는 것을 성공적인

4_ 소리 영어 학습

지금까지 설명한 영어 학습 과정은 모두 소리영어와 병행해야 한다. 즉 학습의 전 과정은 발음기호와 소리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우리말 혹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바꾸는 실력을 키울 수 있으면 영어회화도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될 것이다.

구체적인 교재가 없어 실감이 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영어 학습 방법론에 기초한 교재들이 만들어지면 어린이 영어 학습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말 실력이 영어의 토대

어설픈 영어 조기교육 ‘득보다 실’


“語順 전환훈련이 영어정복 첩경”
한국에 어린이 영어교육 열풍이 거세다는 것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닌 것 같다. 영어 유치원이 성업 중이고, 초등학생의 ‘나 홀로 조기유학’ 사례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2008년부터는 초등학생 1, 2학년도 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받게 된다. 사교육에 이어 공교육까지 총동원돼 모든 어린이를 2개 언어 구사자로 만들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기 영어교육이 기대만큼 효과가 있을까. 필자의 결론은 반반이다. 외국어 교육을 일찍 시작하는 것에는 필자도 동의한다. 그러나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십 년 전부터 해온 암기식·주입식 방법론을 똑같이 적용해 시행하는 것은 적극 말리고 싶다.

외국어 교육은 아이들의 지능이 웬만큼 발달하고 모국어 구사 능력도 충분히 성숙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조기 한국어 교육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즉 태어나서 10세 전후가 되기까지는 우리말 실력을 늘려주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장차 영어교육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은 어떤가. 얼마 전 신문에서 초·중·고교생의 국어 실력이 수준 이하라는 기사가 실렸다. 심지어 대학생 중에도 우리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초적인 한자어의 뜻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기사는 이렇게 된 원인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면서 국어교육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래서야 소 잃고 외양간도 잃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언어 습득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이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사고를 소리와 글로 표현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듣기와 발음 같은 언어의 기술적 측면과 더불어 사람과 사물, 상황과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을 기른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가족·민족·자유·정의·공동체 등 추상적인 개념들에 대한 이해도 갖게 된다.

이 같은 두 가지 측면을 고르게 계발해주는 것이 언어학습의 성공에 이르는 요체다. 사고력과 이해력에 대한 증진 없이 아이에게 언어 습득의 기술적 측면만 주입해서는 모래성 쌓기가 될 공산이 크다. 그 실례가 한국의 대다수 성인들이다. 그들은 학창시절 내내 영어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녔다. 그러나 성인이 된 뒤 미국인을 만나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는 이가 얼마나 되는가. ‘효과 없음’이 입증된 영어학습 방법론을 직접 체험했던 성인 세대가 그 잘못된 방법론을 어린 세대에게 다시 강요해서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어설픈 조기 영어교육은 아이들의 총체적인 언어 습득에 오히려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자기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문제를 야기시킬 위험성도 크다. 필자는 싱가포르의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대학의 젊은 교수진과 상당수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중국어보다 영어를 더 열심히 배운 중국계다. 필자는 이들 ‘영어세대’를 보면서 한심하게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수업 시간에 “외양은 중국인인데 어떻게 이런 쉬운 한자도 모르느냐”고 핀잔을 줄 때도 많다. 한마디로 이들에겐 자기만의 고유한 ‘문화’가 없는 것이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중국계 젊은 교수들도 스스로를 답답해한다.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기를 원한다면 우선 우리말 교육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어로 사물과 상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사고를 전개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그런 다음 아이들의 체질에 맞는 영어학습 방법론을 시작하는 것이 영어 터득의 지름길이다.

필자가 개발한 영어학습 이론은 궁극적으로 우리말 실력을 고스란히 영어 실력으로 바꿔주는 방법론이다. 예컨대 초등학교 아이들의 국어 실력을 그 수준에 맞는 영어 실력으로 바꿔줄 수 있다면, 초등학교에서 현행 고등학교 영어교과서 수준의 실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할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는 지난 10여 년간 본업인 신학공부 외에는 이 방법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영어로 인한 국가적 낭비를 줄이고 온 국민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대안이 반드시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존 영어학습 방식의 한계를 절감하는 분들에게 필자의 새 방법론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주간동아 2006.03.07 525호 (p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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