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B급 세계사 | 김상훈 지음/ 행복한작업실/ 349쪽/ 1만5800원](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b/35/cc/aa/5b35ccaa1deed2738de6.jpg)
B급 세계사 | 김상훈 지음/ 행복한작업실/ 349쪽/ 1만5800원
책에 나온 55개의 소재 중 돈가스 편을 보자. 돈가스가 서양 포크커틀릿의 일본식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외양만 따왔을 뿐 돈가스는 엄연히 일본 음식이다. 돈가스의 유래를 밝히기 위해 책은 7세기 일왕 덴무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불교도였던 덴무 일왕이 살생을 금했기에 일본 사회에는 육류 기피 문화가 뿌리 깊이 박혀 있었다는 것. 그런데 19세기 메이지유신 이후 제국주의로 변신하던 일본은 서양과 격차를 줄이고자 그들의 식문화까지 연구했다. 그 결과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많이 먹는다는 점에 착안해 국민에게 육류 소비를 늘리라는 조서까지 내린다. 군대에서 강제로 고기를 먹게 했고, 거부감을 줄이려고 밥을 곁들였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독특한 돈가스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돈가스가 일본 제국주의화를 위한 첨병이었던 셈이다.
이외에도 햄버거에는 왜 햄이 들어 있지 않은지, 왜 미국은 총기 소지를 허용했는지, 선글라스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좌파와 우파의 기원은 무엇인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역사 지식을 다룬다.
‘사소하고 꼬질꼬질하다’는 저자의 표현과 달리 재미와 교양의 원천이자, 만남의 자리를 유쾌하게 만드는 수단으로서 역사를 활용하고 싶을 때 유용한 책이다. 목차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관심 있는 주제부터 보면 된다.
계절 과일 레시피
김윤정 지음/ pan n pen(팬 앤 펜)/ 508쪽/ 2만5000원
![](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b/35/cc/a4/5b35cca412e8d2738de6.jpg)