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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삼합회 한국서 환치기 사업?

경찰, 국내 조직과 연계됐다는 정보 입수 … 수수료 챙기고 자금 세탁·외화 유출說

中 삼합회 한국서 환치기 사업?

中 삼합회 한국서 환치기 사업?
명동 사채시장을 포함한 국내 지하자금시장에 중국의 삼합회(三合會) 비상령이 떨어졌다. 경찰청은 최근 세계 최대 범죄조직의 하나인 삼합회가 지하자금을 노리고 국내 환치기 조직과 연계해 비밀리에 환치기 사업을 시작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진위 파악에 나섰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조직망을 적발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삼합회가 국내 환치기 시장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중국은 물론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조직망을 동원해 환전한 현금을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사실이라면 불법자금 세탁은 물론 불법 외화유출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돼 지하자금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 전반에까지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삼합회 환치기 조직은 단일 조직이 아니다. 기존에 국내에서 활동하던 자생조직을 통합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연계해 각각의 조직망을 결성한 것. 때문에 자금 운용 규모에 따라 적게는 1억 달러 정도에서부터 많게는 10억 달러 이상을 거래할 수 있는 대형 조직까지 10여 개가 은밀히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등 사정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별도의 사무소를 두지 않은 채 대형 컨테이너를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상황에 따라 장소를 옮겨 다닌다고 한다. 환전수수료는 7~12%로 일반 은행 환전수수료가 1% 내외인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싸다.

이들의 주 고객은 일반인이 아니다. 고액의 비자금이나 비실명 자금 세탁이 필요한 ‘특별한’ 사람들이 주 고객이고, 이들이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는 일까지 서비스해준다는 것.



전 세계 조직망 이용 은행보다 빨리 환전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고객이 국내에서 비자금 100억원을 달러로 교환해 미국 LA의 한 친척에게 보내달라고 의뢰하면, 이들 조직은 국내에서 고객으로부터 100억원을 받는 것과 동시에 수수료를 뺀 나머지 금액에 해당하는 달러를 미국 현지 조직원을 이용해 친척에게 직접 전달한다는 것. 은행을 이용한 정상적인 외환거래의 경우 통상 2~3일 정도 걸리는데 이보다 훨씬 빠르게 환전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이 고객을 유혹하는 미끼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들 조직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는 않는다. ‘외화상담’ ‘국제무역’ 등의 명함을 사용하는 환치기 브로커를 통해 간접적인 경로로만 접촉이 가능하다. 이는 사정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의 보호막이다.

사실 이들 조직이 이용하는 환치기 수법이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비슷한 수법으로 외화를 거래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종종 있었다. 지난해 충남경찰청에 적발된 중국교포 박모 씨 자매 외국환거래법 위반사건도 그런 경우다. 이들 자매는 중국 선양 시와 서울에 각각 환전소를 만들어놓고 다른 사람 명의로 환치기 계좌 3개를 개설해 평균 5%의 수수료를 받으면서 불법 환치기를 해주다 적발됐다.

한 환치기 브로커는 “이런 수법을 이용해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로 자금을 밀반출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특히 공장 밀집지대인 안산 등지에는 국내에 밀입국해 불법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과 중국인들을 상대로 고리의 수수료를 물리며 환치기를 해주는 조직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브로커는 그러나 “이들 조직이 중국 삼합회와 연결돼 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2006.03.07 525호 (p31~31)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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